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리 위 추이 결국 IBM 떠난다
전형적 '단물 빼먹기' 경영
사내 이메일로 퇴사 알려
중국내 금융회사 근무할듯
전형적 '단물 빼먹기' 경영
사내 이메일로 퇴사 알려
중국내 금융회사 근무할듯
셜리 위 추이 한국IBM 회장이 최근 퇴사의사를 밝혔다. 이르면 이달 안에 한국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셜리 위 추이 회장은 재임 기간 중 대규모 구조조정, 무리한 본사 송금, 고객 신뢰추락 등 각종 논란을 불러 일으켜왔다.
15일 한국IBM에 따르면, 셜리 위 추이 한국IBM 회장은 지난주 사내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퇴사를 알렸다. 구체적인 거취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지만, 중국으로 돌아가 금융회사에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IBM 관계자는 "지난주 셜리 위 추이 한국IBM 회장이 사내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회사를 떠나게 됐다고 알렸다"며 "17년간 IBM 직원으로 소회와 아쉬움 등을 전했다"고 말했다.지난 2013년 1월 한국IBM 지사장으로 부임한 셜리 위 추이는 IBM 내부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최고 여성 경영인 10인에 꼽힐 정도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 부임 당시 8년 만에 외국인 지사장 체제를 맞는 한국IBM에 대해,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 되기도 했다.
예상대로 셜리 위 추이 체제에서 한국IBM은 지속적인 감원과 본사 송금액을 대폭 늘리며 성장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 2012년 2500명에 달했던 한국IBM 직원 수는 셜리 위 추이 부임 이후 매년 200명이 넘는 직원이 줄어들어, 현재는 2000명 안팎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매출은 부임 전인 2012년과 비교해 15% 가까이 줄었으며 순이익은 3분의 1 수준으로 토막 났다.
하지만 이 같은 부진에도 셜리 위 추이 체제에서 한국IBM이 본사로 송금하는 배당금은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순이익의 세 배에 달하는 금액을 본사로 송금하면서, 전형적인 '단물 빼 먹기 식' 경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구나 지난해 셜리 위 추이가 보낸 이메일 한 통이 촉발한 KB금융 주전산기 교체 논란은 사실상 수 십 년간 쌓아온 한국IBM의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린 사례로 꼽힌다.
한국IBM은 지난해 가장 큰 목표이던 KB금융 메인프레임 수성에는 성공했지만, 매출보다 중요한 고객 신뢰를 잃었다는 점에서 한국IBM 내부에서도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본사의 의지에 따라 경영을 충실히 수행하던 셜리 위 추이의 입지가 불안정해진 것은 지난 3월 버즈니아 로메티 IBM 회장이 방한하면서부터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로메티 회장은 방한 중 본사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한국에서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IBM은 매년 1월 정기인사를 진행하지만, 로메티 회장 방한 2주 후인 지난 4월 갑작스럽게 제프리 로다 신임 지사장이 취임하고 셜리 위 추이는 신설된 한국IBM 회장에 부임했다.
사실상 전관예우 차원에서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기 전에 본사에서 마련해 준 자리라는 게 중론이다.
한국IBM 출신 관계자는 "사실상 경질된 거나 다름없던 셜리 위 추이가 IBM을 떠나면서 한국IBM 내부에서는 오히려 다행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며 "지난 2년간 IT업계 맏형이라는 IBM은 실적 부진, 감원, 고객 이탈 등으로 조용할 날이 없었는데, 그 책임자가 떠나면서 새로운 인물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