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CD의 역사

필립스·소니 공동개발… 음반 시장 황금기 열어
시장 침체기에 제작비 절감 차원서 공동연구
제조공정·내구성 개선… 정보손실 없이 재생
1981년 최초 음악 CD '알프스 교향곡'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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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CD의 역사
1979년 소니와 필립스가 CD 공동개발을 결정할 당시의 모습. (왼쪽부터)모리타 아키오 소니 회장과 지휘자 카라얀씨, 필립스 오디오 부문의 조프 반 튈뷔르흐 필립스 오디오 부문 대표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필립스코리아 제공


지난달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음반을 간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미 시장에서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CD(콤팩트 디스크)가 새삼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실제 인터넷 오픈마켓 11번가에서는 신씨 사망소식 이후 일주일 간 그가 낸 마지막 앨범인 'Reboot Myself' CD 판매량이 전주 대비 290%나 늘었습니다.

기술의 진화와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이 늘면서 MP3나 스트리밍 등 새로운 음원 감상 매체에 밀려 CD 수요는 크게 줄었지만,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로 LP(롱플레잉) 시장이 아직 명맥을 유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전환점에 위치한 CD 역시 그 고유의 가치는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음반 시장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CD의 탄생은 무려 30여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0년대 말 두 차례의 오일 쇼크에 따른 경제 한파는 음반 시장을 얼어붙게 했습니다. 당시 음반 제작사들은 제작 단가를 낮추기 위해 불법 복제 카세트테이프를 시장에 내놓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이 와중에 1982년 11월 필립스와 소니는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CD를 시장에 선보였습니다. 당시 음반시장의 대세였던 LP와 카세트테이프에 비해 탁월한 음질과 내구성을 앞세운 CD는 빠르게 시장 구도를 바꿔 나갔습니다.

사실 CD의 개발은 1970년대부터 이뤄졌습니다. 필립스 연구소 내 옵티컬 그룹 수장이었던 피트 크라머와 물리학자인 클라스 컴팬 등은 광학 기술로 디스크에 임원을 입히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했으며, 이는 CD 탄생의 모태가 됐습니다.

당시 염화비닐을 원료로 하는 LP는 정전기가 심해 표면에 먼지가 심하게 달라붙는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턴테이블 바늘과 음반의 잦은 마찰로 인해 디스크의 내구성이 약해지고, 잡음을 일으켜 음질이 손상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LP는 판독 헤드가 디스크 표면을 회전하며 음악을 재생하는 원리 때문에, 가장자리 트랙과 안쪽 트랙의 재생 속도가 달라지는 문제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에는 광대역 주파수 변조 실험 등 아날로그적인 접근을 통해 광학용 오디오 디스크를 만들었습니다. 이 디스크는 LP에 비해 음질은 좋아졌지만 먼지나 흠집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지적됐습니다.

그 뒤 1979년에 소니와 필립스는 기술자들끼리 힘을 합쳐 새로운 디지털 오디오 디스크 설계에 착수했다. 이 연구는 레이저 및 광 디스크 기술을 앞당겼으며, 이어 필립스와 소니가 각각 1977년과 1975년에 독립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또 실험과 논의를 거쳐 CD의 표준인 레드북(CD-DA)을 만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필립스는 비디오 레이저디스크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제조 공정에 공헌했으며 또 오랜 시간 재생할 수 있으면서도 긁힘과 손자국과 같은 디스크 결점으로부터의 높은 회복성을 제공하는 EFM(eight-to-fourteen modulation)에 기여했다. 이 소니는 오류 정정 방식인 CIRC에 기여했다.

[알아봅시다] CD의 역사
1982년 필립스가 내놓은 세계 최초의 음악 CD


이를 통해 완성된 CD의 작동 원리는 레이저 빛을 반사해 데이터를 읽는 방식으로, LP와는 달리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나가면서 신호를 저장합니다. 데이터의 저장 위치에 상관없이 헤드가 시간당 정보 습득량을 일정하게 제어해 회전 속도의 차이로 발생하는 정보의 손실 없이 같은 음질의 재생이 가능해졌습니다.

처음 나온 CD의 모습은 1시간 분량의 오디오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저장 용량을 목표로 지름이 115㎜였습니다. 이후 협의를 거쳐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을 담을 수 있는 79분, 12㎝로 저장 용량이 조정됐으며, 이는 전 세계 CD의 표준이 됐습니다. 이후 1981년 최초의 CD가 등장하는데 그 주인공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이었습니다. 이어 1982년에는 아바(ABBA)의 '더 비지터스' CD가 양산되면서 그 저변이 대중음악으로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1994년 MP3(MPEG Audio Layer-3)가 등장하면서 CD는 LP와 마찬가지로 서서히 시장 주도권을 내주게 됩니다.

박정일기자comja77@dt.co.kr

자료: 필립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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