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와 36억달러 한라비스테온공조 공동인수 … kt렌탈 인수전도 참여 계획
업계선 재무상태 악화 우려도
업계선 재무상태 악화 우려도
한국타이어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참여 등 거침없는 인수·합병(M&A) 행보에 국내 자동차 업계의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와 함께 한라비스테온공조(HVCC) 지분을 미국 자동차 부품 업체인 비스테온으로부터 공동으로 인수하기로 하고 주식 매매 계약(SPA)을 체결했다. 주당 인수가는 5만2000원이며, 총 거래 금액은 3조9400억원(36억달러)이다. 지분은 한국타이어가 전체 주식의 19.49%, 한앤컴퍼니가 50.5%로 한국타이어는 한라비스테온공조의 2대 주주가 된다.
한국타이어는 세계 2위이자 국내 1위 자동차 공조부품 전문기업인 한라비스테온공조가 세계 주요 자동차 제작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을 뿐 아니라 타이어 산업과 유사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어 양사의 사업 연계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한국타이어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참여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의 인수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 및 이자 부담이 크고 단기 차익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사모펀드 특성상 한라비스테온공조의 부품 연구개발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현대차로서는 안정적인 부품 수급을 위해 별도의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현대차가 한라비스테온으로부터 받고 있는 자동차용 공기조절장치 물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범현대가로 분류되는 만도를 통한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라비스테온의 매출 중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는 50% 이상으로, 현대차가 거래처를 바꾸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한국타이어가 kt렌탈까지 연달아 인수를 추진하다 보면 건전하게 유지 중인 재무상태에 금이 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2012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사업영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타이어 제조는 한국타이어(조현범 사장)에서 전담하고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조현식 사장)는 신사업 분야를 맡는 구조다. 내달 본입찰이 개시될 kt렌탈 인수전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9월 말 기준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각각 7000억원과 2000억원이다. kt렌탈 인수가격은 8000억~1조원으로 점쳐지고 있어 인수금융 조달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조양래 회장이 두 아들의 원활한 분할 승계를 위해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재한 불확실성을 확실히 검토하지 않고 급히 서두르다 보면 오너십 경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그룹 오너일가의 총 지분은 74.18%이며, 조현식 사장과 조현범 사장이 각각 19.32%, 19.31%로 지분을 양분하고 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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