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헬스케어-통신 등 신기술 못쓰는 상황
국내 소극적 대응속 세계 ICT융합 시장은 치열
"R&D·인허가 과정 연계 시장 진출 신속 지원을"
국내 소극적 대응속 세계 ICT융합 시장은 치열
"R&D·인허가 과정 연계 시장 진출 신속 지원을"
■ `바이오 메가융합` 미래 연다
(12) 규제에 묶인 바이오 메가융합
#최근 서울 강남의 한 건강검진센터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수진자들의 체중을 관리해주는 모바일앱을 도입했다. 이 앱은 사용자가 자신이 한 운동이나 먹은 음식 등을 입력하면 미리 설정한 목표치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입력한 정보는 자동으로 센터로 보내져 다시 방문할 때 주치의가 이를 이용해 생활습관에 맞는 식이요법과 운동방법 등을 조언해준다.
이 앱에는 주치의가 전송 데이터를 보고 앱으로 실시간 상담이나 조언을 하는 기능이 담겨 있지만 현재 모두 차단해놓은 상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이른바 '원격의료'를 엄격히 제한하는 의료법 때문이다. 이 서비스는 진료보다 상담 또는 건강관리 개념에 가깝지만 아직 이같은 서비스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법이 없다 보니 제대로 서비스가 불가능한 것이다.
앱 개발에 참여한 의사는 "개인이 전송한 건강지표를 의사가 체크해 상담과 조언 등을 실시간 제공하는 기능이 이미 갖춰져 있지만 의료법에 저촉될 수 있어 모두 차단해 놓은 상태"라며 "원격의료 이슈가 해결된다면 건강지표를 모니터링하면서 실시간 피드백할 수 있어 생활습관을 바꾸고 유지하는데 훨씬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공학(BT)과 ICT, 나노기술(NT) 등의 발달로 생명의 신비가 속속 밝혀지면서 과학기술과 산업계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다. 의학 발전이 인류의 건강한 삶과 복지를 향상시키고, 인공지능, 로봇, 생체소재 등 다양한 신산업을 창출하는 이른바 '바이오 메가융합'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년이면 바이오 기술과 제품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은 '바이오경제'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전세계 정부와 연구소, 기업들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생명체의 신비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보다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훨씬 많은 만큼, 미지의 영역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미래 경쟁력 순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수년 전부터 이 미래 먹거리를 두고 대규모 투자 등 다양한 지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몇몇 상징적인 연구개발(R&D) 성과가 있을 뿐, 아직 산업적으로 큰 성과는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전체 산업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질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의 원인으로 과도한 규제와 미흡한 제도 환경을 꼽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오 벤처기업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자금 지원보다 절실하게 원하는 건 과도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라며 "수년간 힘겹게 개발한 기술들이 관련 제도가 갖춰지지 않아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주는 의료·바이오 분야는 규제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모두 공감하지만 해외에 비해 너무 엄격하다는 게 일반적 의견"이라며 "최초로 개발된 기술에 대한 독점적인 권리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신기술 인허가 등을 거쳐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시장 창출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세계 '바이오+ICT' 융합 속도전, 한국은 10년째 제자리걸음=최근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게 바로 ICT 융합 분야다. 바이오 기술 발전으로 각종 휴대용 진단기기와 센서가 개발되고, 환자 정보를 처리해 건강관리에 활용하는 빅데이터 기술까지 발달하면서 최근 떠오르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건강보험 재정 악화 등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 방안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은 이미 의료·ICT 융합 기술에 주목해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정부 차원의 육성·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계에 모인 최고의 인재들과 세계적인 ICT 기술 및 인프라 수준에도 불구, 의료인과 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지 않는 의료법에 가로막혀 관련 산업이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동안 법을 개정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의사들은 대형병원 쏠림현상과 의료사고 책임 문제, 수가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를 계속해왔다. 최근에도 의료계 파업까지 겪으며 어렵게 이뤄낸 의·정합의에 따라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의료계 내분 등으로 인해 몇 달째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원격의료 논란은 다양한 바이오·ICT 융합산업 발전까지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다. 의료법을 시작으로 ICT를 활용한 의료 행위의 명확한 개념과 범위, 세부적인 규칙 등이 법적으로 정리돼 제도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제대로 된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소모적 논란을 반복하는 동안 세계 시장에서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개인건강기록(PHR) 시스템, 사물인터넷(IoT)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두고 글로벌 ICT 기업들이 치열한 첨단 기술·서비스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법적 제한에 발목이 잡힌 국내에서는 기술을 개발해온 의료IT 업체들은 물론, 새로 시장에 참여한 통신사와 IT기업들이 국내 도입사례도 없이 해외에서 먼저 활로를 찾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융합 환경 이해하는 법·제도로 앞서가야=지난 3월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5'는 새로 탑재한 '심박센서'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국내에 출시됐다. 심박센서 장착 스마트폰이 의료기기인지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료기기로 인정될 경우 의료기기법에 따라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고, 스마트폰 판매자들은 모두 의료기기 판매업자로 신고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식약처는 고시를 개정해 갤럭시S5의 기능을 '운동·레저용 심박센서'로 구분, 의료기기에서 제외했다.
