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화재경보시스템 신뢰도 높이자

인명을 구하는 핵심은 발빠른 초기 대응에 있어
화재경보시스템은 높은 신뢰성 담보 해야
시스템 성능 향상시켜 방재 분야 최고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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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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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화재경보시스템 신뢰도 높이자
크리스토퍼 에비셔 한국지멘스 빌딩자동화사업본부 부사장

새해 벽두부터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순간적인 실수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연일 뉴스화되면서 '안전'이라는 키워드가 국가적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와 기업 모두 '안전'을 강조하며 온 나라가 사고 예방에 그 어느 때 보다 촉각을 세우고 있다.

화재 사고 관련해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다. 지난 11월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청소년 수련원에서 화재감지기가 작동했다. 대형화재라 판단한 소방당국은 현장에 소방관 51명과 소방차 13대를 긴급 출동시켰지만 결국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확인되어 허탈하게 돌아와야만 했다. 이 같은 일이 최근 한 병원에서도 발생해 화재 경보기 오작동으로 몸이 불편한 환자들이 대거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화재에서 생명을 구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초기 대응이다. 때문에 화재를 신속하게 알려주는 경보기는 화재예방과 인명피해를 줄이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문제는 신뢰성이다. 국내 설치된 화재경보기의 오작동률이 높다 보니 많은 빌딩이 평소에 화재경보기를 꺼놓거나 혹은 경보가 울려도 오작동이라 판단해 서둘러 대피하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안전을 지키는 화재경보기가 양치기 소년으로 둔갑해 오히려 화재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방해하는 것이다.

신뢰하기 어려운 화재경보시스템은 화재에 대한 사람들의 안전 의식을 낮출 수 있다. 이는 결국 실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상자 수가 증가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빠른 경보와 높은 신뢰성을 갖춘 화재경보시스템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고층건물과 공공장소, 특수 기반시설의 경우 고품질의 화재경보시스템의 필요성이 더 크다. 수직 구조인 고층건물은 화재 발생 시 진화 활동과 인명구조가 상당히 어렵다. 인명구조를 위한 고가사다리는 구조 가능한 최대높이가 18층에 불과하다. 화재를 빠르게 감지해 초기 진화를 돕고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귀한 시간을 벌어주는 화재경보시스템에 보다 의존할 수 밖에 없어 고층빌딩의 시스템은 신뢰도가 핵심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역, 복합쇼핑몰, 공연장 등의 공공장소의 경우 한 번의 화재는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공공장소의 경우 혼란을 야기하지 않고 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화재경보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발전소와 데이터 센터, 공장 및 제약시설 같은 특수 기반시설의 경우 고가의 무형, 유형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산의 보호와 생산성의 유지를 위해 화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의 경우 일찍부터 화재경보시스템과 지능형 대응 솔루션에 대한 매우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도 2012년, 30층 이상 고층 건물의 소방시설의 화재안전 기준을 강화했지만 한국의 방재 시스템은 아직 세계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신뢰도 높은 화재경보시스템 구축에 대한 인식 제고가 반드시 필요한 때다. 보다 완벽한 방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첫째, 시스템이 빌딩에 맞게 디자인되어야 하며 오작동률이 낮은 우수한 품질의 제품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둘째, 빌딩의 목적에 적합한 기술이 시스템에 적용되어야 한다. 셋째, 전문가의 시스템의 운영, 유지 보수, 정기적인 테스트가 지속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

우리는 작년 한해 여러 차례 안타까운 사고를 겪으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절감했다.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절대로 타협이 있을 수 없다. 한국의 방재 분야가 그 어느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세계 최고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크리스토퍼 에비셔 한국지멘스 빌딩자동화사업본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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