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폐지되고 그 기능이 지식경제부ㆍ문화체육관광부ㆍ방송통신위원회로 분산돼 정보기술(IT) 위상이 국제적으로 떨어졌다는 비판이 많다. MB정부가 대(大)부처 위주로 조직을 바꾼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부처 수를 줄이려 하다 보니 거대 부처들을 합치면서 몸집만 불어난 공룡부처가 만들어졌다. 물리적 통합은 했지만, 화학적 융합을 이루지 못했다. 정통부의 IT기능을 지경부 등에 통합한 것이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지경부에서 옛 산업자원부와 정통부의 공무원들이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고 있다. 공무원들은 정권이 바뀌면 조직이 또 바뀔 테니, 화학적 융합을 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또 다른 문제는 정보통신기술(ICT) 대연합 사례에서 보듯이 해체된 부처가 다시 그들만의 왕국을 재건하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IT를 넘어 ICT생태계 거버넌스 논의가 나온다. 시장이 디지털 콘텐츠부터 플랫폼ㆍ네트워크ㆍ단말기까지 서로 융합하는 생태계, 일명 C-P-N-D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중심의 ICT생태계 주장은 C-P-N-D 부문의 유기적 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인터넷 상의 플랫폼(P)을 통한 콘텐츠(C) 제공을 강조하고 있다. IT 조직차원의 통합에만 치중함으로써 콘텐츠(C) 경쟁력의 원천과 핵심 속성인 창작자나 창조물 등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
싸이의 성공은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이다. 엄청 빠른 속도의 인터넷, 즉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1000만원 상당의 한정판 아이패드(iPAD), 즉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이렇게 훌륭한 기기를 갖고 있더라도 좋은 콘텐츠가 없다면 별 효용이 없을 것이다.
IT 1단계 수준에서는 옛 정통부가 IT산업 그 자체의 발전을 위해서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IT 융합단계에서는 정통부 단독 부처 논의는 정부부처 간의 네트워크 체계에서 많은 갈등을 야기하게 되며, 이는 정보사회를 넘어 문화와 창조의 시대를 지향해야 하는 현재의 시대적 패러다임과 일치하지 않는다.
흔히 애플의 성공요인 중 하나로 인문학과 IT의 절묘한 융합을 드는데, 만일 문화부에서 담당해오던 콘텐츠 기능이 다른 부처로 흡수된다면, C-P-N-D에서 콘텐츠(C) 부문은 상대적으로 약화되어 버리고 P-N-D 부문의 하드웨어적인 측면만 부각될 수도 있다. 여성가족부가 싸이의 노래 `라잇 나우'를 인생은 독한 술이라는 가사 등의 이유로 19금 조치했다 해지한 것은 저작권ㆍ콘텐츠의 창조와 유통에 불필요한 규제 정책을 남발한 사례다. 또한 신문ㆍTV 같은 미디어의 경우 콘텐츠 유통의 중요한 매체인데, 종합편성 사례에서 여실히 드러난 바와 같이 차별화된 콘텐츠가 부족한 경우 미디어의 시청률은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마도 C-P-N-D ICT 생태계를 모두 전담하는 독임제 부처가 신설된다면, 수많은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즐기고, 또한 행복해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같은 콘텐츠를 엘리베이터 장면 같은 일부 내용 때문에 저질이라고 규제할 지도 모른다. 문화에 대해 문외한인 독임부처가 콘텐츠까지 관장할 경우 C-P-N-D 생태계가 아니라 c-P-N-D 생태계로 전락될 우려가 다분하다. 이런 c(small c)-P-N-D ICT 생태계를 모두 전담하는 독임제 부처보다는 ICCT(Information, Communication, Contents, Technology) 생태계를 총괄하는 부처가 필요하다. 만일 ICCT 생태계를 총괄하는 부처로 통폐합되지 않을 바에는 콘텐츠 영역은 현행대로 문화부에서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정통부 관련 정책 기능은 과학기술정보부 혹은 문화미디어부로 과기부나 문화부와 통합하는 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과학기술은 장기적이고 정보통신은 급변하는 환경에 단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과기정보부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을 합치는 안보다는, 업무상의 기능 중복이 많은 문화와 정보통신의 통합이 차라리 바람직하다. 문화와 정보통신기술 기능을 융합하여 문화미디어부 혹은 미디어문화부로 하는 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거대 부처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관광 등은 청으로 내청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보사회를 넘어 문화와 창조의 시대에 문화력과 정보력이 국력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키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최창현 관동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조직학회장
