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인증요건 제각각
기준담은 가이드북 제작
기준담은 가이드북 제작
■ 7차 무역투자진흥회의
정부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기 위한 일환으로 '할랄식품' 수출을 2017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인 12억3000만달러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18억명에 이르는 이슬람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다.
할랄(Halal)이란 아랍어로 '신이 허용한 것'이라는 의미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식품·의약품·화장품 등을 통틀어 얘기한다.
18억명에 이르는 무슬림이 먹는 할랄식품 시장은 2012년 기준 1조88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오는 2018년에는 세계 식음료 시장의 17.4%에 달하는 1조626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우리의 할랄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6억8000만달러로, 정부는 이를 오는 2017년까지 12억3000만달러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국내 기업의 할랄식품 수출은 시장 진출 시 거쳐야 하는 '인증' 단계에서 막혀 어려움을 겪었다. 할랄 인증기관은 국가별로 달라 전 세계 300여개에 달하는 데다 인증 요건도 이슬람법 해석에 따라 제각각이다.
축산물의 경우 도축장 운영자와 도살자가 모두 무슬림이어야 하거나 도축 전 아랍어 기도를 암송해야 하고, 도축 과정은 반드시 한 번의 칼질로 신속히 이뤄지되 모든 피를 제거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가공식품은 원료에 돼지고기와 알코올 성분이 포함되면 인증을 받을 수 없다. 제조 공정에서도 돼지고기와 그 부산물, 알코올 성분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정부는 할랄 수출 확대를 위한 민·관 협업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할랄식품 시장 동향과 수출 유망품목, 인증기준 등을 조사해 '할랄 인증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또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의 할랄인증 역량을 키워 UAE 지정 '할랄인증기관'으로 등록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할랄 전용 도축장과 도계장을 지정·운영하는 등 할랄식품 생산·가공 기반을 구축하고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 할랄식품 전용단지 조성도 추진한다. 현재 담배, 커피, 스낵류 등 일부 가공식품에 편중된 할랄식품 수출 품목은 전통식품 등 국내 농업과 연계되는 상품으로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주명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할랄은 민간 차원에서 인증해오던 것들을 지난 2006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정부 차원의 인증 제도로 바꿔가고 있는 추세"라며 "UAE가 57개 이슬람국가 통일 인증기준을 만들려 하는 중이며, 우리도 할랄기준을 충족시켜 통관 등에 대비하고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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