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의존도 높은 공공ㆍ금융시장 투자 동결
외산업체는 대기업 물량 대거 흡수 `호실적`
외산업체는 대기업 물량 대거 흡수 `호실적`
■상반기 성적표 `희비`
상반기 보안업계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외산 보안업체들이 대부분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한 반면, 토종 보안업체들은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토종 업체들의 의존도가 높은 공공, 금융시장의 보안 투자는 동결된 반면, 대기업 등 민간 시장에서의 보안 투자는 외산업체가 대부분 흡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보안업체들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호실적을 기록한 업체는 EMC(RSA), 파이어아이, 팔로알토네트웍스 등 주로 외국계 보안업체들이다. 이들은 올 들어 삼성,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글로벌 대기업의 보안 투자 물량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국내지사 분기 최대 실적에 육박하는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만텍과 트렌드마이크로 등도 공격적으로 설정한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외국계 보안업체 관계자는 "올 들어 실적이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자사 제품과 기술에 대한 고객사 문의가 쏟아져 공격적으로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바람 난 외산업체에 비해 토종 보안업체들은 울상이다. 주로 네트워크보안(하드웨어) 및 단품 보안소프트웨어 중심의 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윈스, 시큐아이 등은 1분기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예고되고 있다.
윈스의 경우 지난 1분기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90%가 감소했다. 이익이 10분의1토막이 난 셈이다. 2분기는 1분기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전년동기 대비 저조한 실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큐아이도 1분기에 영업이익이 42% 감소하는 등 실적이 반토막이 났는데 2분기에 이를 회복하지 못할 전망이다. 업계 1위 안랩은 비교적 `선방' 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역시 보안 솔루션 부문은 실적이 저조하다. 컨설팅과 보안SI, 관제 서비스 등이 부진한 실적을 메웠다.
외산은 승승장구 하는데 토종업체가 유난히 부진한 이유는 상반기 보안 투자를 집행한 고객집단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종 보안 제품을 구입하는 곳은 주로 공공시장(정부, 학교, 군 등)과 공공 성격이 강한 금융기관이다. 국내 보안업체들의 공공시장 의존도는 매출의 50%에 육박할 정도로 편중이 심각한 상태. 금융시장 매출 비중까지 합하면 절대적으로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공공과 금융시장은 상반기에 대형 보안사고로 인한 정책 마련과 지방선거, 세월호 사태 등으로 예산 집행을 동결, 사실상 보안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시장에 주력하는 토종 보안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외산의 경우 그나마 국내 글로벌 대기업 등 민간 보안 투자는 꾸준했기 때문에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공이나 금융시장의 상반기 보안 투자는 `컨설팅'에 집중됐다.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여론이 집중되자 자사 보안 취약점을 알아보는 컨설팅에만 수요가 몰렸던 것. 하지만 컨설팅 이후 발견된 취약점에 대한 실제 투자로는 연결되지 않아 컨설팅 관련 업체만 실적이 유지됐고, 솔루션 업체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한 토종 보안업체 대표는 "공공, 금융기관이 상반기 내내 보안 컨설팅만 받고 제대로 투자는 안했다"면서도 "우리 토종업체들도 지나치게 공공 의존도가 높아 선거철이나 국가적 이슈가 있을 때는 매번 어려움을 겪는 것이 반복된다. 때문에 시장 다변화를 위해 민간 시장이나 해외시장을 두드려보지만 진입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상반기 보안업계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외산 보안업체들이 대부분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한 반면, 토종 보안업체들은 최악의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토종 업체들의 의존도가 높은 공공, 금융시장의 보안 투자는 동결된 반면, 대기업 등 민간 시장에서의 보안 투자는 외산업체가 대부분 흡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보안업체들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호실적을 기록한 업체는 EMC(RSA), 파이어아이, 팔로알토네트웍스 등 주로 외국계 보안업체들이다. 이들은 올 들어 삼성,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글로벌 대기업의 보안 투자 물량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국내지사 분기 최대 실적에 육박하는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만텍과 트렌드마이크로 등도 공격적으로 설정한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외국계 보안업체 관계자는 "올 들어 실적이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자사 제품과 기술에 대한 고객사 문의가 쏟아져 공격적으로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바람 난 외산업체에 비해 토종 보안업체들은 울상이다. 주로 네트워크보안(하드웨어) 및 단품 보안소프트웨어 중심의 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윈스, 시큐아이 등은 1분기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예고되고 있다.
윈스의 경우 지난 1분기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90%가 감소했다. 이익이 10분의1토막이 난 셈이다. 2분기는 1분기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전년동기 대비 저조한 실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큐아이도 1분기에 영업이익이 42% 감소하는 등 실적이 반토막이 났는데 2분기에 이를 회복하지 못할 전망이다. 업계 1위 안랩은 비교적 `선방' 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역시 보안 솔루션 부문은 실적이 저조하다. 컨설팅과 보안SI, 관제 서비스 등이 부진한 실적을 메웠다.
외산은 승승장구 하는데 토종업체가 유난히 부진한 이유는 상반기 보안 투자를 집행한 고객집단이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종 보안 제품을 구입하는 곳은 주로 공공시장(정부, 학교, 군 등)과 공공 성격이 강한 금융기관이다. 국내 보안업체들의 공공시장 의존도는 매출의 50%에 육박할 정도로 편중이 심각한 상태. 금융시장 매출 비중까지 합하면 절대적으로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공공과 금융시장은 상반기에 대형 보안사고로 인한 정책 마련과 지방선거, 세월호 사태 등으로 예산 집행을 동결, 사실상 보안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시장에 주력하는 토종 보안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외산의 경우 그나마 국내 글로벌 대기업 등 민간 보안 투자는 꾸준했기 때문에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공이나 금융시장의 상반기 보안 투자는 `컨설팅'에 집중됐다.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여론이 집중되자 자사 보안 취약점을 알아보는 컨설팅에만 수요가 몰렸던 것. 하지만 컨설팅 이후 발견된 취약점에 대한 실제 투자로는 연결되지 않아 컨설팅 관련 업체만 실적이 유지됐고, 솔루션 업체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한 토종 보안업체 대표는 "공공, 금융기관이 상반기 내내 보안 컨설팅만 받고 제대로 투자는 안했다"면서도 "우리 토종업체들도 지나치게 공공 의존도가 높아 선거철이나 국가적 이슈가 있을 때는 매번 어려움을 겪는 것이 반복된다. 때문에 시장 다변화를 위해 민간 시장이나 해외시장을 두드려보지만 진입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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