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삼성전자 등 8곳 개인투자자 평균 6%에 불과
대기업 배당 크게 늘려도 최대주주·특수관계인만 혜택
대기업 배당 크게 늘려도 최대주주·특수관계인만 혜택
■진단 대한민국 황제주
(상) 그들만의 배당잔치
1주당 100만원을 웃도는 초고가주, 일명 '황제주'의 액면분할이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재부상하고 있다. 황제주로서 대접만 받을 게 아니라 액면분할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유동성을 높이고, 동시에 주주친화적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황제주 대부분이 내수 시장을 발판삼아 성장한 대기업인 만큼 '창업주의 소유물'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주주들을 '동반자'로 바라보고 결실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진정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에서 액면분할의 당위성이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타임스는 3회에 걸쳐 황제주의 문제점과 과제에 대해 살펴본다.
황제주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적다는 것이다. 실제 21일 종가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1주당 80만원이 넘는 롯데제과, 롯데칠성, 삼성전자, 영풍, 태광산업, 오리온, 롯데푸드, 남양유업 등 8개 기업의 지난해 말 기준 대주주·특수관계인을 제외한 개인투자자 지분 보유율은 평균 6% 수준이다. 개별 종목으로는 오리온이 일반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1.5%로 가장 낮았고,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이 3.4%, 삼성전자 3.7%, 영풍 6.8%, 롯데푸드 9.9%, 남양유업 10.6%, 태광산업 13.5% 등 대부분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매매 비중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낮다.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개인 매매 비중은 올해 상반기 84.3%를 차지했으나 이들 8개 기업의 평균은 27.4%에 머물고 있다. 초고가주의 거래량 자체가 상장사 평균 대비 현격히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일반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칠성, 롯데제과, 오리온 등 황제주들이 배당금액을 크게 높이고 있지만,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미미하다. 지난해 이들 8개 기업의 보통주 기준 배당금액은 2조6021억원이다.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에게는 3.7%에 불과한 963억1000만원이 주어졌다.
유가증권시장 배당금 상위 20개사와 초고가주 11개사의 배당금 총액 6조원 가운데 일반 개인투자자가 9.5%를 수취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8개 기업의 편중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롯데칠성과 롯데제과, 롯데푸드의 배당금 합계는 지난해 대비 36.3% 늘어난 168억원이지만, 이 중 개인투자자 몫은 7억원에 그쳤다.
올해 정부의 배당 장려 정책으로 대기업의 배당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개인투자자에겐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지난 8월 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중간배당을 공시한 상장사는 총 21곳으로 이들 회사의 중간배당 총액은 8744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이래로 계속 줄어들던 국내 상장사의 중간배당이 5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상반기 결산이 마무리될 때까지 30개 이상의 기업이 중간배당을 실시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당을 확대하면 대기업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결국 돌아가는 몫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기업 입장에서 정부가 배당 장려정책을 강화하는 것을 오히려 반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이들 기업의 성장은 내수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롯데제과는 연결기준 올 상반기 매출 1조1084억원, 영업이익 6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9%, 영업이익은 17.2%씩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5.2%에서 5.8%로 0.6%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국내 매출은 8928억원, 영업이익은 6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94%, 영업이익은 9.57%씩 늘었다. 반면 상반기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은 3520억원에서 3490억원으로 줄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개인 주주가 곧 고객인 기업들이 오히려 개인주주를 최대한 배제하는 주주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면 큰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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