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케이비'활성화 억제 12월 특허출원…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 길터
■ 그린 프론티어 산업현장을 가다
(15) 서울대 김홍희 교수 연구팀
우리 몸 속의 뼈는 장기 등 여러 기관을 보호하고, 칼슘같이 체내에 꼭 필요한 물질을 보관하는 저장소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그 안에 골수가 들어있어 조혈작용까지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면역 등 인체의 여러 생리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내분비 기관으로 작용한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단순히 몸을 지탱하고 보호하는 역할 외에 숨겨져 있던 기능들이 베일을 벗고 있는 것.
뼈는 매일 조금씩 녹아서 분해되고, 분해된 양만큼 새로운 뼈로 채워짐으로써 항상성을 유지하는 매우 역동적인 기관이다. 뼈를 분해하는 파골세포와 새로 만드는 조골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이 과정을 진행한다.
파골세포는 세포 밖으로 수소이온을 내놔 외부를 산성화함으로써 낡은 뼈를 녹인 다음 흡수해 없애는 역할을 한다. 특히 호르몬 변화나 염증이 활동을 촉진시킨다. 조골세포는 세포 안에서 뼈의 성분을 만들어 세포 밖으로 분비한다. 이 분비물들이 쌓이면 유기질 섬유에 무기질 결정이 쌓여 단단한 뼈를 이룬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의 활성이 커지거나 줄어들면 항상성이 파괴돼 여러 질병으로 이어진다. 뼈를 흡수하는 파골세포의 활동이 너무 활발하면 뼈의 분해가 촉진돼 뼈가 얇아지고 쉽게 부러지는 골다공증이나 류머티스성 관절염, 치주염 같은 질병이 일어나고, 조골세포가 너무 왕성하게 활동하면 골밀도가 늘어나 뼈의 기형이나 골 석화증에 걸리게 된다.
뼈 관련 질환 중에서도 가장 흔한 골다공증은 평소에는 통증이 없이 알게 모르게 진행되다가 어느날 갑자기 뼈가 부러지면 그때서야 알게 된다. 국내에는 약 200만명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고, 매년 15만명 정도의 골다공증성 골절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치대 김홍희 교수는 파골세포와 조골세포의 작용 메커니즘과 이 둘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함으로써 뼈 관련 질환을 극복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 프로테오믹스사업단의 지원 하에 연구를 펼친 결과 파골세포 활성화를 조절하는 단백질을 찾아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김 교수는 2008년 파골세포에 들어있는 `씨케이비(CK-B)` 단백질이 이 세포의 활성을 조절한다는 사실과 이 단백질을 억제하면 뼈의 파괴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실제로 씨케이비 단백질이 발현되지 않도록 제작된 유전자 변형 생쥐에서는 파골세포 활성이 저하되고 골다공증 같은 뼈 손실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씨케이비 억제제를 투여받은 쥐 역시 일반 쥐에 비해 뼈 파괴가 훨씬 적게 일어났다.
씨케이비 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일시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곳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효소. 이를 억제하면 뼈의 파괴를 막거나 늦출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연구팀은 적합한 물질 찾기에 나섰다. 그 결과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스크리닝해 2가지 적합한 물질을 찾아냈다.
연구성과는 각종 검증작업을 거쳐 치료제로 빛을 발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현재 여성의 폐경 후 골다공증과 같은 상태를 생쥐에 유도하고 파골세포 억제 화합물을 생쥐에 먹인 후 골밀도의 감소에 영향이 있는지를 측정하는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2월중에는 관련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인정되면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더 검증하기 위해 안전성 실험 등을 거치게 된다. 그 이후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훨씬 많은 인력과 재원이 필요한 만큼 기업 참여가 필수적이다.
