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창업 성공모델 이스라엘은…
총 벤처기업 8300여개…전체 고용의 10% 담당
벤처캐피털ㆍ정부 매칭 지원… 엄격한 기업평가
한국, 자금조달에 그쳐…벤처생태계 육성 과제
총 벤처기업 8300여개…전체 고용의 10% 담당
벤처캐피털ㆍ정부 매칭 지원… 엄격한 기업평가
한국, 자금조달에 그쳐…벤처생태계 육성 과제
■ 창업국가 만들자
인구 759만 명(한국의 약 6%), 면적 2만㎢(한국의 약 20%). 작은 나라 이스라엘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3만4000달러로 한국(2만3679달러)보다 높다. 1948년 건국 직후 아랍 연맹과의 전쟁을 치르고, 보유 자원이 없는 척박한 땅에서 어떤 기적이 일어난 것일까? 전 세계는 오래 전부터 `이스라엘의 기적'에 주목해 왔다.
고용 없는 성장으로 청년 실업률이 극심한 국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성장 엔진은 바로 `벤처'다. 이스라엘은 총 벤처기업 8300여 개, 벤처캐피털 760여 개로 `창업 대국'이라 불린다. 이들 벤처 기업은 전체 이스라엘 수출의 절반과 전체 고용의 10%를 담당한다.
◇벤처하기 좋은 나라 이스라엘=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거듭나기까지 정부가 주도한 정책은 △인큐베이터 프로그램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벤처캐피털 시스템 △R&D(연구ㆍ개발) 평가 시스템 등 크게 4가지다.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은 신생 벤처 기업이 자리잡을 때까지 2년 간 돕는 정책이다. 인가 받은 벤처의 프로젝트는 예산의 85%를 연구개발 자금으로 제공하고, 연구시설 뿐만 아니라 경영과 마케팅도 함께 지원한다. 현재 이스라엘 전역에 걸쳐 26개의 인큐베이터에 약 200개의 프로젝트가 가동중에 있다.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입주를 희망하는 벤처 기업에게 사무 공간을 제공하거나 보육료를 지급하는 단순한 인큐베이터를 넘어 예비 창업가 및 초기 벤처기업과의 완전한 파트너십을 의미한다. 3∼6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예비 창업가를 대상으로 멘토링, 창업 아이디어, 창업 제반 행정 서비스, 법률 서비스, 투자자 연계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치 슈퍼스타K나 K팝 스타처럼 가능성 있는 벤처를 적극 양성하는 정책이다.
자본이나 담보 능력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출발하는 벤처기업인들에게 자금 조달을 해결해주기 위해 설립한 정부 주도의 벤처캐피털은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스라엘의 정책이다.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자금은 벤처캐피털과 정부가 60대 40 매칭 방식으로 지원된다. 투자를 받은 기업은 경영에 실패해도 정부에 투자금을 갚을 필요가 없다.
이스라엘의 산업통상노동부 산하 수석과학관실(OCS)이 기술 연구자들의 프로젝트를 평가해 국가 차원에서의 기술의 중요성과 민간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정도를 따져 적합한 지원을 하는 정책이다. 총 3단계의 평가 절차를 거치는데 1단계 전문가 평가의 경우, 3∼4년마다 공모를 통해 100∼150여명의 전문 평가단을 구성하고 이해 관계에 따라 평가 결과를 왜곡시키지 못하도록 엄격한 기준과 전문가 직업윤리에 대해 강조하는 등 치밀하게 운영을 하고 있다.
◇한국의 벤처캐피탈 산업, 무엇이 문제일까=그렇다면 벤처 생태계를 살려야 한다고 수 년 전부터 목소리를 높여왔던 한국은 어떨까? 한국의 벤처도 한때 잘나갔다. 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을 선도하며 벤처 붐이 일었고, 웬만한 기획안을 들이밀면 벤처캐피탈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호시절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IT부문의 거품이 붕괴됐고 한국의 벤처캐피탈 시장도 긴 쇠퇴기에 접어들게 된다. 2000년 150개사에 달했던 창업투자회사는 2005년 102개 사로 감소한다.
지난 수년 간 한국 정부 역시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나섰다. 창업보육센터의 신규 확장 건립이나 운영, 입주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38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5월에는 엑셀러레이터 4곳을 선정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1대1 매칭 투자 형식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2006년에는 벤처캐피털 조달 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해 한국벤처투자주식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예컨대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부문에서 기업 공개 금액은 2010년부터 회복세를 띄고 있으나 기업공개 건수는 2002년 153개사에서 2003년 71개사로 감소한 이후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결성과 신규투자 금액이 2008년부터 증가했지만, 기업공개건수와 금액이 늘지 않고 있어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벤처생태계의 내실화 촉진을 위한 정책연구'를 통해 한국과 이스라엘 모두 벤처캐피털이 정부 주도로 발전됐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한국의 벤처캐피털 육성정책은 자금 조달에만 집중돼 있다는 맹점을 지적한다. 이스라엘은 벤처캐피털 자금의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정부가 자금을 공급했지만, 국내의 경우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데도 자금을 투입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
그 결과 금융 관련 전문 인력이 벤처캐피털 산업으로 진출했지만, 기업가 정신과 기술 전문지식, 그리고 마케팅과 경영지원을 동시에 갖춘 인력이 벤처캐피털 산업으로 옮겨가는 것은 실패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인구 759만 명(한국의 약 6%), 면적 2만㎢(한국의 약 20%). 작은 나라 이스라엘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3만4000달러로 한국(2만3679달러)보다 높다. 1948년 건국 직후 아랍 연맹과의 전쟁을 치르고, 보유 자원이 없는 척박한 땅에서 어떤 기적이 일어난 것일까? 전 세계는 오래 전부터 `이스라엘의 기적'에 주목해 왔다.