또 다른 문제는 정보통신기술(ICT) 대연합 사례에서 보듯이 해체된 부처가 다시 그들만의 왕국을 재건하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IT를 넘어 ICT생태계 거버넌스 논의가 나온다. 시장이 디지털 콘텐츠부터 플랫폼ㆍ네트워크ㆍ단말기까지 서로 융합하는 생태계, 일명 C-P-N-D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중심의 ICT생태계 주장은 C-P-N-D 부문의 유기적 통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인터넷 상의 플랫폼(P)을 통한 콘텐츠(C) 제공을 강조하고 있다. IT 조직차원의 통합에만 치중함으로써 콘텐츠(C) 경쟁력의 원천과 핵심 속성인 창작자나 창조물 등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
싸이의 성공은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이다. 엄청 빠른 속도의 인터넷, 즉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1000만원 상당의 한정판 아이패드(iPAD), 즉 디바이스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이렇게 훌륭한 기기를 갖고 있더라도 좋은 콘텐츠가 없다면 별 효용이 없을 것이다.
IT 1단계 수준에서는 옛 정통부가 IT산업 그 자체의 발전을 위해서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IT 융합단계에서는 정통부 단독 부처 논의는 정부부처 간의 네트워크 체계에서 많은 갈등을 야기하게 되며, 이는 정보사회를 넘어 문화와 창조의 시대를 지향해야 하는 현재의 시대적 패러다임과 일치하지 않는다.
흔히 애플의 성공요인 중 하나로 인문학과 IT의 절묘한 융합을 드는데, 만일 문화부에서 담당해오던 콘텐츠 기능이 다른 부처로 흡수된다면, C-P-N-D에서 콘텐츠(C) 부문은 상대적으로 약화되어 버리고 P-N-D 부문의 하드웨어적인 측면만 부각될 수도 있다. 여성가족부가 싸이의 노래 `라잇 나우'를 인생은 독한 술이라는 가사 등의 이유로 19금 조치했다 해지한 것은 저작권ㆍ콘텐츠의 창조와 유통에 불필요한 규제 정책을 남발한 사례다. 또한 신문ㆍTV 같은 미디어의 경우 콘텐츠 유통의 중요한 매체인데, 종합편성 사례에서 여실히 드러난 바와 같이 차별화된 콘텐츠가 부족한 경우 미디어의 시청률은 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마도 C-P-N-D ICT 생태계를 모두 전담하는 독임제 부처가 신설된다면, 수많은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즐기고, 또한 행복해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같은 콘텐츠를 엘리베이터 장면 같은 일부 내용 때문에 저질이라고 규제할 지도 모른다. 문화에 대해 문외한인 독임부처가 콘텐츠까지 관장할 경우 C-P-N-D 생태계가 아니라 c-P-N-D 생태계로 전락될 우려가 다분하다. 이런 c(small c)-P-N-D ICT 생태계를 모두 전담하는 독임제 부처보다는 ICCT(Information, Communication, Contents, Technology) 생태계를 총괄하는 부처가 필요하다. 만일 ICCT 생태계를 총괄하는 부처로 통폐합되지 않을 바에는 콘텐츠 영역은 현행대로 문화부에서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정통부 관련 정책 기능은 과학기술정보부 혹은 문화미디어부로 과기부나 문화부와 통합하는 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과학기술은 장기적이고 정보통신은 급변하는 환경에 단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과기정보부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을 합치는 안보다는, 업무상의 기능 중복이 많은 문화와 정보통신의 통합이 차라리 바람직하다. 문화와 정보통신기술 기능을 융합하여 문화미디어부 혹은 미디어문화부로 하는 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거대 부처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관광 등은 청으로 내청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보사회를 넘어 문화와 창조의 시대에 문화력과 정보력이 국력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부총리급으로 격상시키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최창현 관동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조직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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