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흐르는 비옥한 용암지대
편안한 잠자리ㆍ풍부한 먹이 환경
편안한 잠자리ㆍ풍부한 먹이 환경
2011년 연말 한 방송사에서 우리나라 대표적 겨울철새인 철원군의 두루미를 방영한 바 있다. 출연자들이 경계심 강한 두루미 4가족을 찍기 위해 위장막과 낮은 포복으로 미션 수행하는 모습과, 겨울철 신비로운 철원군과 평화롭게 먹이를 찾는 두루미들의 풍경은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이다.
철원군은 현무암 용암지대로 땅이 비옥하고 강원도 최대 곡창지대인 철원평야가 있다. 궁예의 나라 `태봉`의 도읍지로서 분단 전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살았다. 수량이 많은 한탄강과 용암지대는 두루미에게 잠자리와 먹이터를 제공하고, 한국전쟁 이후 불가피하게 만들어진 비무장지역과 민간인 통제구역선 안에 사람의 출입이 제한되면서 두루미가 편안하게 머물 수 있게 되었다.
두루미는 동아시아에서 번식하고 월동하며, 세계에 2600∼2800마리가 살고 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서는 심각한 멸종위기 종으로 `두루미의 날'(3월7일)까지 정해 보호하고 있을 정도다.
대표적 번식지는 러시아와 중국, 몽골 지역으로 한카호수, 중국의 자룽습지와 몽골에 이르는 아무르강의 범람원 지역이다. 두루미 1쌍은 갈대와 사초 군락으로 형성된 습지 평야에서 2마리의 새끼를 키워서 그 해 겨울 한국의 철원군, 연천군, 한강하구, 강화군의 갯벌에 찾아온다.
두루미는 키 140∼160㎝, 날개길이 240㎝로 몸집이 커서 경계심이 강하다. 주로 논이나 여울이 발달한 하천에서 떨어진 낱알, 율무, 수서생물 등을 좋아하며 다양한 지형과 식생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을 좋아한다. 또한 저녁에는 얼지 않고 여울이 발달한 강에서 잠자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철원군과 이웃한 연천군의 임진강 상류를 겨울철 보금자리로 주로 이용한다.
하얀 눈밭이나 검은 갯벌에서 거니는 두루미의 하얀 몸과 검은 날개선은 인간에게 많은 영감을 제공했다. 두루미를 다른 말로 `학`이라 부르면서 선비의 이미지와 중첩시켜 왔다. 옛날 덕망 높은 선비들이 입었던 `학창의`는 두루미의 고고한 모습을 보고 디자인한 것이다.
고요한 겨울철 동틀 무렵의 우렁찬 두루미 소리 `뚜루루뚜루루`로 인해 왜 `두루미`라고 부르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다른 이름인 크레인(영어-Crane), 그루스(라틴어-Grus), 쯔루(일본어-tsuru)도 모두 울음소리 때문에 붙여졌다. 번식지로 돌아가기 앞서 펼치는 두루미의 춤은 소리와 함께 치유와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우리의 학춤이 다소 정적인 춤으로 보여지지만 학춤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는 이들의 춤이야말로 자연경관과 어울리면서 역동적이고 수려하다.
그러나 철원군의 두루미 서식지는 갈수록 위협받고 있다. 서식지인 `샘통`은 2009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고, 다른 대체지역도 보호와 개발의 경계에서 위협받고 있다. 아직은 다른 지역보다 개체수가 많다. 다행히 얼마 전에 임진강 상류의 두루미 보호를 위한 관련기관의 상생협약은 늦었지만 두루미 서식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첫걸음이라 생각된다.
