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수염차'의 블루오션
총 3300만㎡ 규모… 백두산과도 근접한 청정지역
농축액으로 한국에 납품… 수출기지로 활용 계획
"광동 `옥수수수염차'가 흔한 중국산이라구요? 이 땅은 바로 옆에 흐르는 두만강 물이 땅 속 깊이 베여 있고, 비료 한 번 주지 않고도 벌레가 끼지 않습니다. 무농약으로 천혜의 자연에서 옥수수는 성인 남성 키보다 곱절은 더 자라죠."
지난 24일 중국 지린성(吉林省) 옌지(延吉) 공항에서 차로 1시간 넘게 달려 투먼(圖們)시내를 지나면 총 3300만㎡ 규모의 지평선이 보이지 않을 만큼 광활한 옥수수 밭이 위용을 드러낸다. 이 밭을 따라 흐르는 두만강 지류 바로 너머는 북한 땅이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과의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았다. 북한과 러시아ㆍ중국의 접경지역 인근으로 외지인들의 인적이 드문 이 `청정지역'에선 옥수수들이 9월 초 수확기를 앞두고 한껏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김현식 광동제약 부사장은 "국산 옥수수로 옥수수수염차의 40%를 충당하나 수급이 어려웠다"면서 "강원도와 경북 산간지역을 제외하고는 품질에 차이가 나서 사용하기 어려운데, 이곳 옥수수는 현지 공장에서 농축액(엑기스)으로 한국에 납품돼 유통과정에서 변질될 우려도 없이 품질관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6년 7월 `옥수수수염차'를 첫 선보인 이후 약 2000억원 규모의 국내 차음료시장에서 광동 옥수수수염차는 부동의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지난 2009년 442억원이었던 옥수수수염차 매출은 지난해 461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국내 재배 옥수수의 `큰 손' 역할을 하지만 옥수수 수요를 유지하기는 버거웠다.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은 고민 끝에 지린성,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등을 직접 돌아다니며 옥수수를 기를 적당한 땅을 찾아 나섰다. 마침 조선족인 남홍준 연변광동제약유한회사 회장이 청정지역의 이점을 살려 유기농업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 김 부사장은 "회장님은 이 곳이라면 `중국산=믿기 어려운 것'이라는 고정 관념을 떨쳐 낼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현지인들이 판매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재배 물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무조건 사들이기로 약속했다.
이어 최 회장은 중국 투먼시에 계약재배와 원료가공을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투먼시의 옥수수밭은 `중국산'이라는 수식어가 가진 왜곡된 고정관념을 불식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이런 노력 끝에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그 안정성을 공인받았다. 투먼시와 시산하 식품약품감독관리국이 최근 광동제약과 원료 안정성 확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것. 남홍준 연변광동제약유한회사 회장은 "식품이나 약품의 검열ㆍ검수를 책임지는 중국의 식품 당국까지 MOU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광동제약은 직접 파종하고 재배하는 99만㎡ 농지에 대해선 더 까다롭게 관리해서 5년 안에 `유기농 인증'을 받는 게 목표다.
광활한 옥수수 밭에 이어 찾은 곳은 옥수수볶음 및 한약재 공정을 담당하는 연변광동제약유한공사. 이 공장은 광활한 옥수수농장과 백두산에서 뻗어 나온 산자락, 1급수의 호수에 둘러싸여 있다. 한약재 공장은 현재 `광동쌍화탕' 농축액과 `광동원탕' 농축액 등 한약재나 생약 농축액을 추출하는 설비가 갖춰져 있다. 천궁, 작약, 감초 등 총 9가지 한약재의 농축액을 추출하는 이 공장은 대부분 가공 설비가 배관으로 이어져있다.
광동제약은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원료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끝에 2009년 9월 한약재 부문 공장에 대해 중국 관리 당국의 GMP(의약품제조 품질관리기준) 인증을 획득했다. 올해는 한국의 GMP 통과를 위해 지난 7월 식약청의 현지 방문실사를 마친 상태다. 최 회장의 `한방 과학화' 숙원이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는 현장이다.
