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위상이 크게 달라졌음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국내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삼성이라는 거목이 세계 가전과 휴대폰 시장에서 부동의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난공불락인 것처럼 보이던 소니 왕국을 무너뜨리고 8년 연속 세계 TV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 물량 공세라는 반쪽의 명예였지만, 지금은 UHD(초고화질) TV와 커브드 TV 등 시장의 기술 흐름까지 주도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누구도 넘볼 수 없을 것 같았던 휴대폰의 절대 강자 노키아 제국을 무너뜨리고 선두에 올라선 것 역시 삼성전자다. `타도 소니'와 `타도 노키아'를 꿈꾸던 삼성은 마침내 그것을 현실로 만들었다.
10여년 전 삼성이 이런 꿈을 키우고 있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관적이었다. 잠시 선두야 차지할 수 있겠지만 이들을 넘어서기는커녕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삼성이 꾼 꿈은 현실이 됐다. 이젠 과거의 소니나 노키아처럼 다른 기업들에게는 넘어서야 할 산, 타도의 대상이 됐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의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벌 때처럼 `타도 삼성'을 외치고 있다. 선배 세대들이 일본의 기술을 어깨 너머로라도 배우기 위해 기웃거릴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삼성이 소니와 노키아를 따라잡고 글로벌 전자 시장을 호령할 수 있었던 것은 디지털 세상의 트렌드를 발빠르게 읽고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주도했기에 가능했다. 소니나 노키아가 자만에 빠져 있는 사이 허점을 정확히 파고들고 과감하게 밀어붙였던 것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삼성의 모습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삼성 스스로가 불안해하는 듯 하다. 중국의 거대자본과 넘쳐나는 인력 앞에 가격경쟁력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이나 베트남을 찾아간다고 해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결국 역전 당할 시간을 연장하는 데 그칠 뿐이다.
현재와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과 마인드로는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다. 빈틈을 주게 되면 언제든 선두 자리를 내줄 수 있고 계속 기업으로서 자리도 위협받을 수 있다. 그만큼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삼성 구성원들의 피로도는 높다.
지금의 영광이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이미 삼성이 추월한 소니나 노키아가 그것을 입증해주고 있다.
잘 나갈 때 변신해야 한다는 것은 비즈니스의 기본이다. IBM이 잘나가던 하드웨어 사업을 하나둘 버리고 서비스 업체로 변신한 것이 대표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를 인수하며 플랫폼 회사로 변신하고 있거나, 애플이나 구글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나름 잘 나가던 일본의 많은 기업들과 HP나 델 같은 글로벌 하드웨어 강자들이 어려움에 봉착한 것은 이런 변신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도 이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플랫폼 회사로 발전하려고 한다거나, 바이오 헬스 등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증거다. 하지만 그 행보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몸에 해로운 줄 알면서도 단맛을 쉽게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삼성은 2세에서 3세 경영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여기에 하드웨어 중심 회사에서 플랫폼 회사로 변신해야 하는 과제까지 안고 있다.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시점이다.
삼성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기업이다. 삼성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가 흔들린다. 삼성이 성공적으로 변신해 탄탄한 100년 기업으로 자리잡길 기대하는 것이 욕심이 아니길 바란다.
이근형 산업부장
삼성전자는 난공불락인 것처럼 보이던 소니 왕국을 무너뜨리고 8년 연속 세계 TV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 물량 공세라는 반쪽의 명예였지만, 지금은 UHD(초고화질) TV와 커브드 TV 등 시장의 기술 흐름까지 주도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누구도 넘볼 수 없을 것 같았던 휴대폰의 절대 강자 노키아 제국을 무너뜨리고 선두에 올라선 것 역시 삼성전자다. `타도 소니'와 `타도 노키아'를 꿈꾸던 삼성은 마침내 그것을 현실로 만들었다.
10여년 전 삼성이 이런 꿈을 키우고 있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관적이었다. 잠시 선두야 차지할 수 있겠지만 이들을 넘어서기는커녕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삼성이 꾼 꿈은 현실이 됐다. 이젠 과거의 소니나 노키아처럼 다른 기업들에게는 넘어서야 할 산, 타도의 대상이 됐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전 세계의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벌 때처럼 `타도 삼성'을 외치고 있다. 선배 세대들이 일본의 기술을 어깨 너머로라도 배우기 위해 기웃거릴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삼성이 소니와 노키아를 따라잡고 글로벌 전자 시장을 호령할 수 있었던 것은 디지털 세상의 트렌드를 발빠르게 읽고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주도했기에 가능했다. 소니나 노키아가 자만에 빠져 있는 사이 허점을 정확히 파고들고 과감하게 밀어붙였던 것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삼성의 모습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삼성 스스로가 불안해하는 듯 하다. 중국의 거대자본과 넘쳐나는 인력 앞에 가격경쟁력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이나 베트남을 찾아간다고 해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결국 역전 당할 시간을 연장하는 데 그칠 뿐이다.
현재와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과 마인드로는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다. 빈틈을 주게 되면 언제든 선두 자리를 내줄 수 있고 계속 기업으로서 자리도 위협받을 수 있다. 그만큼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삼성 구성원들의 피로도는 높다.
지금의 영광이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이미 삼성이 추월한 소니나 노키아가 그것을 입증해주고 있다.
잘 나갈 때 변신해야 한다는 것은 비즈니스의 기본이다. IBM이 잘나가던 하드웨어 사업을 하나둘 버리고 서비스 업체로 변신한 것이 대표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를 인수하며 플랫폼 회사로 변신하고 있거나, 애플이나 구글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나름 잘 나가던 일본의 많은 기업들과 HP나 델 같은 글로벌 하드웨어 강자들이 어려움에 봉착한 것은 이런 변신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도 이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플랫폼 회사로 발전하려고 한다거나, 바이오 헬스 등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증거다. 하지만 그 행보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몸에 해로운 줄 알면서도 단맛을 쉽게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삼성은 2세에서 3세 경영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여기에 하드웨어 중심 회사에서 플랫폼 회사로 변신해야 하는 과제까지 안고 있다.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시점이다.
삼성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기업이다. 삼성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가 흔들린다. 삼성이 성공적으로 변신해 탄탄한 100년 기업으로 자리잡길 기대하는 것이 욕심이 아니길 바란다.
이근형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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