두루미는 1박2일을 해야 제대로 볼 수 있는 새다. 두루미는 새벽에 어떠한 인위적인 소리도 없는 고요함과 적막한 새벽을 깨우면서 비상한다. 넓은 철원평야에서 자기 가족과 친구들끼리 일정한 구역에 모여서 먹이를 먹는다. 눈이 내린 하얀 겨울 논은 두루미의 발자국과 먹이를 찾으려는 부리 흔적, 다른 두루미나 기러기와 달리 둥그런 그들의 따뜻한 배설물까지 군계일학의 경관을 보여준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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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군은 현무암 용암지대로 땅이 비옥하고 강원도 최대 곡창지대인 철원평야가 있다. 궁예의 나라 `태봉`의 도읍지로서 분단 전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살았다. 수량이 많은 한탄강과 용암지대는 두루미에게 잠자리와 먹이터를 제공하고, 한국전쟁 이후 불가피하게 만들어진 비무장지역과 민간인 통제구역선 안에 사람의 출입이 제한되면서 두루미가 편안하게 머물 수 있게 되었다.
두루미는 동아시아에서 번식하고 월동하며, 세계에 2600∼2800마리가 살고 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서는 심각한 멸종위기 종으로 `두루미의 날'(3월7일)까지 정해 보호하고 있을 정도다.
대표적 번식지는 러시아와 중국, 몽골 지역으로 한카호수, 중국의 자룽습지와 몽골에 이르는 아무르강의 범람원 지역이다. 두루미 1쌍은 갈대와 사초 군락으로 형성된 습지 평야에서 2마리의 새끼를 키워서 그 해 겨울 한국의 철원군, 연천군, 한강하구, 강화군의 갯벌에 찾아온다.
두루미는 키 140∼160㎝, 날개길이 240㎝로 몸집이 커서 경계심이 강하다. 주로 논이나 여울이 발달한 하천에서 떨어진 낱알, 율무, 수서생물 등을 좋아하며 다양한 지형과 식생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을 좋아한다. 또한 저녁에는 얼지 않고 여울이 발달한 강에서 잠자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철원군과 이웃한 연천군의 임진강 상류를 겨울철 보금자리로 주로 이용한다.
하얀 눈밭이나 검은 갯벌에서 거니는 두루미의 하얀 몸과 검은 날개선은 인간에게 많은 영감을 제공했다. 두루미를 다른 말로 `학`이라 부르면서 선비의 이미지와 중첩시켜 왔다. 옛날 덕망 높은 선비들이 입었던 `학창의`는 두루미의 고고한 모습을 보고 디자인한 것이다.
고요한 겨울철 동틀 무렵의 우렁찬 두루미 소리 `뚜루루뚜루루`로 인해 왜 `두루미`라고 부르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다른 이름인 크레인(영어-Crane), 그루스(라틴어-Grus), 쯔루(일본어-tsuru)도 모두 울음소리 때문에 붙여졌다. 번식지로 돌아가기 앞서 펼치는 두루미의 춤은 소리와 함께 치유와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우리의 학춤이 다소 정적인 춤으로 보여지지만 학춤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는 이들의 춤이야말로 자연경관과 어울리면서 역동적이고 수려하다.
그러나 철원군의 두루미 서식지는 갈수록 위협받고 있다. 서식지인 `샘통`은 2009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고, 다른 대체지역도 보호와 개발의 경계에서 위협받고 있다. 아직은 다른 지역보다 개체수가 많다. 다행히 얼마 전에 임진강 상류의 두루미 보호를 위한 관련기관의 상생협약은 늦었지만 두루미 서식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첫걸음이라 생각된다.
두루미는 1박2일을 해야 제대로 볼 수 있는 새다. 두루미는 새벽에 어떠한 인위적인 소리도 없는 고요함과 적막한 새벽을 깨우면서 비상한다. 넓은 철원평야에서 자기 가족과 친구들끼리 일정한 구역에 모여서 먹이를 먹는다. 눈이 내린 하얀 겨울 논은 두루미의 발자국과 먹이를 찾으려는 부리 흔적, 다른 두루미나 기러기와 달리 둥그런 그들의 따뜻한 배설물까지 군계일학의 경관을 보여준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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