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대응 IT핵심인프라 부상 '예측시스템' 개발
태풍진로 3차원 그래픽·전염병 확산 모델 추진
태풍진로 3차원 그래픽·전염병 확산 모델 추진
슈퍼컴퓨터가 재난 대응을 위한 중요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슈퍼컴 강대국들도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자연재해, 전염병 예방에 슈퍼컴 적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26일 정부 기관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민안전처, 해양수산부 등은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재난 대응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연산처리에 특화됐던 슈퍼컴은 다양한 사회현안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활용되면서 재난안전 부문에도 접목되고 있다. 재난상황과 해결 모델을 현실적으로 재현하는데 한계가 있는데, 이를 시뮬레이션하는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은 수조 원을 투입해 최신 슈퍼컴을 개발한 다음, 이를 산불예방, 화재진압 및 탈출, 지진·홍수대비, 기후변화 예측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래부는 지난해 초고성능 컴퓨팅 기반 국가현안대응체계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오는 2018년까지 총 15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태풍의 진로를 최대 72시간 후까지 예측해 3차원 그래픽을 제공한 다음, 그 대책을 수립하는 의사결정 시스템 개발이 핵심이다.
조민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재난대응HPC연구센터장은 "자연재해의 가장 큰 원인은 태풍으로 인한 홍수나 집중호우가 대부분"이라며 "올해 안에 슈퍼컴을 이용해 이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개발한 뒤, 우선 기상예측 시스템이 부족한 군부대에 시범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KISTI는 그동안 연구가 전무했던 전염병 확산 예측 모델 개발도 처음으로 추진한다. 슈퍼컴을 이용해 에볼라와 같은 치명적인 전염병이 발병할 경우 피해규모, 확산경로를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하는 시스템 개발이 핵심인데, 조만간 정확한 사업기간과 규모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안전처는 빅데이터 기반의 재난상황 관리시스템 '스마트빅보드'와 '소셜빅보드' 등에 HPC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위성영상, CCTV, 기상관측기구 등이 제공하는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모니터링하고, SNS의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재난징후를 탐지하기 위해서는 HPC 장비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해양수산부도 해양자원 탐사와 이안류 및 너울성 파고 등 해양재난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슈퍼컴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전략 수립 단계지만, 조만간 이를 구체화해 슈퍼컴퓨팅센터 구축은 물론 자체 슈퍼컴 도입도 검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태억 KAIST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그동안 슈퍼컴은 기상예측 분야에서 주로 활용됐지만 서서히 대규모 시뮬레이션 개발에 적용되고 있다"며 "고속의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을 바탕으로 재난IT영역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용철기자 jungyc@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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