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처음 제시된 세제개편안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보기 드물게 정부가 제안한 세제개편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까지 떨어졌다.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야당은 호기를 만난 듯이 정치공세가 거세다. 핵심은 연소득 4천∼7천만원 중산층의 세금부담이 연간 16만원 증가한다는 점이다. 유리알 봉급쟁이들의 세금만 늘린다는 비판일색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연소득 4천만원 초과 1억원 미만인 307만명은 6100억원을 더 내는 반면 연소득 1억원 초과 고소득층 52만명은 8400억원을 더내어 고소득층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도 중산층 중과라는 비판이 도배를 하고 있다. 연소득 4천~7천만원 중산층 자녀들에게 주어지는 양육수당, 보육료, 반값등록금, 부모에게 주어지게 될 기초연금 등의 복지혜택 규모를 고려하면 연간 16만원 정도는 추가부담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엄청난 비판에 직면해 있다. 분명 미리 이해를 구하지 못한 소통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공약한 복지정책 수행에 5년간 135조원이 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세수증대를 통해 51조원, 정부지출구조조정을 통해 84조원을 조달하겠다고 공약가계부를 통해 밝혔다. 세수증대 54조원 가운데 비과세감면축소를 통해 18조원을 조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해 12조를 조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나머지는 추가적인 비과세감면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벌써 이 12조원 조달안이 벽에 부딛힌 것이다.
나머지 지하경제 양성화와 정부지출구조조정을 통한 재원조달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규모가 370조원으로 GDP의 27%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지하경제를 어떻게 추적해서 과세할 것인가가 문제다. 지출구조조정도 사회간접자본(SOC) 등 선거와 밀접한 부분들은 벌써부터 여권에서 조차도 반발이 나오는 등 쉽지 않을 전망이다.앞으로 복지재원 135조원 조달에 험로가 예상된다. 크게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복지혜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복지혜택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복지제도 실시를 위해 부득이 다소간의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천문학적인 재원이 소요되는 복지국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헝클어지고 왜곡된 조세체계를 바로잡아 나가는 정공법이 필요하다. 1% 대 99% 식의 대립적인 접근으로는 사회통합만 저해할 뿐 재원부족으로 남유럽처럼 되기 십상이다. 우선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의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약 2500만명의 경제활동인구가 있는데 과세대상근로자는 1500만명 정도다. 이 중 약 590만명 정도는 세금 한푼 내지 않고 있다. 납세자 중에서도 0.1%가 20%, 11%가 84%의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 이런 구조로는 막대한 복지재원 조달이 안된다.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국민개세주의 확립이 필요하다.
세금탈루율이 37%나 된다는 고소득층 전문직 자영업자들의 과세강화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울러 전체 530여 만명의 사업등록자 중 3분의 1인 180여 만명이 간이사업자인데 이 간이사업자 중 80%가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소득탈루가 없는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부동산거품기에 도입된 종합부동산세, 양도세중과제도 등 각종 징벌적 부동산세제도 정상화해야 한다. 취득세 감면으로 줄어들 지방세수 보전을 위해 종합부동산세도 올리고 양도세도 올리면 거래도 안되는 가운데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이 대부분인 소유주들이 울며겨자먹기로 세금만 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취득세 감면효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지 않음은 물론이다. 지하경제 양성화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런 연후에도 재원이 부족하면 지방소득세율을 올리는 등의 대책을 해도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소통과 더불어 탈정치적인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ㆍ아시아금융학회장
정부안에 따르면 연소득 4천만원 초과 1억원 미만인 307만명은 6100억원을 더 내는 반면 연소득 1억원 초과 고소득층 52만명은 8400억원을 더내어 고소득층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도 중산층 중과라는 비판이 도배를 하고 있다. 연소득 4천~7천만원 중산층 자녀들에게 주어지는 양육수당, 보육료, 반값등록금, 부모에게 주어지게 될 기초연금 등의 복지혜택 규모를 고려하면 연간 16만원 정도는 추가부담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엄청난 비판에 직면해 있다. 분명 미리 이해를 구하지 못한 소통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공약한 복지정책 수행에 5년간 135조원이 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세수증대를 통해 51조원, 정부지출구조조정을 통해 84조원을 조달하겠다고 공약가계부를 통해 밝혔다. 세수증대 54조원 가운데 비과세감면축소를 통해 18조원을 조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해 12조를 조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나머지는 추가적인 비과세감면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벌써 이 12조원 조달안이 벽에 부딛힌 것이다.
나머지 지하경제 양성화와 정부지출구조조정을 통한 재원조달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규모가 370조원으로 GDP의 27%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지하경제를 어떻게 추적해서 과세할 것인가가 문제다. 지출구조조정도 사회간접자본(SOC) 등 선거와 밀접한 부분들은 벌써부터 여권에서 조차도 반발이 나오는 등 쉽지 않을 전망이다.앞으로 복지재원 135조원 조달에 험로가 예상된다. 크게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복지혜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복지혜택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복지제도 실시를 위해 부득이 다소간의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천문학적인 재원이 소요되는 복지국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헝클어지고 왜곡된 조세체계를 바로잡아 나가는 정공법이 필요하다. 1% 대 99% 식의 대립적인 접근으로는 사회통합만 저해할 뿐 재원부족으로 남유럽처럼 되기 십상이다. 우선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의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약 2500만명의 경제활동인구가 있는데 과세대상근로자는 1500만명 정도다. 이 중 약 590만명 정도는 세금 한푼 내지 않고 있다. 납세자 중에서도 0.1%가 20%, 11%가 84%의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 이런 구조로는 막대한 복지재원 조달이 안된다.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국민개세주의 확립이 필요하다.
세금탈루율이 37%나 된다는 고소득층 전문직 자영업자들의 과세강화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울러 전체 530여 만명의 사업등록자 중 3분의 1인 180여 만명이 간이사업자인데 이 간이사업자 중 80%가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소득탈루가 없는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부동산거품기에 도입된 종합부동산세, 양도세중과제도 등 각종 징벌적 부동산세제도 정상화해야 한다. 취득세 감면으로 줄어들 지방세수 보전을 위해 종합부동산세도 올리고 양도세도 올리면 거래도 안되는 가운데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이 대부분인 소유주들이 울며겨자먹기로 세금만 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취득세 감면효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부동산경기가 살아나지 않음은 물론이다. 지하경제 양성화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런 연후에도 재원이 부족하면 지방소득세율을 올리는 등의 대책을 해도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소통과 더불어 탈정치적인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ㆍ아시아금융학회장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