고용 없는 성장으로 청년 실업률이 극심한 국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성장 엔진은 바로 `벤처'다. 이스라엘은 총 벤처기업 8300여 개, 벤처캐피털 760여 개로 `창업 대국'이라 불린다. 이들 벤처 기업은 전체 이스라엘 수출의 절반과 전체 고용의 10%를 담당한다.
◇벤처하기 좋은 나라 이스라엘=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거듭나기까지 정부가 주도한 정책은 △인큐베이터 프로그램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벤처캐피털 시스템 △R&D(연구ㆍ개발) 평가 시스템 등 크게 4가지다.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은 신생 벤처 기업이 자리잡을 때까지 2년 간 돕는 정책이다. 인가 받은 벤처의 프로젝트는 예산의 85%를 연구개발 자금으로 제공하고, 연구시설 뿐만 아니라 경영과 마케팅도 함께 지원한다. 현재 이스라엘 전역에 걸쳐 26개의 인큐베이터에 약 200개의 프로젝트가 가동중에 있다.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입주를 희망하는 벤처 기업에게 사무 공간을 제공하거나 보육료를 지급하는 단순한 인큐베이터를 넘어 예비 창업가 및 초기 벤처기업과의 완전한 파트너십을 의미한다. 3∼6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예비 창업가를 대상으로 멘토링, 창업 아이디어, 창업 제반 행정 서비스, 법률 서비스, 투자자 연계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치 슈퍼스타K나 K팝 스타처럼 가능성 있는 벤처를 적극 양성하는 정책이다.
자본이나 담보 능력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출발하는 벤처기업인들에게 자금 조달을 해결해주기 위해 설립한 정부 주도의 벤처캐피털은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스라엘의 정책이다.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자금은 벤처캐피털과 정부가 60대 40 매칭 방식으로 지원된다. 투자를 받은 기업은 경영에 실패해도 정부에 투자금을 갚을 필요가 없다.
이스라엘의 산업통상노동부 산하 수석과학관실(OCS)이 기술 연구자들의 프로젝트를 평가해 국가 차원에서의 기술의 중요성과 민간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정도를 따져 적합한 지원을 하는 정책이다. 총 3단계의 평가 절차를 거치는데 1단계 전문가 평가의 경우, 3∼4년마다 공모를 통해 100∼150여명의 전문 평가단을 구성하고 이해 관계에 따라 평가 결과를 왜곡시키지 못하도록 엄격한 기준과 전문가 직업윤리에 대해 강조하는 등 치밀하게 운영을 하고 있다.
◇한국의 벤처캐피탈 산업, 무엇이 문제일까=그렇다면 벤처 생태계를 살려야 한다고 수 년 전부터 목소리를 높여왔던 한국은 어떨까? 한국의 벤처도 한때 잘나갔다. 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을 선도하며 벤처 붐이 일었고, 웬만한 기획안을 들이밀면 벤처캐피탈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호시절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2000년에 들어서면서 글로벌 IT부문의 거품이 붕괴됐고 한국의 벤처캐피탈 시장도 긴 쇠퇴기에 접어들게 된다. 2000년 150개사에 달했던 창업투자회사는 2005년 102개 사로 감소한다.
지난 수년 간 한국 정부 역시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나섰다. 창업보육센터의 신규 확장 건립이나 운영, 입주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38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5월에는 엑셀러레이터 4곳을 선정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1대1 매칭 투자 형식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2006년에는 벤처캐피털 조달 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해 한국벤처투자주식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예컨대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부문에서 기업 공개 금액은 2010년부터 회복세를 띄고 있으나 기업공개 건수는 2002년 153개사에서 2003년 71개사로 감소한 이후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결성과 신규투자 금액이 2008년부터 증가했지만, 기업공개건수와 금액이 늘지 않고 있어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벤처생태계의 내실화 촉진을 위한 정책연구'를 통해 한국과 이스라엘 모두 벤처캐피털이 정부 주도로 발전됐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한국의 벤처캐피털 육성정책은 자금 조달에만 집중돼 있다는 맹점을 지적한다. 이스라엘은 벤처캐피털 자금의 수요가 커진 상황에서 정부가 자금을 공급했지만, 국내의 경우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데도 자금을 투입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
그 결과 금융 관련 전문 인력이 벤처캐피털 산업으로 진출했지만, 기업가 정신과 기술 전문지식, 그리고 마케팅과 경영지원을 동시에 갖춘 인력이 벤처캐피털 산업으로 옮겨가는 것은 실패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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