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종섭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최근 공석이 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두고 관심이 뜨겁다. 학계ㆍ정치계ㆍ방송계 출신 인사들의 하마평을 두고 후보들의 정치적 행보나 업계 편향, 전문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방송계 중심 인사들로 구성된 위원회 구성을 문제삼으며 IT를 홀대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기도 한다.
우리나라 IT산업은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성장해 왔다. 사업자와 서비스 면면을 봐도 규모와 품질 면에서 이미 성숙단계에 위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기구의 보살핌이 모자람이 있고 더 육성해 가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겠지만, 지금 IT시장은 유효경쟁 확대를 통한 경쟁 활성화를 기반으로 소비자 편익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야 할 때다.
우리가 HW와 기술 인프라 중심의 경쟁에 매몰돼 있던 사이 세계의 흐름은 SW와 콘텐츠 기반의 글로벌 경쟁으로 급속도로 편입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콘텐츠 산업에 대한 정책은 여전히 구조적 취약성, 규모의 한계, 그리고 무엇보다 미디어 집단의 이해관계와 이를 둘러싼 정치적 해석에 따라 거시적 접근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정부와 업계가 목이 닳도록 외쳐 왔던 글로벌미디어 육성도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로만 느껴진다.
IT산업의 지속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콘텐츠, 특히 방송콘텐츠 육성을 위한 교통정리는 더 시급하다. 연내에 반드시 법 개정이 돼야 할 지상파재송신 제도 개선과 디지털방송 전환, 미디어렙 등 눈앞의 과제부터 방송통신 시장획정과 공정경쟁 문제 등 산적한 사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경험해왔듯, 우리나라의 미디어 이슈는 무엇하나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구조다. 막강한 언론권력을 지닌 사업자들의 이권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이전투구의 전쟁터가 생길 정도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수용자를 중심에 둔 미디어의 미래 설계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현 정부는 물론 미래의 차기 정부도 이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정책개발 및 연속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 미래설계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공영방송의 틀을 새로 짜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 공영방송의 새로운 구조 속에서 이들이 시청복지와 전체 방송 산업 발전을 견인하도록 하는 역할부여가 있어야 한다. 민감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공영방송이 상업방송과 한데 섞여 아우성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주인인 국민을 위해 묵묵히 복무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공영방송이 중심을 잡아준다면 방송계의 갈등은 물론 방송사 내부갈등이 발생해도 이를 해소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새로 대두되고 있는 스마트TV 등 신규미디어에 대한 접근방식도 지난 과오를 거듭하지 말기를 바란다. 정부 실적을 위한 신규미디어 편애 정책은 그동안 대부분 실패했고, 지나친 갈등만 초래해 왔다. 기존 미디어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상생과 조화를 이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방식을 바꿔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2년 한 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IT융합시대에 맞는 밑그림을 그렸으면 한다. 그리고 새로 열리는 국회는 물론 차기 정권을 향해 나서는 대선주자들과도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정책 결정권자들이 복잡한 이해관계나 정치적 입장을 떠나 미디어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모습, 국민과 업계 구성원들은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최영운기자 young@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우리나라 IT산업은 그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성장해 왔다. 사업자와 서비스 면면을 봐도 규모와 품질 면에서 이미 성숙단계에 위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기구의 보살핌이 모자람이 있고 더 육성해 가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겠지만, 지금 IT시장은 유효경쟁 확대를 통한 경쟁 활성화를 기반으로 소비자 편익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야 할 때다.
우리가 HW와 기술 인프라 중심의 경쟁에 매몰돼 있던 사이 세계의 흐름은 SW와 콘텐츠 기반의 글로벌 경쟁으로 급속도로 편입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콘텐츠 산업에 대한 정책은 여전히 구조적 취약성, 규모의 한계, 그리고 무엇보다 미디어 집단의 이해관계와 이를 둘러싼 정치적 해석에 따라 거시적 접근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정부와 업계가 목이 닳도록 외쳐 왔던 글로벌미디어 육성도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로만 느껴진다.
IT산업의 지속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콘텐츠, 특히 방송콘텐츠 육성을 위한 교통정리는 더 시급하다. 연내에 반드시 법 개정이 돼야 할 지상파재송신 제도 개선과 디지털방송 전환, 미디어렙 등 눈앞의 과제부터 방송통신 시장획정과 공정경쟁 문제 등 산적한 사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경험해왔듯, 우리나라의 미디어 이슈는 무엇하나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구조다. 막강한 언론권력을 지닌 사업자들의 이권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이전투구의 전쟁터가 생길 정도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수용자를 중심에 둔 미디어의 미래 설계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현 정부는 물론 미래의 차기 정부도 이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정책개발 및 연속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 미래설계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공영방송의 틀을 새로 짜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 공영방송의 새로운 구조 속에서 이들이 시청복지와 전체 방송 산업 발전을 견인하도록 하는 역할부여가 있어야 한다. 민감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공영방송이 상업방송과 한데 섞여 아우성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주인인 국민을 위해 묵묵히 복무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공영방송이 중심을 잡아준다면 방송계의 갈등은 물론 방송사 내부갈등이 발생해도 이를 해소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새로 대두되고 있는 스마트TV 등 신규미디어에 대한 접근방식도 지난 과오를 거듭하지 말기를 바란다. 정부 실적을 위한 신규미디어 편애 정책은 그동안 대부분 실패했고, 지나친 갈등만 초래해 왔다. 기존 미디어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상생과 조화를 이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방식을 바꿔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2년 한 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IT융합시대에 맞는 밑그림을 그렸으면 한다. 그리고 새로 열리는 국회는 물론 차기 정권을 향해 나서는 대선주자들과도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정책 결정권자들이 복잡한 이해관계나 정치적 입장을 떠나 미디어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모습, 국민과 업계 구성원들은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최영운기자 young@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