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중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웹3.0 시대를 호흡하는 방법
황중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최근 영화 `범죄와의 전쟁'이 개봉 2주만에 관객수 250만 명이라는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영화는 한국형 갱스터 무비라는 장르를 띠지만 스토리의 줄기는 80년대라는 마초적 가부장사회에서 최익현이라는 인물이 자신의 온갖 연을 이용, 시대의 굴곡진 삶 속에서 어떻게 가정을 지켜내는가에 맞춰져 있다. 사실 80년대는 치열한 정치적 격동기임과 동시에 몇 대손, 몇 학번, 몇 기 등 혈연, 학연, 지연이라는 사회적 관계들이 개인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던 시대였다. 그 시대를 호흡했던 사람이라면 그런 전통적 관계들로 상처받고 뒤틀렸던 추억들이 저마다 하나씩은 가슴 한 켠에 남아있을 것이다.
30여 년이 지난 2012년, 대놓고 학연을 묻고, 누군가의 이름을 팔아 관계를 맺는 사람들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피가 섞여야 가족'이라던 의식은 조금씩 `함께 사는 사람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까지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의식의 변화는 산업화에 따른 핵가족화가 가장 큰 기여를 했지만 개방과 공유의 가치를 담은 태그와 블로그, 트랙백과 RSS 등과 같은 웹2.0 서비스들의 대중화 또한 일정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개방적 가치들에 의해 사회적 재평가를 받으면서 사람들의 의식 변화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웹2.0 시대로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기존의 사회적 관계의 둘레를 벗어나 웹 세상을 통해 멘토ㆍ멘티가 되기도 하며, 기호와 취미가 비슷하고 꿈이 같다는 이유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스스로 조직화되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항상 연결되어 있는 웹 상의 소통을 통해 정보가 공유되고 사람간의 신뢰관계가 창출되는 새로운 세상을 우리가 살게 된 것이다.
웹의 진화는 더 개인화된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시맨틱 기술을 사용하는 웹이 사용자의 상황을 인식하고, 적합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3.0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여행자가 웹 상에 산재한 여행정보를 직접 찾아 일일이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하는 것이 웹2.0방식이라면, 대강의 휴가일정과 개인의 취향들만 웹에 입력하면 그 스스로 최적의 여행프로그램을 짜고 예약까지 처리해 주는 서비스가 웹3.0의 시대에는 가능해진다. 이미 음성뿐 아니라 사용자의 동작까지 인식하는 기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IBM사의 `왓슨'이라는 슈퍼컴퓨터는 인간의 자연어를 인식하고 처리해 퀴즈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하고, 애플의 시리(Siri)는 사용자의 음성을 인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 비서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삼성도 사용자의 음성과 동작을 인식하는 스마트TV를 최근 출시했다. 이제 웹 기반 디바이스가 사용자의 언행을 인식, 스스로 정보를 처리하고 맞춤형 정보를 서비스하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는 양지와 함께 음지도 만들어 내는 법. 다양한 플랫폼과 웹에 항상 연결되어 있는 현실은 우리를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노출시키고 여과되지 않은 생각과 욕망을 분출하는 부작용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한 분출이 웹으로 연결된 개방화된 시대를 사는 우리의 숙명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역으로 개방과 소통이라는 웹의 긍정적 가치를 죽이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인간 내부엔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뿐 아니라 스스로를 외부로부터 보호하고 싶은 욕망도 강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런 부작용이 웹 세상의 진화라는 대세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산소처럼 들이마시며 살고 있고 우리 자신이 그러한 정보를 가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 시대 최대의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웹의 진화를 둘러싸고 클라우드와 빅 데이터 기술이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아무리 많은 논점들이 존재하더라도 웹이 지닌 유전자는 인간을 통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의 기반 위에 인간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임을 우리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웹의 진화가 가져올 부작용은 최소화시키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상황인식 분야의 혁신적 기술과 사용자 친화적인 소프트웨어들을 개발해 웹 3.0시대라는 영화의 당당한 주연으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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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중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최근 영화 `범죄와의 전쟁'이 개봉 2주만에 관객수 250만 명이라는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영화는 한국형 갱스터 무비라는 장르를 띠지만 스토리의 줄기는 80년대라는 마초적 가부장사회에서 최익현이라는 인물이 자신의 온갖 연을 이용, 시대의 굴곡진 삶 속에서 어떻게 가정을 지켜내는가에 맞춰져 있다. 사실 80년대는 치열한 정치적 격동기임과 동시에 몇 대손, 몇 학번, 몇 기 등 혈연, 학연, 지연이라는 사회적 관계들이 개인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던 시대였다. 그 시대를 호흡했던 사람이라면 그런 전통적 관계들로 상처받고 뒤틀렸던 추억들이 저마다 하나씩은 가슴 한 켠에 남아있을 것이다.