향후 광동제약은 중국과 일본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이 지역을 기지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최근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재배 뿐 아니라 수염차의 직접생산설비를 갖춰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게 되면 한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중국으로 들여오는데 58% 붙는 관세를 절감할 수 있다. 주재원 이홍규 연변광동제약 총경리는 "차문화가 발달한 중국에서 옥수수수염차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린성 투먼(중국)=심화영기자dorothy@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농축액으로 한국에 납품… 수출기지로 활용 계획
"광동 `옥수수수염차'가 흔한 중국산이라구요? 이 땅은 바로 옆에 흐르는 두만강 물이 땅 속 깊이 베여 있고, 비료 한 번 주지 않고도 벌레가 끼지 않습니다. 무농약으로 천혜의 자연에서 옥수수는 성인 남성 키보다 곱절은 더 자라죠."
지난 24일 중국 지린성(吉林省) 옌지(延吉) 공항에서 차로 1시간 넘게 달려 투먼(圖們)시내를 지나면 총 3300만㎡ 규모의 지평선이 보이지 않을 만큼 광활한 옥수수 밭이 위용을 드러낸다. 이 밭을 따라 흐르는 두만강 지류 바로 너머는 북한 땅이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과의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았다. 북한과 러시아ㆍ중국의 접경지역 인근으로 외지인들의 인적이 드문 이 `청정지역'에선 옥수수들이 9월 초 수확기를 앞두고 한껏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김현식 광동제약 부사장은 "국산 옥수수로 옥수수수염차의 40%를 충당하나 수급이 어려웠다"면서 "강원도와 경북 산간지역을 제외하고는 품질에 차이가 나서 사용하기 어려운데, 이곳 옥수수는 현지 공장에서 농축액(엑기스)으로 한국에 납품돼 유통과정에서 변질될 우려도 없이 품질관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6년 7월 `옥수수수염차'를 첫 선보인 이후 약 2000억원 규모의 국내 차음료시장에서 광동 옥수수수염차는 부동의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지난 2009년 442억원이었던 옥수수수염차 매출은 지난해 461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국내 재배 옥수수의 `큰 손' 역할을 하지만 옥수수 수요를 유지하기는 버거웠다.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은 고민 끝에 지린성,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등을 직접 돌아다니며 옥수수를 기를 적당한 땅을 찾아 나섰다. 마침 조선족인 남홍준 연변광동제약유한회사 회장이 청정지역의 이점을 살려 유기농업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 김 부사장은 "회장님은 이 곳이라면 `중국산=믿기 어려운 것'이라는 고정 관념을 떨쳐 낼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현지인들이 판매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재배 물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무조건 사들이기로 약속했다.
이어 최 회장은 중국 투먼시에 계약재배와 원료가공을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투먼시의 옥수수밭은 `중국산'이라는 수식어가 가진 왜곡된 고정관념을 불식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이런 노력 끝에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그 안정성을 공인받았다. 투먼시와 시산하 식품약품감독관리국이 최근 광동제약과 원료 안정성 확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것. 남홍준 연변광동제약유한회사 회장은 "식품이나 약품의 검열ㆍ검수를 책임지는 중국의 식품 당국까지 MOU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광동제약은 직접 파종하고 재배하는 99만㎡ 농지에 대해선 더 까다롭게 관리해서 5년 안에 `유기농 인증'을 받는 게 목표다.
광활한 옥수수 밭에 이어 찾은 곳은 옥수수볶음 및 한약재 공정을 담당하는 연변광동제약유한공사. 이 공장은 광활한 옥수수농장과 백두산에서 뻗어 나온 산자락, 1급수의 호수에 둘러싸여 있다. 한약재 공장은 현재 `광동쌍화탕' 농축액과 `광동원탕' 농축액 등 한약재나 생약 농축액을 추출하는 설비가 갖춰져 있다. 천궁, 작약, 감초 등 총 9가지 한약재의 농축액을 추출하는 이 공장은 대부분 가공 설비가 배관으로 이어져있다.
광동제약은 중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원료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 끝에 2009년 9월 한약재 부문 공장에 대해 중국 관리 당국의 GMP(의약품제조 품질관리기준) 인증을 획득했다. 올해는 한국의 GMP 통과를 위해 지난 7월 식약청의 현지 방문실사를 마친 상태다. 최 회장의 `한방 과학화' 숙원이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는 현장이다.
향후 광동제약은 중국과 일본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이 지역을 기지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최근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재배 뿐 아니라 수염차의 직접생산설비를 갖춰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게 되면 한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중국으로 들여오는데 58% 붙는 관세를 절감할 수 있다. 주재원 이홍규 연변광동제약 총경리는 "차문화가 발달한 중국에서 옥수수수염차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것"이란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린성 투먼(중국)=심화영기자dorothy@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