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초 선호 김 양식장서 관찰
■ 지구는 살아있다-흑기러기
섬진강은 우리나라 5대 강 중 유일하게 댐과 하구가 없다. 지금은 북쪽 지역에서 섬진강으로 가려면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경유하고 다시 진주에서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해 순천 방면으로 얼마가지 않으면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몇 해 전만 해도 대전에서 전주로 가서 남원을 거쳐 구례, 하동 쪽으로 강변국도를 이용하는 게 가장 좋았다. 지금도 아름다운 섬진강의 제 모습을 보기에는 남원에서 구례, 하동으로 가는 이 국도가 가장 좋다. 사시사철 섬진강의 변화를 가장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봄철 햇살을 받은 강의 물결과 은빛 모래사장은 일품이다.
섬진강 하면 재첩을 꼽는다. 강변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많은 재첩 원조집을 만날 수 있다. 상당수는 중국산으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명맥은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 하구의 특징은 넓은 모래사구이다. 가늘고 부드러운 모래를 밀고 내려와 바다에 그냥 내려놓으면서 퇴적돼 형성되는 것인데 해양생물이나 새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섬진강 하구는 서해안의 갯벌과 달리 모래와 진흙이 섞여 있는 모래사주가 특징이다. 물길이 강해서인지 바다를 만나면서 모래사구가 바로 형성되지 않고 바다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다. 바로 이 지역에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325-2호인 흑기러기(사진)가 월동한다.
흑기러기는 무리 지어 생활하는데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다른 기러기와 달리 바다에서 생활하고 암수의 형태를 구별하기 어렵다. 몸은 전체적으로 검은색이고 목에 초승달 모양의 흰색 무늬가 있고 배는 흰색이다. 물 위에서는 한 줄로 이어져 이동하고 머리와 목이 `ㄱ'자 형태여서 구별하기가 쉽다.
흑기러기는 동북아시아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데 가장 큰 월동지는 일본 북해도 북쪽 끝 부분의 동쪽 작은 모래사구이다. 여기에서는 12월까지 최대 2000개체 이상이 월동한다. 12월 이후 북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때문에 흑기러기 무리가 남하하면서 일본 전역과 중국, 한국 해안으로 흩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도 12월 이후 남해안에서 작은 규모의 무리가 발견된다. 해초를 좋아해 김 양식장 주변에서 많이 관찰되는데 보통 20∼30마리 정도다. 섬진강 하구에는 약 120마리가 규칙적으로 찾아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개체가 월동하는 지역이다.
바다에 사는 흑기러기는 보기도 어렵지만 그만큼 생태학적 자료도 빈약하다. 지난 1995년 일본 학자들과 필자가 부산 낙동강에서 군산까지 15박16일을 조사했지만 단 2마리만 관찰할 정도였다. 그래도 섬진강 하구에 가면 흑기러기를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 좋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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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은 우리나라 5대 강 중 유일하게 댐과 하구가 없다. 지금은 북쪽 지역에서 섬진강으로 가려면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경유하고 다시 진주에서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해 순천 방면으로 얼마가지 않으면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몇 해 전만 해도 대전에서 전주로 가서 남원을 거쳐 구례, 하동 쪽으로 강변국도를 이용하는 게 가장 좋았다. 지금도 아름다운 섬진강의 제 모습을 보기에는 남원에서 구례, 하동으로 가는 이 국도가 가장 좋다. 사시사철 섬진강의 변화를 가장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봄철 햇살을 받은 강의 물결과 은빛 모래사장은 일품이다.
섬진강 하면 재첩을 꼽는다. 강변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많은 재첩 원조집을 만날 수 있다. 상당수는 중국산으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명맥은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 하구의 특징은 넓은 모래사구이다. 가늘고 부드러운 모래를 밀고 내려와 바다에 그냥 내려놓으면서 퇴적돼 형성되는 것인데 해양생물이나 새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섬진강 하구는 서해안의 갯벌과 달리 모래와 진흙이 섞여 있는 모래사주가 특징이다. 물길이 강해서인지 바다를 만나면서 모래사구가 바로 형성되지 않고 바다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다. 바로 이 지역에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천연기념물 325-2호인 흑기러기(사진)가 월동한다.
흑기러기는 무리 지어 생활하는데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다른 기러기와 달리 바다에서 생활하고 암수의 형태를 구별하기 어렵다. 몸은 전체적으로 검은색이고 목에 초승달 모양의 흰색 무늬가 있고 배는 흰색이다. 물 위에서는 한 줄로 이어져 이동하고 머리와 목이 `ㄱ'자 형태여서 구별하기가 쉽다.
흑기러기는 동북아시아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데 가장 큰 월동지는 일본 북해도 북쪽 끝 부분의 동쪽 작은 모래사구이다. 여기에서는 12월까지 최대 2000개체 이상이 월동한다. 12월 이후 북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 때문에 흑기러기 무리가 남하하면서 일본 전역과 중국, 한국 해안으로 흩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서도 12월 이후 남해안에서 작은 규모의 무리가 발견된다. 해초를 좋아해 김 양식장 주변에서 많이 관찰되는데 보통 20∼30마리 정도다. 섬진강 하구에는 약 120마리가 규칙적으로 찾아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개체가 월동하는 지역이다.
바다에 사는 흑기러기는 보기도 어렵지만 그만큼 생태학적 자료도 빈약하다. 지난 1995년 일본 학자들과 필자가 부산 낙동강에서 군산까지 15박16일을 조사했지만 단 2마리만 관찰할 정도였다. 그래도 섬진강 하구에 가면 흑기러기를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 좋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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