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통신비 인하 압박 도넘친다

여야, TF팀ㆍ소위원회 구성 전방위 공세
이통사, 매출ㆍ영업이익 급감속 또 긴장
IT선순환 생태계구조 파괴 우려감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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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에서 여야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통신비 인하를 추진하기 위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포퓰리즘식 요금 인하 압박에 관련업계는 IT선순환구조의 생태계가 아예 파괴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하고 있다. 갈수록 매출과 영업이익은 떨어지고 주식가치 역시 수년전에 비해 반토막이 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8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통합당은 19대 총선 공약 중 하나였던 통신비 인하를 추진하기 위해 민생안정본부 산하에 가계통신비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민생안정본부장은 박지원 원내대표가 맡으며 간사는 변재일 의원, 가계통신비소위원장은 우상호 당선자가 각각 담당하기로 했다.

가계통신비 소위는 당초 5월 중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를 연기, 실효성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설문조사 등을 거치는 등 광범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안정상 전문위원은 "19대 국회 활동이 시작되면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한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 방송통신위원회 및 통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가입비와 기본료, SMS(문자메시지) 요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공용와이파이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한편, 마케팅비 가이드라인 위반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민주통합당의 공약에는 (가칭)통신요금조정협의회를 구성해 이용자가 공감하는 통신요금을 도출하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새누리당도 지난달 말 19대 총선에서 발표한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100%국민행복실천본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통신비 인하방안을 제시할 전망이다. TF 본부장은 이주영 정책위 의장이 맡는다. 가계통신비를 구체적으로 지칭해 소위를 구성한 민주통합당과는 달리 새누리당은 `미래희망약속' 분야의 사회문화팀에서 통신비 인하 공약을 총괄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통신비 인하 공략중 이미 상당 부분이 실행에 옮겨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새누리당 서미경 전문위원은 "LTE 무제한 요금제 공약은 이동통신사들이 LTE 데이터 제공 용량을 확대하면서 어느 정도 달성됐으며 보조금을 받지 않는 단말기에 대한 요금 인하는 블랙리스트(단말기 자급제)용 요금제가 출시되면서 실현됐다"고 평가했다. 새누리당은 추가 공약인 이동통신사간 접속료 인하 등으로 음성통화 요금을 20% 인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서 위원은 "이통사들이 VoLTE(Voice over LTE)를 도입하면 요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이처럼 여야 정치권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이해 당사자인 통신 3사는 물론 ICT(정보통신기술) 업계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통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시행된 기본료 1000원 인하의 여파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요금 인하 압박이 다시 구체화되면서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연결 순이익은 각각 26.4%, 39.8%나 감소했다. 지난해 실시한 요금 인하가 이익 급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황은 KT와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KT의 무선 분야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전 세계적으로 정부나 정치권이 시도 때도 없이 통신비 인하를 반 강제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특히 연말 대선에 또 단골메뉴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태로 가면 IT선순환구조가 무너져, `IT코리아'는 먼 옛날 얘기가 될 것"이라고 절박함을 토로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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