30여 년이 지난 2012년, 대놓고 학연을 묻고, 누군가의 이름을 팔아 관계를 맺는 사람들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피가 섞여야 가족'이라던 의식은 조금씩 `함께 사는 사람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까지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의식의 변화는 산업화에 따른 핵가족화가 가장 큰 기여를 했지만 개방과 공유의 가치를 담은 태그와 블로그, 트랙백과 RSS 등과 같은 웹2.0 서비스들의 대중화 또한 일정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개방적 가치들에 의해 사회적 재평가를 받으면서 사람들의 의식 변화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웹2.0 시대로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기존의 사회적 관계의 둘레를 벗어나 웹 세상을 통해 멘토ㆍ멘티가 되기도 하며, 기호와 취미가 비슷하고 꿈이 같다는 이유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스스로 조직화되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항상 연결되어 있는 웹 상의 소통을 통해 정보가 공유되고 사람간의 신뢰관계가 창출되는 새로운 세상을 우리가 살게 된 것이다.
웹의 진화는 더 개인화된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시맨틱 기술을 사용하는 웹이 사용자의 상황을 인식하고, 적합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3.0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여행자가 웹 상에 산재한 여행정보를 직접 찾아 일일이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하는 것이 웹2.0방식이라면, 대강의 휴가일정과 개인의 취향들만 웹에 입력하면 그 스스로 최적의 여행프로그램을 짜고 예약까지 처리해 주는 서비스가 웹3.0의 시대에는 가능해진다. 이미 음성뿐 아니라 사용자의 동작까지 인식하는 기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IBM사의 `왓슨'이라는 슈퍼컴퓨터는 인간의 자연어를 인식하고 처리해 퀴즈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하고, 애플의 시리(Siri)는 사용자의 음성을 인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 비서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삼성도 사용자의 음성과 동작을 인식하는 스마트TV를 최근 출시했다. 이제 웹 기반 디바이스가 사용자의 언행을 인식, 스스로 정보를 처리하고 맞춤형 정보를 서비스하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는 양지와 함께 음지도 만들어 내는 법. 다양한 플랫폼과 웹에 항상 연결되어 있는 현실은 우리를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노출시키고 여과되지 않은 생각과 욕망을 분출하는 부작용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한 분출이 웹으로 연결된 개방화된 시대를 사는 우리의 숙명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역으로 개방과 소통이라는 웹의 긍정적 가치를 죽이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인간 내부엔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뿐 아니라 스스로를 외부로부터 보호하고 싶은 욕망도 강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런 부작용이 웹 세상의 진화라는 대세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를 산소처럼 들이마시며 살고 있고 우리 자신이 그러한 정보를 가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 시대 최대의 수혜자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웹의 진화를 둘러싸고 클라우드와 빅 데이터 기술이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아무리 많은 논점들이 존재하더라도 웹이 지닌 유전자는 인간을 통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의 기반 위에 인간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임을 우리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웹의 진화가 가져올 부작용은 최소화시키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상황인식 분야의 혁신적 기술과 사용자 친화적인 소프트웨어들을 개발해 웹 3.0시대라는 영화의 당당한 주연으로 우뚝 서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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