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바탕 중국 서버업체 세계시장 '톱5' 안착
인스퍼·화웨이 등에 밀려 델·HP 점유율 하락
인스퍼·화웨이 등에 밀려 델·HP 점유율 하락
전 세계 서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서버업체들이 '차이나 파워'에 점차 영향력을 잃고 있다. 강력한 내수를 바탕으로 중국 서버업체들이 무섭게 성장함에 따라 관련 시장의 지형변화까지 예측되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화웨이, 인스퍼, 수곤 등 중국 서버업체들은 자국시장에 이어 전 세계 서버시장에서도 당당히 톱5 안에 들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그동안 서버시장을 독점하던 HP, 델, IBM 등 미국 서버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전략에 적지 않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2009년까지 중국 서버시장에서 HP, 델 등은 6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엄청난 수요에도 불구하고 자국 서버업체의 성장이 예상만큼 이뤄지지 못하면서, 그 과실은 미국 업체 몫으로 돌아간 것이다.
하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화웨이, 인스퍼, 수곤 등이 중국 정부의 강력한 육성책과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성장과 맞물리면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분기당 50만대가 넘는 중국서버 시장에서 자국 업체의 점유율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HP, 델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 올해 2분기(4월~6월) 중국 서버시장에서 인스퍼는 총 10만4000대의 서버를 공급하며 줄곧 시장 1위를 유지하던 델을 밀어내고 선두를 차지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88%나 성장한 실적이다. 2위와 3위 역시 IBM x86서버 사업부를 인수한 레노버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화웨이가 차지했다. 한때 30%가 넘는 점유율로 델과 선두싸움을 벌이던 HP는 중국업체 수곤에 밀려 5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엄청난 중국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서버업체들은 이제 전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와 가격정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들은 이미 전 세계 서버시장에서도 톱 5안에 3개 업체(레노버, 화웨이, 인스퍼)가 포함될 정도로 무섭게 성장했다.
특히 HP, 델 등은 화웨이, 인스퍼 등 중국 서버업체뿐만 아니라 대만 등 중국계 서버 조립업체들의 추격까지 대응해야 해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2분기 중국 서버시장에서도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공급하는 서버의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포인트 올라간 20%를 기록해 미국 서버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서버업계 관계자는 "엄청난 내수를 바탕으로 화웨이, 인스퍼, 레노버 등은 당당히 세계 톱 5안에 드는 서버업체로 성장했다"며 "한국시장에서도 중국업체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HP, 델 등은 적지 않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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