한·미 등 이통업계, 단말지원 프로그램 잇단 출시
80만~90만원대 고가 스마트폰 출시가 일반화하면서 단말기 교체에 따른 이용자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호주, 한국 등 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이용자의 단말 부담을 낮춰 가입자를 유인하고 이탈을 막기 위한 다양한 단말기 구매지원 프로그램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단말기 구매지원 프로그램은 약정 기간 2년을 채우지 않더라도, 쓰던 휴대전화를 반납하면 최신 제품으로 교체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4위 이동통신사 T모바일이 지난 2013년 내놓은 '점프'다. 점프는 50달러(약 6만원) 요금제 이상 사용자가 매월 보험료 명목으로 10달러(약 1만2000원)를 이용료로 내고, 단말기 할부금을 50%만 납부하면 기존 단말기 반납시 잔여 할부금을 전액 면제해준다. 여기에 올해 6월에는 '점프'를 개선한 '점프 온 디맨드'를 출시, 50달러 이상 요금제만 유지하면 이용료도 받지 않고 1년에 3번까지 휴대전화를 업그레이드해주고 있다.
T모바일 점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미국 4대 통신사 모두가 유사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1위 버라이즌의 경우 50달러 이상 요금제에 가입하고 30일 이상 사용·단말기 할부금 75% 납부 조건만 만족하면 신규 단말기로 교체해 주는 '버라이즌 엣지'를 운영 중이다. 2위 AT&T는 'AT&T 넥스트', 스프린트도 '이지 페이'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상품을 제공한다. 호주 텔스트라도 '겟더필링'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195호주달러(약 16만2000원) 요금제 사용자가 24개월 약정을 걸고 12개월 이상 사용하면 기기변경 후 재약정 조건으로 잔여 할부금 면제해준다.
이 프로그램은 자동차 업계서는 이미 널리 확산된 잔존물 회수 보험(RVI; Residual Value Insurance)라는 금융상품을 활용한 것이다. 이통사는 RVI를 활용해 보험사나 중고폰 유통망을 가진 재보험사들과 계약을 맺고, 이용자가 반납한 중고폰 가격과 보험사들이 보장해주는 보험료를 이용해 남은 할부대금을 면제해주는 방식이다. 통신업계에서는 RVI를 활용한 단말지원 프로그램 확산의 배경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진 데 따른 중고폰 가치 상승을 꼽았다. 피처폰의 중고가가 1만~2만원이었지만,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면서 단말기 중고가는 10만~30만원대로 높아졌다.
국내서는 LG유플러스가 RVI 모델을 적용한 '심쿵클럽'을 내놨다. 심쿵클럽은 스마트폰 기종에 관계없이 할부원금의 60%만 내고, 18개월차(30개월 분할 납부시)에 기기변경 이용자의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준다. 예컨대, '심쿵클럽'으로 출고가 85만원의 단말을 구매하면 이용자는 공시지원금 25만원을 제외한 할부원금 60만원의 60%인 36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나머지 24만원은 중고가 7만5000원(LG유플러스 중고폰 매입가 예시)과 보험 보상액 16만5000원으로 해결하는 식이다. 40% 보상금액은 단말 할부금 외에도 멤버십 포인트, 요금할인 등 이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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