유명 제품이어서 화제가 됐지만 이와 유사한 의료기기와 스마트 기기, 헬스케어와 통신 기능 융합이 세계적으로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뿐만 아니라 애플, 구글 등 ICT 공룡들이 스마트 기기와 의료용 센서, 소프트웨어 등을 결합한 헬스케어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유전체 분석, 분자진단 등을 포함한 바이오 융합 영역은 더욱 광범위해질 전망이다.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땜질식 처방을 할 게 아니라 바이오융합 기술에 대한 근본적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진국 제도를 따라가는 식으로는 시장을 선도하기 어렵다"며 "R&D 단계부터 허가당국이 밀접하게 인·허가 과정을 연계해 신속하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밀착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바이오 규제개혁방안 마련=정부에 따르면 현재 바이오 산업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11개 부처·청에서 1116건(268개 법률)에 달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규제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규제정비종합계획을 수립해 부처별 규제개선 과제를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규제개혁 체감도가 낮고, 갈 길이 멀다는 반응이다. 다행히 정부는 지난 3월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비롯해 올해 바이오 관련 협회와 제약·의료기기 생산기업, 바이오 컨설팅기업, 연구자 등을 대상으로 총 8회의 규제개선간담회를 개최해 규제개선 의견을 청취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의 기본 방향으로 △경제·사회적 파장을 동반하는 기술에 대해서 발생 가능 위험에 대한 맞춤형 네거티브 규제 △수요자인 기업·연구자의 규제 준수 편의성을 높이는 운영방식 개혁 △글로벌 표준과 기술규정, 인증절차 등을 지원하는 단계적 국제조화 등을 기본방향으로 제시했다. 또 현장에서 발굴한 규제 개선 의견 중 △신의료기술 평가제도 개선 △유전자치료제 개발대상 질환 확대 △의료기기 복합？중복규제 개선 △연구자주도 임상 제도 개선 등 4개 과제를 시급히 해결할 과제로 선정, 조속한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12) 규제에 묶인 바이오 메가융합
#최근 서울 강남의 한 건강검진센터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수진자들의 체중을 관리해주는 모바일앱을 도입했다. 이 앱은 사용자가 자신이 한 운동이나 먹은 음식 등을 입력하면 미리 설정한 목표치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입력한 정보는 자동으로 센터로 보내져 다시 방문할 때 주치의가 이를 이용해 생활습관에 맞는 식이요법과 운동방법 등을 조언해준다.
이 앱에는 주치의가 전송 데이터를 보고 앱으로 실시간 상담이나 조언을 하는 기능이 담겨 있지만 현재 모두 차단해놓은 상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이른바 '원격의료'를 엄격히 제한하는 의료법 때문이다. 이 서비스는 진료보다 상담 또는 건강관리 개념에 가깝지만 아직 이같은 서비스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법이 없다 보니 제대로 서비스가 불가능한 것이다.
