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 석연찮은 행보 비리·로비 등 각종 ‘설’ 난무
KB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 사업과 관련해 다시 로비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한국IBM의 석연치 않은 행보가 속속 드러나면서 비리와 로비에 관한 설이 난무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셜리 위 추이 한국IBM 대표의 KB국민은행 접촉 과정에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일 긴급간담회를 개최한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은 "한국IBM 새 대표가 인사를 하겠다고 해서 이를 고사하다가 1월에 15분 정도 면담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셜리 위 추이 대표는 2013년 1월 취임했고 이건호 행장은 2013년 7월 취임했기 때문에 갑자기 인사를 하는 것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건호 행장은 면담과정에서 셜리 대표가 시스템 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해 이미 의사결정이 된 사안으로 거기에 열심히 할 것으로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메인프레임 유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한국IBM의 목적이었다는 시각이다.
한국IBM 대표가 면담을 요청한 시기도 미묘하다.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계정계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유닉스 시스템으로 전환을 위한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진행해 한국IBM과 HP, 오라클 등이 참여했다. BMT가 시작되는 12월 IBM이 은행장 면담을 요청해 1월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도 셜리 대표는 이건호 행장에게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고 4월에는 유닉스 전환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왜 셜리 대표가 사적인 이메일로 이런 내용을 보냈는지가 의문이다. 이건호 행장조차도 "왜 사적인 메일로 연락을 했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융권과 IT업계에서는 은행의 누군가가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한국IBM이 은행장뿐 아니라 다른 KB국민은행, KB금융지주 관계자들을 접촉해 메인프레임 유지를 주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을 접촉하기 위해 그처럼 집요하게 노력했는데 과연 임직원들에 대한 접촉 시도가 없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KB국민은행 IT본부장 교체를 둘러싼 갈등도 로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KB금융지주가 은행 IT본부장의 골프 접대 의혹 등을 접수해 은행에 교체를 요구했다. 이건호 행장 등은 조사결과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지주가 인사에 개입해 본부장을 교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IBM이 메인프레임 유지를 위해 로비를 했거나 반대로 유닉스 업체들이 음해성 소문을 퍼트린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초 이 사안은 이건호 행장이 IT관련 KB금융지주 및 은행 직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최종 고발장에는 이 내용이 빠진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왜 지주와 은행이 이런 로비의혹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지 의아해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건호 행장 측은 유닉스 전환 시 위험성을 일부러 감췄다며 의혹을 나타내 유닉스 진영의 로비 의혹도 일고 있다. 보고서 왜곡의 배경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이 행장은 "그걸 몰라서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말했다.
IT본부장 교체 논란, 한국IBM 대표의 접촉 과정 등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IT업체들의 치열한 로비전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무차별적 로비가 있었는지 명확히 밝히고 관련 업체와 관계자들을 엄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 IT 관계자는 "과거 IT 제품도입, 사업자 선정 과정이 각종 로비로 혼탁했는데 최근에는 많이 투명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아직도 이런 관행이 금융권과 IT업체들 사이에 남아있다면 이를 척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기자 kjk@dt.co.kr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셜리 위 추이 한국IBM 대표의 KB국민은행 접촉 과정에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일 긴급간담회를 개최한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은 "한국IBM 새 대표가 인사를 하겠다고 해서 이를 고사하다가 1월에 15분 정도 면담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셜리 위 추이 대표는 2013년 1월 취임했고 이건호 행장은 2013년 7월 취임했기 때문에 갑자기 인사를 하는 것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건호 행장은 면담과정에서 셜리 대표가 시스템 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해 이미 의사결정이 된 사안으로 거기에 열심히 할 것으로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메인프레임 유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한국IBM의 목적이었다는 시각이다.
한국IBM 대표가 면담을 요청한 시기도 미묘하다.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2월부터 3월까지 계정계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유닉스 시스템으로 전환을 위한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진행해 한국IBM과 HP, 오라클 등이 참여했다. BMT가 시작되는 12월 IBM이 은행장 면담을 요청해 1월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도 셜리 대표는 이건호 행장에게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고 4월에는 유닉스 전환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왜 셜리 대표가 사적인 이메일로 이런 내용을 보냈는지가 의문이다. 이건호 행장조차도 "왜 사적인 메일로 연락을 했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융권과 IT업계에서는 은행의 누군가가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한국IBM이 은행장뿐 아니라 다른 KB국민은행, KB금융지주 관계자들을 접촉해 메인프레임 유지를 주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을 접촉하기 위해 그처럼 집요하게 노력했는데 과연 임직원들에 대한 접촉 시도가 없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KB국민은행 IT본부장 교체를 둘러싼 갈등도 로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KB금융지주가 은행 IT본부장의 골프 접대 의혹 등을 접수해 은행에 교체를 요구했다. 이건호 행장 등은 조사결과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지주가 인사에 개입해 본부장을 교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IBM이 메인프레임 유지를 위해 로비를 했거나 반대로 유닉스 업체들이 음해성 소문을 퍼트린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초 이 사안은 이건호 행장이 IT관련 KB금융지주 및 은행 직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최종 고발장에는 이 내용이 빠진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왜 지주와 은행이 이런 로비의혹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지 의아해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건호 행장 측은 유닉스 전환 시 위험성을 일부러 감췄다며 의혹을 나타내 유닉스 진영의 로비 의혹도 일고 있다. 보고서 왜곡의 배경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이 행장은 "그걸 몰라서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말했다.
IT본부장 교체 논란, 한국IBM 대표의 접촉 과정 등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IT업체들의 치열한 로비전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무차별적 로비가 있었는지 명확히 밝히고 관련 업체와 관계자들을 엄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 IT 관계자는 "과거 IT 제품도입, 사업자 선정 과정이 각종 로비로 혼탁했는데 최근에는 많이 투명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아직도 이런 관행이 금융권과 IT업체들 사이에 남아있다면 이를 척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기자 k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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