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 결제시스템 구축·중국어사이트 오픈 등 '중국맞이' 분주
소형가전·화장품·패션 등 수혜 전망…저가생필품 중국 비중 늘듯
소형가전·화장품·패션 등 수혜 전망…저가생필품 중국 비중 늘듯
■2015 차이나 경계령… 한중FTA 명과 암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타결로 유통업계는 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저가 중국산의 공세가 우려되면서도 한류 영향으로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소형가전, 의류, 화장품 등의 수출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수출전략 다각화로 중국 시장 진출에 고삐를 죄는 한편 내수 시장에 끼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역직구 시장 성장 기회=온라인유통 업계는 한중 FTA에서 전자상거래를 독립 챕터로 둔 점에 주목, 관세 철폐로 양국 간 온라인 무역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해외직구 시장은 2013년 13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27조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2016년 106조원, 2018년 400조원 이상으로 매년 1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패션, 이·미용, 소형 가전 등 한국 제품이 한류 영향으로 인기가 높은 데다 정부도 역직구 활성화 대책 중 중국 공략 지원을 핵심으로 내걸고 있어 업계는 중국 역직구 시장 진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온라인유통 업계 중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가 역직구족을 겨냥한 글로벌 쇼핑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그룹 쇼핑몰인 H몰도 글로벌관을 오픈했고 GS샵은 해외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CJ오쇼핑은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사이트 '텐마오(天猫)' 국제관에 정식 입점했고 지난 2004년 오픈한 동방CJ 온라인몰에도 'CJ몰 중문관'을 개설할 계획이다. 글로벌 쇼핑 사이트를 운영해온 인터파크는 최근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고 위메프도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고 중국어 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다.
유통기업 외에 전문 온라인몰들도 메이크샵과 카페24 등의 솔루션을 통해 중국어몰을 운영하며 수출 첨병으로 활동 중이다.
패션·화장품 제조업체들도 역직구 시장에 가세하기 위해 온라인 사이트 구축에 착수했다.
제일모직은 내년 하반기까지 역직구 사이트를 오픈해 중국 시장 내 주력 브랜드인 빈폴과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등을 판매할 예정이며, 중국에서 인기몰이 중인 명품 패션잡화 브랜드 MCM도 역직구 온라인몰 제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과 유아동 전문업체 제로투세븐도 텐마오 글로벌관 입점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중 FTA 타결을 계기로 전자상거래에 관한 무관세 원칙 관행 유지 등 양국 간 전자상거래 촉진 기반이 구축되면 중국으로부터의 역직구 시장이 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은 한국과는 반대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오프라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상품 판매보다는 브랜드 구축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가 중국산 생필품 비중 확대 전망=중국산 공산품과 농수산물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국 시장에 대거 유입될 가능성도 높다. 특히 대형마트 등 소매업계는 국민들에게 신뢰도가 낮은 농산물보다는 의류, 생활용품 등의 공세에 주목하고 있다. 농수축산물 대부분은 한중 FTA에서 양허 제외 품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유통 가능성이 줄어들었지만, 생필품에서 중국산 비중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생필품 중 중국산의 비중은 30% 안팎으로 비중이 늘어난다면 생필품 가격이 낮아져 물가 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중국산 과일 등 일부 신선식품이나 공산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낮기 때문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는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는 저가 전략으로 가는 온라인몰에서 중국산 공산품이 대량으로 유통될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국 시장에 진출한 롯데마트 등 국내 유통업체를 통해 국내산 농산물과 공산품이 중국에 수출될 가능성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
◇화장품·패션·식품업계 일부 수혜 예상=화장품·패션·식품업계는 중국 내 생산공장 보유 여부에 따라 FTA 효과가 나뉠 것으로 전망된다.
6.5∼10% 선이던 화장품 관세가 낮아지거나 없어지면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보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브랜드 업체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ODM 업체들은 이미 대부분 중국 현지에서 생산해 납품하고 있어 관세효과로 인한 혜택이 없지만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수출하는 설화수, 라네즈 등 기업들의 브랜드는 관세가 낮아지고 수출할 때마다 검사 성적서, 위생 증명서 등을 중국에서 다시 받지 않아도 돼 수출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패션업계도 10∼15% 수준이던 관세가 없어지기 때문에 직수출하는 업체의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부분의 패션업체가 중국 내 생산공장을 짓고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식품업계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CJ제일제당, 오리온, 농심 등은 중국에 생산공장과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고 원료도 중국산보다는 미국, 호주, 캐나다산이 많기 때문에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 히트상품과 중소기업 상품의 중국시장 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중국 정부가 차기 경제의 원동력으로 온라인을 꼽은 만큼 온라인 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중국 젊은 층의 구매패턴과 소비성향에 관련된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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