앱 개발에 참여한 의사는 "개인이 전송한 건강지표를 의사가 체크해 상담과 조언 등을 실시간 제공하는 기능이 이미 갖춰져 있지만 의료법에 저촉될 수 있어 모두 차단해 놓은 상태"라며 "원격의료 이슈가 해결된다면 건강지표를 모니터링하면서 실시간 피드백할 수 있어 생활습관을 바꾸고 유지하는데 훨씬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공학(BT)과 ICT, 나노기술(NT) 등의 발달로 생명의 신비가 속속 밝혀지면서 과학기술과 산업계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다. 의학 발전이 인류의 건강한 삶과 복지를 향상시키고, 인공지능, 로봇, 생체소재 등 다양한 신산업을 창출하는 이른바 '바이오 메가융합'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년이면 바이오 기술과 제품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은 '바이오경제'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전세계 정부와 연구소, 기업들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생명체의 신비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보다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훨씬 많은 만큼, 미지의 영역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미래 경쟁력 순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수년 전부터 이 미래 먹거리를 두고 대규모 투자 등 다양한 지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몇몇 상징적인 연구개발(R&D) 성과가 있을 뿐, 아직 산업적으로 큰 성과는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전체 산업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질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의 원인으로 과도한 규제와 미흡한 제도 환경을 꼽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오 벤처기업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자금 지원보다 절실하게 원하는 건 과도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라며 "수년간 힘겹게 개발한 기술들이 관련 제도가 갖춰지지 않아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영향을 주는 의료·바이오 분야는 규제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모두 공감하지만 해외에 비해 너무 엄격하다는 게 일반적 의견"이라며 "최초로 개발된 기술에 대한 독점적인 권리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신기술 인허가 등을 거쳐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시장 창출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세계 '바이오+ICT' 융합 속도전, 한국은 10년째 제자리걸음=최근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게 바로 ICT 융합 분야다. 바이오 기술 발전으로 각종 휴대용 진단기기와 센서가 개발되고, 환자 정보를 처리해 건강관리에 활용하는 빅데이터 기술까지 발달하면서 최근 떠오르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건강보험 재정 악화 등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 방안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은 이미 의료·ICT 융합 기술에 주목해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정부 차원의 육성·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계에 모인 최고의 인재들과 세계적인 ICT 기술 및 인프라 수준에도 불구, 의료인과 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지 않는 의료법에 가로막혀 관련 산업이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동안 법을 개정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의사들은 대형병원 쏠림현상과 의료사고 책임 문제, 수가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를 계속해왔다. 최근에도 의료계 파업까지 겪으며 어렵게 이뤄낸 의·정합의에 따라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의료계 내분 등으로 인해 몇 달째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원격의료 논란은 다양한 바이오·ICT 융합산업 발전까지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다. 의료법을 시작으로 ICT를 활용한 의료 행위의 명확한 개념과 범위, 세부적인 규칙 등이 법적으로 정리돼 제도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제대로 된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소모적 논란을 반복하는 동안 세계 시장에서는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개인건강기록(PHR) 시스템, 사물인터넷(IoT)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두고 글로벌 ICT 기업들이 치열한 첨단 기술·서비스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법적 제한에 발목이 잡힌 국내에서는 기술을 개발해온 의료IT 업체들은 물론, 새로 시장에 참여한 통신사와 IT기업들이 국내 도입사례도 없이 해외에서 먼저 활로를 찾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융합 환경 이해하는 법·제도로 앞서가야=지난 3월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5'는 새로 탑재한 '심박센서'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국내에 출시됐다. 심박센서 장착 스마트폰이 의료기기인지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료기기로 인정될 경우 의료기기법에 따라 인허가 과정을 거쳐야 하고, 스마트폰 판매자들은 모두 의료기기 판매업자로 신고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식약처는 고시를 개정해 갤럭시S5의 기능을 '운동·레저용 심박센서'로 구분, 의료기기에서 제외했다.
유명 제품이어서 화제가 됐지만 이와 유사한 의료기기와 스마트 기기, 헬스케어와 통신 기능 융합이 세계적으로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뿐만 아니라 애플, 구글 등 ICT 공룡들이 스마트 기기와 의료용 센서, 소프트웨어 등을 결합한 헬스케어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유전체 분석, 분자진단 등을 포함한 바이오 융합 영역은 더욱 광범위해질 전망이다.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땜질식 처방을 할 게 아니라 바이오융합 기술에 대한 근본적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진국 제도를 따라가는 식으로는 시장을 선도하기 어렵다"며 "R&D 단계부터 허가당국이 밀접하게 인·허가 과정을 연계해 신속하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밀착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바이오 규제개혁방안 마련=정부에 따르면 현재 바이오 산업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11개 부처·청에서 1116건(268개 법률)에 달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규제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규제정비종합계획을 수립해 부처별 규제개선 과제를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규제개혁 체감도가 낮고, 갈 길이 멀다는 반응이다. 다행히 정부는 지난 3월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를 비롯해 올해 바이오 관련 협회와 제약·의료기기 생산기업, 바이오 컨설팅기업, 연구자 등을 대상으로 총 8회의 규제개선간담회를 개최해 규제개선 의견을 청취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의 기본 방향으로 △경제·사회적 파장을 동반하는 기술에 대해서 발생 가능 위험에 대한 맞춤형 네거티브 규제 △수요자인 기업·연구자의 규제 준수 편의성을 높이는 운영방식 개혁 △글로벌 표준과 기술규정, 인증절차 등을 지원하는 단계적 국제조화 등을 기본방향으로 제시했다. 또 현장에서 발굴한 규제 개선 의견 중 △신의료기술 평가제도 개선 △유전자치료제 개발대상 질환 확대 △의료기기 복합？중복규제 개선 △연구자주도 임상 제도 개선 등 4개 과제를 시급히 해결할 과제로 선정, 조속한 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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