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을 권리`는 정보주체 자기결정권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어
초연결사회가 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프라이버시도 보완해야
초연결사회가 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프라이버시도 보완해야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후 일부 언론의 보도행태가 사회적 문제가 됐었다. 철저한 사실 확인 없는 오보, 민감한 실종자 가족들을 자극하는 선동적 보도, 피해자 가족 목소리를 왜곡하는 감정적 보도 등 모두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뉴스앵커가 구조 고교생에게 "친구가 사망했다는 걸 알고 있나?"라고 질문하는 것이나, 경황이 없는 실종자 가족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지금 심정이 어떤가" 혹은 "정부의 대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등의 유도적 질문 등은 언론의 직업적 윤리를 말하기 전에 인지상정의 상식적 측면에서도 이해가 안 될 일이다.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라는 미명하에 취재원이나 당사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도 침해하는 것은 아무리 좋은 정보의 보도라도 윤리 가치적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다.
언론자유, 알권리 충족권 등 언론의 권리와 더불어 일반인의 `홀로 남을 권리(Right to be left alone)'가 있다. 개인적 프라이버시권으로 알려진 이 권리는 1890년 미국 연방 대법원의 루이스 브랜다이스(Louis Brandeis) 판사가 처음으로 사용한 말이다. 현대인들에게 혼자 있을 권리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이는 외부인으로부터 신체적 안전, 시선의 배제, 심리적 안정 등 여러 사항이 포함한다. 최근 같은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에서는 이 홀로 남을 권리가 사생활 보호라는 협의의 개념에서 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이라는 의미로 확대되고 있다. 즉 개인의 물적 대상(공간, 시간)을 벗어나 생각, 감정, 느낌까지도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간 획기적 돌풍을 일으켰던 SNS가 최근에는 그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거의 모두가 사용했던 SNS가 이제는 사람들이 점점 사용을 기피하여 SNS 하락세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페이스북 같은 개방형 SNS에서 자신의 지인들만 사용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지만 귀찮도록 추천하는 건너건너의 사람들, 알림 기능을 하나하나 꺼야 하는 불편함과 스펨메일처럼 들어오는 페이스북 메일들을 가식적인 답변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은 이제 즐거움이 아닌 스트레스일 수 있다. SNS의 성장과 함께 사람들 간의 관계가 점차 복잡해지면서 사용자들의 SNS 피로도가 점차 쌓이고 핵심사용자들이 이탈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패쇄형 SNS서비스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구글링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로도 모자라 SNS을 통한 사생활 노출로 인해 각종 범죄까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로 말미암아 해외에서는 웹상에 오른 본인정보를 언제든지 삭제할 수 있는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한 번 작성한 글이나 전송한 메시지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디지털 데이터의 `비 휘발성`에 사용자들이 두려움과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하며 잊혀질 권리를 보장해주는 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냅챗은 사진, 동영상, 메모 등을 보내고 이를 상대방이 확인하면 1~10초 후에 삭제되는 메신저 서비스로, 서로 소통하고 공유는 하지만 `기록에 남지 않는` 기능을 추가해 개인정보나 사생활 보호에 민감한 사용자들에게 기존 SNS의 대체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법률적으로도 지난해 초에는 유럽연합(EU)에서 해당 법 개정 안을 확정한 상태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작년부터 논의가 시작되었으나 삭제 요구를 할 수 있는 주체와 범위의 규정이 모호하기에 아직 해당 법 개정을 위해서 갈 길이 멀다.
급속히 진행되는 초연결 사회가 분명히 우리에게 던져줄 긍정적 측면이 많지만, 프라이버시, 개인정보, 저작권 같은 민감한 사항도 충분히 보완되어야 한다. 한때 SNS의 개방성, 확장성, 대중성, 소통성에 신기해 하고 함몰되었던 사용자들도 때론 혼자 있고 싶어하고, 잊혀지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쩌면 열린 네트워크상에서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고 있을 지도 모른다. SNS에서의 가식적, 피상적으로 의미 없이 남겨야 하는 메시지에 피로해 진 것이다. 초연결사회의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신동희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언론자유, 알권리 충족권 등 언론의 권리와 더불어 일반인의 `홀로 남을 권리(Right to be left alone)'가 있다. 개인적 프라이버시권으로 알려진 이 권리는 1890년 미국 연방 대법원의 루이스 브랜다이스(Louis Brandeis) 판사가 처음으로 사용한 말이다. 현대인들에게 혼자 있을 권리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이는 외부인으로부터 신체적 안전, 시선의 배제, 심리적 안정 등 여러 사항이 포함한다. 최근 같은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에서는 이 홀로 남을 권리가 사생활 보호라는 협의의 개념에서 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이라는 의미로 확대되고 있다. 즉 개인의 물적 대상(공간, 시간)을 벗어나 생각, 감정, 느낌까지도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간 획기적 돌풍을 일으켰던 SNS가 최근에는 그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거의 모두가 사용했던 SNS가 이제는 사람들이 점점 사용을 기피하여 SNS 하락세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페이스북 같은 개방형 SNS에서 자신의 지인들만 사용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지만 귀찮도록 추천하는 건너건너의 사람들, 알림 기능을 하나하나 꺼야 하는 불편함과 스펨메일처럼 들어오는 페이스북 메일들을 가식적인 답변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은 이제 즐거움이 아닌 스트레스일 수 있다. SNS의 성장과 함께 사람들 간의 관계가 점차 복잡해지면서 사용자들의 SNS 피로도가 점차 쌓이고 핵심사용자들이 이탈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패쇄형 SNS서비스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구글링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로도 모자라 SNS을 통한 사생활 노출로 인해 각종 범죄까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로 말미암아 해외에서는 웹상에 오른 본인정보를 언제든지 삭제할 수 있는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한 번 작성한 글이나 전송한 메시지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디지털 데이터의 `비 휘발성`에 사용자들이 두려움과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하며 잊혀질 권리를 보장해주는 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냅챗은 사진, 동영상, 메모 등을 보내고 이를 상대방이 확인하면 1~10초 후에 삭제되는 메신저 서비스로, 서로 소통하고 공유는 하지만 `기록에 남지 않는` 기능을 추가해 개인정보나 사생활 보호에 민감한 사용자들에게 기존 SNS의 대체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법률적으로도 지난해 초에는 유럽연합(EU)에서 해당 법 개정 안을 확정한 상태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작년부터 논의가 시작되었으나 삭제 요구를 할 수 있는 주체와 범위의 규정이 모호하기에 아직 해당 법 개정을 위해서 갈 길이 멀다.
급속히 진행되는 초연결 사회가 분명히 우리에게 던져줄 긍정적 측면이 많지만, 프라이버시, 개인정보, 저작권 같은 민감한 사항도 충분히 보완되어야 한다. 한때 SNS의 개방성, 확장성, 대중성, 소통성에 신기해 하고 함몰되었던 사용자들도 때론 혼자 있고 싶어하고, 잊혀지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쩌면 열린 네트워크상에서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고 있을 지도 모른다. SNS에서의 가식적, 피상적으로 의미 없이 남겨야 하는 메시지에 피로해 진 것이다. 초연결사회의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신동희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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