김 교수는 "관심을 갖고 투자할 수 있는 기업으로 기술이전이 돼 공동연구를 계속 진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장기적으로는 현재 연구중인 뼈 파괴 억제 기능뿐만 아니라 뼈 형성 촉진작용을 동시에 갖는 타깃을 발굴해 보다 이상적인 골다공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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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서울대 김홍희 교수 연구팀
우리 몸 속의 뼈는 장기 등 여러 기관을 보호하고, 칼슘같이 체내에 꼭 필요한 물질을 보관하는 저장소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그 안에 골수가 들어있어 조혈작용까지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면역 등 인체의 여러 생리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내분비 기관으로 작용한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단순히 몸을 지탱하고 보호하는 역할 외에 숨겨져 있던 기능들이 베일을 벗고 있는 것.
뼈는 매일 조금씩 녹아서 분해되고, 분해된 양만큼 새로운 뼈로 채워짐으로써 항상성을 유지하는 매우 역동적인 기관이다. 뼈를 분해하는 파골세포와 새로 만드는 조골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이 과정을 진행한다.
파골세포는 세포 밖으로 수소이온을 내놔 외부를 산성화함으로써 낡은 뼈를 녹인 다음 흡수해 없애는 역할을 한다. 특히 호르몬 변화나 염증이 활동을 촉진시킨다. 조골세포는 세포 안에서 뼈의 성분을 만들어 세포 밖으로 분비한다. 이 분비물들이 쌓이면 유기질 섬유에 무기질 결정이 쌓여 단단한 뼈를 이룬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의 활성이 커지거나 줄어들면 항상성이 파괴돼 여러 질병으로 이어진다. 뼈를 흡수하는 파골세포의 활동이 너무 활발하면 뼈의 분해가 촉진돼 뼈가 얇아지고 쉽게 부러지는 골다공증이나 류머티스성 관절염, 치주염 같은 질병이 일어나고, 조골세포가 너무 왕성하게 활동하면 골밀도가 늘어나 뼈의 기형이나 골 석화증에 걸리게 된다.
뼈 관련 질환 중에서도 가장 흔한 골다공증은 평소에는 통증이 없이 알게 모르게 진행되다가 어느날 갑자기 뼈가 부러지면 그때서야 알게 된다. 국내에는 약 200만명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고, 매년 15만명 정도의 골다공증성 골절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치대 김홍희 교수는 파골세포와 조골세포의 작용 메커니즘과 이 둘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함으로써 뼈 관련 질환을 극복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론티어 프로테오믹스사업단의 지원 하에 연구를 펼친 결과 파골세포 활성화를 조절하는 단백질을 찾아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김 교수는 2008년 파골세포에 들어있는 `씨케이비(CK-B)` 단백질이 이 세포의 활성을 조절한다는 사실과 이 단백질을 억제하면 뼈의 파괴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실제로 씨케이비 단백질이 발현되지 않도록 제작된 유전자 변형 생쥐에서는 파골세포 활성이 저하되고 골다공증 같은 뼈 손실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씨케이비 억제제를 투여받은 쥐 역시 일반 쥐에 비해 뼈 파괴가 훨씬 적게 일어났다.
씨케이비 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일시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곳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효소. 이를 억제하면 뼈의 파괴를 막거나 늦출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연구팀은 적합한 물질 찾기에 나섰다. 그 결과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스크리닝해 2가지 적합한 물질을 찾아냈다.
연구성과는 각종 검증작업을 거쳐 치료제로 빛을 발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현재 여성의 폐경 후 골다공증과 같은 상태를 생쥐에 유도하고 파골세포 억제 화합물을 생쥐에 먹인 후 골밀도의 감소에 영향이 있는지를 측정하는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2월중에는 관련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인정되면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더 검증하기 위해 안전성 실험 등을 거치게 된다. 그 이후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훨씬 많은 인력과 재원이 필요한 만큼 기업 참여가 필수적이다.
김 교수는 "관심을 갖고 투자할 수 있는 기업으로 기술이전이 돼 공동연구를 계속 진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장기적으로는 현재 연구중인 뼈 파괴 억제 기능뿐만 아니라 뼈 형성 촉진작용을 동시에 갖는 타깃을 발굴해 보다 이상적인 골다공증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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