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R&D인력 활용 위한 범정부적 노력 성과 가시화
직장어린이집 설치 등 현실적 어려움은 여전
고용친화적 문화 위해 양성평등 시대 마련해야
직장어린이집 설치 등 현실적 어려움은 여전
고용친화적 문화 위해 양성평등 시대 마련해야
![[시론] 함께 가는 길](http://contents.dt.co.kr/images/201503/2015030402103551607001[1].jpg "[시론] 함께 가는 길")
며칠 전에 여성 R&D 인력 간담회 및 경기 테크노파크 공동 직장어린이집 기공식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및 중소기업청이 2013년 11월에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합동으로 발표하고 부처 간의 협업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산업현장의 여성 R&D 인력 확충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한 자리이고 또한, 주요산업도시를 중심으로 R&D 특화형 공동 직장어린이집으로 선정된 경기와 서울 테크노파크에서 진행된 첫 번째 기공식입니다. 작년 11월에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및 여성가족부 세 부처의 장관들이 산업현장에서 여성인력의 확대를 막는 걸림돌을 제거하고 경력단절 방지 등 여성 R&D 인력의 적극적인 활용이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자는데 뜻을 같이하여 산업계, 학계, 연구계의 전문가들과 함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한 후 현재까지 계속하여 진행된 결과입니다.
여성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정부부처의 다양한 노력이 조금씩 사회 전반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우선 직장에서는 동반자로서 여성인력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어 여성인력의 수가 계속 중가하고 있고, 최고경영자 등 리더로서 여성인력의 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4년 현재 기업연구소 여성연구원은 43,300명으로 최근 5년 동안에 연평균 12.6%의 증가율을 보였는데 이러한 증가율은 전체연구원 증가율인 6.4%의 2배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여성연구원 비율은 전체 연구원의 14.3%로 현재 매우 낮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2017년에는 16%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산업계의 여성 R&D 인력은 주로 서울과 경기 지역에 각각 35.2%, 37.4%로 집중된 반면에 울산과 경남 등 지방은 각각 0.7%와 2.4%로 비중이 매우 낮습니다.
간담회에는 정부부처, 여성과학기술인 단체장 및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원들이 참석하여 현장의 여성인력 현황과 활용의 어려움 및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였습니다. 특히, 기업체에서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육아 휴직과 경력단절로 인해 생기는 기업운영의 어려움을 많이 이야기하였습니다. 비록 남성의 육아휴직이 법적으로 개정되었지만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부모가 마음 놓고 자녀를 맞길 수 있는 직장어린이집의 설립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아마도 기업체뿐만 아니라 학교, 출연연 등 육아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거의 모든 직장인들에게 해당될 것입니다. 경기 테크노파크 직장어린이집의 경우에도 79명의 정원이 채워지지 않을까 우려하였지만 직장어린이집이 있어 경기도 테크노파크에 있는 기업체에 취직을 고려하는 연구원이 생길 정도로 시대상황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산업계, 출연연 등에서 여성 R&D 인력의 활용을 확대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고용친화적 문화확산, 직장어린이집 확보 등 사회적 기반의 구축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직장어린이집의 경우에도 전국적으로 단지 숫자를 늘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알찬 교육 프로그램과 가정과 같은 보살핌이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하드웨어의 확장이나 확대를 홍보하는데 직장어린이집의 경우에는 하드웨어에 못지않게 소프트웨어가 매우 중요합니다. 대덕에 있는 직장어린이집의 경우에는 물론 전체 수요를 수용할 정도로 큰 규모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3순위까지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직장어린이집은 교육적인 요소와 함께 가정에서 느낄 수 있는 안정감, 그리고 편안한 환경 및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아이디어 도출이 필요한데 하나의 예로써, 은퇴한 고경력자 과학기술인들을 활용하면 어린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그들의 지혜도 함께 배울 수 있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업계를 포함하여 정부, 연구기관 등 여러 분야에서 여성인력이 증가되어 이들의 활동이 확대되고 국가 과학기술과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이제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느냐의 문제이지 전반적인 대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몇 개 부처가 아닌 모든 부처가 협력하여 범국가적으로 고용친화적인 문화를 조성하고, 유연근무제 등 근무환경 특성에 따른 다양한 운영모델을 개발하며, 무엇보다도 가정과 같이 아이들을 책임지고 돌보아줄 수 있는 직장어린이집을 확대해나가야 하겠습니다. 부처 간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과 산업계, 연구계, 학계의 협심으로 앞으로 보다 안정되고 활기찬 양성평등 시대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한성옥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