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5개 계열회사가 법정관리 신청되면서 동양그룹이 발행한 기업어음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다. 법정관리 신청 5개 계열사 중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은 자본이 완전 잠식된 기업으로 밝혀지면서 두 회사 기업어음을 산 투자자들은 원금의 대부분을 잃을 수도 있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기업어음(CP)이란 원래 신용상태가 양호한 기업이 상거래와 관계 없이 운전자금 등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기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융통어음이다. 상거래에 수반하여 발행하는 진성어음인 상업어음과 구별된다. 기업어음은 발행절차가 간편한데다 통상 담보 없이 신용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신속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기업어음은 회사채처럼 감독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거나 이사회의결을 거쳐야 하는 절차나 한도규제도 없이 대표이사 날인만으로도 발행이 가능하고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만기규제도 완화되어 1년 이상 장기 기업어음도 발행이 가능해 짐으로써 발행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9월 말 현재 기업어음 발행잔액은 144조원으로 2009년의 63조원에 비해 2.3배 증가했다. 특히 발행 자유화로 인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급전 조달 수단으로 애용되고 있어 부실기업 연명을 돕는 폭탄돌리기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저금리로 인해 예금 등 다른 투자로는 2~3% 수익이 고작인 반면 8~9%의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솔깃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고수익을 제시하는 기업어음은 대개 부도위험이 높은 투기등급 기업들의 어음이라는 점이다. 이번 동양그룹 기업어음이나 회사채의 경우에도 개인투자자 4만 9561명 중 58.1%인 2만 8808명이 2회 이상 투자했고 3회 이상 투자한 사람도 33.7%인 1만 6694명이었다는 것이다. 절반 이상이 투자수익에 만족해서 만기가 되자 다시 투자했다는 것이다.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3183만원이고 5000만원 이상 투자한 고액투자자도 16.9%인 8356명이라고 한다.
이슈는 이들 개인투자자들이 고위험을 모르고 투자했느냐는 점이다. 2회 이상 투자하고 고액투자자들도 상당수 있는 사실을 보면 모르고 투자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고위험을 모른채 투자한 불완전판매였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급기야 금융감독원에서는 국민검사청구를 받아들여 고강도 검사로 불완전판매여부를 밝혀 내겠다고 나섰다.
검사결과가 나와 보아야 알겠지만 불완전판매였다면 당연히 투자자가 보상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해는 내 책임이 아니다는 풍조가 만연되면 앞으로 고위험 고수익 금융상품 시장은 고사되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불필요한 부도가 증가하게 되므로 이점도 유의해야 한다. 불완전판매와 투자의 자기책임 사이에서 균형 잡힌 해결책이 중요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불완전판매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고위험 폭탄돌리기식의 기업어음시장은 결국에는 시장의 위축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과도한 규제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할 것이므로 고위험 고수익 시장의 발전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자자보호가 보다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그룹 계열금융사는 부실계열기업 기업어음판매를 10월 24일부터 금지한다고 하니 만시지탄으로 다행이고 추가적으로 자본잠식기업은 발행을 제한하고 투기등급 기업은 등급별로 발행한도를 두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부도나 법정관리신청을 앞두고 사기발행하는 사례가 없는지를 보다 철저히 감독해야 함은 재론이 필요 없는 감독당국의 책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기업어음(CP)이란 원래 신용상태가 양호한 기업이 상거래와 관계 없이 운전자금 등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기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융통어음이다. 상거래에 수반하여 발행하는 진성어음인 상업어음과 구별된다. 기업어음은 발행절차가 간편한데다 통상 담보 없이 신용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신속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기업어음은 회사채처럼 감독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거나 이사회의결을 거쳐야 하는 절차나 한도규제도 없이 대표이사 날인만으로도 발행이 가능하고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만기규제도 완화되어 1년 이상 장기 기업어음도 발행이 가능해 짐으로써 발행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9월 말 현재 기업어음 발행잔액은 144조원으로 2009년의 63조원에 비해 2.3배 증가했다. 특히 발행 자유화로 인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급전 조달 수단으로 애용되고 있어 부실기업 연명을 돕는 폭탄돌리기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저금리로 인해 예금 등 다른 투자로는 2~3% 수익이 고작인 반면 8~9%의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솔깃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고수익을 제시하는 기업어음은 대개 부도위험이 높은 투기등급 기업들의 어음이라는 점이다. 이번 동양그룹 기업어음이나 회사채의 경우에도 개인투자자 4만 9561명 중 58.1%인 2만 8808명이 2회 이상 투자했고 3회 이상 투자한 사람도 33.7%인 1만 6694명이었다는 것이다. 절반 이상이 투자수익에 만족해서 만기가 되자 다시 투자했다는 것이다.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3183만원이고 5000만원 이상 투자한 고액투자자도 16.9%인 8356명이라고 한다.
이슈는 이들 개인투자자들이 고위험을 모르고 투자했느냐는 점이다. 2회 이상 투자하고 고액투자자들도 상당수 있는 사실을 보면 모르고 투자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고위험을 모른채 투자한 불완전판매였다는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급기야 금융감독원에서는 국민검사청구를 받아들여 고강도 검사로 불완전판매여부를 밝혀 내겠다고 나섰다.
검사결과가 나와 보아야 알겠지만 불완전판매였다면 당연히 투자자가 보상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해는 내 책임이 아니다는 풍조가 만연되면 앞으로 고위험 고수익 금융상품 시장은 고사되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불필요한 부도가 증가하게 되므로 이점도 유의해야 한다. 불완전판매와 투자의 자기책임 사이에서 균형 잡힌 해결책이 중요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불완전판매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고위험 폭탄돌리기식의 기업어음시장은 결국에는 시장의 위축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과도한 규제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할 것이므로 고위험 고수익 시장의 발전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자자보호가 보다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업그룹 계열금융사는 부실계열기업 기업어음판매를 10월 24일부터 금지한다고 하니 만시지탄으로 다행이고 추가적으로 자본잠식기업은 발행을 제한하고 투기등급 기업은 등급별로 발행한도를 두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부도나 법정관리신청을 앞두고 사기발행하는 사례가 없는지를 보다 철저히 감독해야 함은 재론이 필요 없는 감독당국의 책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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