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단 대한민국 황제주
(하) 주주는 동반자
액면분할을 통해 기업과 시장, 주주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지만 기업 입장에서 쉬운 결정은 아니다. 황제주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늘어난 주주 관리 비용 증가, 그리고 주가 변동성 확대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이 같은 제약을 넘어서도 액면분할을 단행한 기업들은 '주주 친화적 정책'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고가주 가운데 액면분할의 첫 포문을 연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도 주주 가치 제고를 액면 분할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배동현 아모레퍼시픽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모레퍼시픽은 1주당 가격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최고가를 기록하며 유지해옴에 따라 기관·외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소액인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하기가 어려워졌고, 더불어 자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존 주주들 역시 제한적인 거래량과 높아진 액면가로 인해 주식 거래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상장 주식의 유통 주식수 확대에 따른 유동성 개선 및 거래 활성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액면 분할을 결정했다"며 "이로써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과 기존 주주들의 보유 주식에 대한 유동성과 환금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기업 창업주와 소유주들이 구시대적인 마인드에서 탈피해 주주를 동반자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진정한 황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백성을 거느려야 하고, 이 백성들을 배불리 먹여 살려야 하는데 액면분할은 손쉬운 방식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개인투자자를 많이 뒀을 때 관리가 어렵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고 오히려 그 회사의 충성도가 높아지고 제품을 더 많이 이용하는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를 바라보는 기업의 인식이 변화하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액면분할은 최근 강조되고 있는 기업의 나눔 경영을 실현하는데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정관계에서도 기업의 액면분할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 중이다. 내달 초 한국거래소는 저유동성 기업에 유동성 공급 의무를 부담하는 '마켓 메이커'를 지정해 거래활성화를 유도하고, 초고가주 종목 중 유동성이 일정 수준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는 한편 저유동성 순위를 공표하는 등 구체화된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최근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상장법인이 액면분할을 결정할 때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아닌 이사회결의로 할 수 있도록 상법 또는 자본시장법 특례조항을 신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장기업의 경우 주주총회 평균 개최비용이 1500만~2000만원이 소요되는 데다 특별결의는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 및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액면분할의 신속한 추진에 장애요소로 꼽히고 있다.
김유정기자 clickyj@
(하) 주주는 동반자
액면분할을 통해 기업과 시장, 주주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지만 기업 입장에서 쉬운 결정은 아니다. 황제주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늘어난 주주 관리 비용 증가, 그리고 주가 변동성 확대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이 같은 제약을 넘어서도 액면분할을 단행한 기업들은 '주주 친화적 정책'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고가주 가운데 액면분할의 첫 포문을 연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도 주주 가치 제고를 액면 분할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배동현 아모레퍼시픽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모레퍼시픽은 1주당 가격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최고가를 기록하며 유지해옴에 따라 기관·외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소액인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하기가 어려워졌고, 더불어 자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존 주주들 역시 제한적인 거래량과 높아진 액면가로 인해 주식 거래의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상장 주식의 유통 주식수 확대에 따른 유동성 개선 및 거래 활성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액면 분할을 결정했다"며 "이로써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과 기존 주주들의 보유 주식에 대한 유동성과 환금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기업 창업주와 소유주들이 구시대적인 마인드에서 탈피해 주주를 동반자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진정한 황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백성을 거느려야 하고, 이 백성들을 배불리 먹여 살려야 하는데 액면분할은 손쉬운 방식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개인투자자를 많이 뒀을 때 관리가 어렵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고 오히려 그 회사의 충성도가 높아지고 제품을 더 많이 이용하는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를 바라보는 기업의 인식이 변화하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액면분할은 최근 강조되고 있는 기업의 나눔 경영을 실현하는데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정관계에서도 기업의 액면분할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 중이다. 내달 초 한국거래소는 저유동성 기업에 유동성 공급 의무를 부담하는 '마켓 메이커'를 지정해 거래활성화를 유도하고, 초고가주 종목 중 유동성이 일정 수준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는 한편 저유동성 순위를 공표하는 등 구체화된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최근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상장법인이 액면분할을 결정할 때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아닌 이사회결의로 할 수 있도록 상법 또는 자본시장법 특례조항을 신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장기업의 경우 주주총회 평균 개최비용이 1500만~2000만원이 소요되는 데다 특별결의는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 및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액면분할의 신속한 추진에 장애요소로 꼽히고 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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