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시베리아 등 북부권역서 번식
겨울 혹한기 생존위해 스스로 이동
겨울 혹한기 생존위해 스스로 이동
모든 야생 생물은 환경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일생을 가꾸어 간다. 새들도 알로 태어나 어미 슬하에서 자라고 그 해 둥지를 떠나 독립된 개체로 살아간다. 그리고 먹이가 부족해지는 가을부터 서서히 이동 준비를 한다.
새들은 대개 텃새가 아니면 지구의 북부권역에서 번식한다. 예를 들어 겨울철 혹한 지역으로 알려진 시베리아 지역은 일조시간이 길고 기온이 높으며 수많은 다년생 꽃과 이들의 꿀을 먹고 사는 곤충들이 풍부한 곳이다. 또한 천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개활지의 특성도 번식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래서 적도 아래 호주에서 출발한 도요물떼새들이 우리나라를 거쳐 시베리아 습지를 찾아간다.
9월의 북부지역은 급속히 추워진다. 식물은 열매를 맺고 서서히 퇴장을 준비하며, 곤충도 어느새 사라지면서 새들의 먹이는 급속히 줄어든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어린 개체나 암컷을 제외하고 튼튼한 일부 어른 수컷만 북부권역에 남아 월동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독수리들은 몽골의 매서운 추위와 먹이 부족을 피해 날아온 어린 개체들이 대부분이다. 새들은 이동하기 전에 몸을 만들기 시작한다. 긴 여행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몸 전체 피하지방에 축적한다. 지방은 1g당 에너지양이 단백질이나 탄수화물보다 높은 만큼 분해되기 쉽도록 불포화지방산의 형태로 축적한다. 장거리 이동을 하는 도요새의 경우 체중의 2배를 축적해 편도 1만㎞를 이동한다. 이동시기 새들의 비행속도는 작은 새의 경우 시속 32∼48㎞, 오리류는 60㎞, 갈매기류는 40㎞, 고니류는 70㎞로 알려져 있다. 최대 비행고도는 작은 새의 경우 900m, 오리류는 2500m, 황새류는 6000m, 두루미류는 7000m 정도다.
새들은 이동하면서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극심한 환경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이동이 본능에 기인했는지 학습에 따른 것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한 조류학자는 영국 바다새의 집단번식지에서 함께 번식하는 재갈매기류 텃새(Larus argentatus)와 이동철새(Larus fuscus)의 둥지 속 새끼를 바꿔서 이들의 이동행태를 파악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두 종의 새끼새는 자라서 모두 이동했다.
원래 텃새였던 새는 부모새를 따라서 이동했고, 원래 이동철새는 이동시기에 맞춰 스스로 이동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새들의 이동행태가 본능인지 학습인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본능과 학습이 함께 작용함을 알 수 있다.
5년만에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여름이 길고 가을이 짧다고 하는데, 아마 한여름의 폭염만큼 뜨거운 선거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이합집산하는 철새정치인들의 대이동이 일어날 것이다. 여기서 쓰이는 `철새'라는 말은 자신의 신념과 의지, 목숨을 거는 도전을 하는 진정한 철새와 반대되는 의미로 사용된다. 모순되는 말의 의미는 되도록 사라져야 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라면 철새의 의미를 한번 더 되새겨 봤으면 한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 사진설명 :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독수리들. 대부분 번식을 하지 않은 어린 개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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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대개 텃새가 아니면 지구의 북부권역에서 번식한다. 예를 들어 겨울철 혹한 지역으로 알려진 시베리아 지역은 일조시간이 길고 기온이 높으며 수많은 다년생 꽃과 이들의 꿀을 먹고 사는 곤충들이 풍부한 곳이다. 또한 천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개활지의 특성도 번식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래서 적도 아래 호주에서 출발한 도요물떼새들이 우리나라를 거쳐 시베리아 습지를 찾아간다.
9월의 북부지역은 급속히 추워진다. 식물은 열매를 맺고 서서히 퇴장을 준비하며, 곤충도 어느새 사라지면서 새들의 먹이는 급속히 줄어든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어린 개체나 암컷을 제외하고 튼튼한 일부 어른 수컷만 북부권역에 남아 월동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독수리들은 몽골의 매서운 추위와 먹이 부족을 피해 날아온 어린 개체들이 대부분이다. 새들은 이동하기 전에 몸을 만들기 시작한다. 긴 여행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몸 전체 피하지방에 축적한다. 지방은 1g당 에너지양이 단백질이나 탄수화물보다 높은 만큼 분해되기 쉽도록 불포화지방산의 형태로 축적한다. 장거리 이동을 하는 도요새의 경우 체중의 2배를 축적해 편도 1만㎞를 이동한다. 이동시기 새들의 비행속도는 작은 새의 경우 시속 32∼48㎞, 오리류는 60㎞, 갈매기류는 40㎞, 고니류는 70㎞로 알려져 있다. 최대 비행고도는 작은 새의 경우 900m, 오리류는 2500m, 황새류는 6000m, 두루미류는 7000m 정도다.
새들은 이동하면서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극심한 환경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이동이 본능에 기인했는지 학습에 따른 것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한 조류학자는 영국 바다새의 집단번식지에서 함께 번식하는 재갈매기류 텃새(Larus argentatus)와 이동철새(Larus fuscus)의 둥지 속 새끼를 바꿔서 이들의 이동행태를 파악하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두 종의 새끼새는 자라서 모두 이동했다.
원래 텃새였던 새는 부모새를 따라서 이동했고, 원래 이동철새는 이동시기에 맞춰 스스로 이동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새들의 이동행태가 본능인지 학습인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본능과 학습이 함께 작용함을 알 수 있다.
5년만에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여름이 길고 가을이 짧다고 하는데, 아마 한여름의 폭염만큼 뜨거운 선거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이합집산하는 철새정치인들의 대이동이 일어날 것이다. 여기서 쓰이는 `철새'라는 말은 자신의 신념과 의지, 목숨을 거는 도전을 하는 진정한 철새와 반대되는 의미로 사용된다. 모순되는 말의 의미는 되도록 사라져야 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라면 철새의 의미를 한번 더 되새겨 봤으면 한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 사진설명 :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독수리들. 대부분 번식을 하지 않은 어린 개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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