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얼마 전 구제역 바이러스 때문에 수 백만 마리의 가축이 매장 당한지 얼마 되지 않아 미확인 폐렴 등장으로 보건 당국 뿐 만 아니라 의학계가 긴장하고 있다.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바이러스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생물체로 알려진 바이러스는 1872년 이바노프스키가 담배 잎 모자이크병의 병원체가 박테리아가 아닌 더 작은 미생물인 것을 발견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인류가 출현하기 전에도 바이러스는 존재하고 있었겠지만, 그 후 가장 작고 하등의 생명체와 최고의 고등생명체인 인류와는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바이러스는 생물체는 실제로 아니라 핵산과 이를 싸고 있는 단백질 그리고 경우에 따라 한두 가지 효소로 이루어진 생물학적 활성을 가진 작은 입자이다. 따라서 바이러스는 자체적으로는 대사활동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숙주세포에 들어가지 않고서는 번식도 할 수 없다. 어떤 바이러스는 소금처럼 결정을 이루며 오랫동안 불활성화 된 상태로 존재하기도 한다. 실제로 천연두 바이러스도 30년 후에 해동시켰더니 쉽게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바이러스가 일단 숙주 세포에 들어가게 되면 단백질 껍질을 벗고 유전자를 꺼낸다. 그리고 감염된 세포의 유전자에 자기 유전자를 끼워 넣어 유전자를 복제하고 단백질 껍질을 만들어 내는 대단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바이러스는 5억 명이 감염되어 수 천만명의 사망자를 낸 인류역사상 가장 강력한 독감바이러스였다. 당시 1차 세계대전 중이었고, 미국이 참전하면서 독감바이러스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겨가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다른 독감 정도의 수준이었으나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생겨 강력한 독성을 지닌 변종 바이러스가 된 것이다.다행히 1919년에 이 바이러스는 사라졌으나, 인류는 제1ㆍ2차 세계대전의 희생자보다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그 후 조류독감인 H5N1과 SARS로 불리는 독감의 출현으로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는 정복되지 않고 있다.
바이러스는 역사를 바뀌기도 하였다. 20세기에 3억 명의 희생자를 내었던 천연두 바이러스는 인구 수백만에 불과한 스페인으로 하여금 수 천만명이 사는 아즈텍과 잉카문명의 남미를 정복할 수 있게 만들었다. 천연두 바이러스는 백신의 개발로 1980년에 인류에 완전 정복되었다. 그러나 곧 에볼라, 에이즈 바이러스가 나타나 인류는 아직도 바이러스에 위협을 받고 있다.
바이러스는 숙주가 죽는 것을 원치 않는다. 숙주가 죽으면 자신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류인플루엔자로 알려진 H5N1 바이러스는 가금류를 몰살시켰다. 다행히 인간이 이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진 않지만, 언제 변이를 일으켜 종간 장벽을 무너뜨려 인간을 몰살시킬지도 모른다. 현재까지 타미플루를 5일간 먹는 것이 인간의 유일한 무기이지만, 이 약물에 대한 내성 바이러스가 보고되기 시작했고 다시 어떤 형태로 인류를 공격할 지 모른다.
바이러스는 최근 암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 경부암을 일으키는 HPV와 간암을 발생시키는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가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임파종의 원인인 EBV는 최근 위암의 발생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은 일으키는 CMV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었고, 그 외 에이즈의 원인인 HIV도 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의 존재가 인류의 최대 숙제인 암의 치료를 가능하게 해줄 수도 있다. 최근 암세포의 숙적인 헤르페스 바이러스을 이용하여 암세포 안에 침투하여 암세포만 파괴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체 4000여종의 바이러스 중 100여종이 인간을 숙주로 삼는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하고 변이를 잘하는 치료가 어려운 바이러스에 대한 대처는 백신에 의한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WHO는 21세기는 `전염병의 시대'로 규정하였다. 아프리카에는 치사율 90%의 에볼라 바이러스가 기승하고 있다고 한다. 미확인 폐렴의 원인도 빠른 시일 내에 밝혀지길 기대하지만, 나아가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연구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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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생물체로 알려진 바이러스는 1872년 이바노프스키가 담배 잎 모자이크병의 병원체가 박테리아가 아닌 더 작은 미생물인 것을 발견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인류가 출현하기 전에도 바이러스는 존재하고 있었겠지만, 그 후 가장 작고 하등의 생명체와 최고의 고등생명체인 인류와는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바이러스는 생물체는 실제로 아니라 핵산과 이를 싸고 있는 단백질 그리고 경우에 따라 한두 가지 효소로 이루어진 생물학적 활성을 가진 작은 입자이다. 따라서 바이러스는 자체적으로는 대사활동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숙주세포에 들어가지 않고서는 번식도 할 수 없다. 어떤 바이러스는 소금처럼 결정을 이루며 오랫동안 불활성화 된 상태로 존재하기도 한다. 실제로 천연두 바이러스도 30년 후에 해동시켰더니 쉽게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바이러스가 일단 숙주 세포에 들어가게 되면 단백질 껍질을 벗고 유전자를 꺼낸다. 그리고 감염된 세포의 유전자에 자기 유전자를 끼워 넣어 유전자를 복제하고 단백질 껍질을 만들어 내는 대단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바이러스는 5억 명이 감염되어 수 천만명의 사망자를 낸 인류역사상 가장 강력한 독감바이러스였다. 당시 1차 세계대전 중이었고, 미국이 참전하면서 독감바이러스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옮겨가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다른 독감 정도의 수준이었으나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생겨 강력한 독성을 지닌 변종 바이러스가 된 것이다.다행히 1919년에 이 바이러스는 사라졌으나, 인류는 제1ㆍ2차 세계대전의 희생자보다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그 후 조류독감인 H5N1과 SARS로 불리는 독감의 출현으로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는 정복되지 않고 있다.
바이러스는 역사를 바뀌기도 하였다. 20세기에 3억 명의 희생자를 내었던 천연두 바이러스는 인구 수백만에 불과한 스페인으로 하여금 수 천만명이 사는 아즈텍과 잉카문명의 남미를 정복할 수 있게 만들었다. 천연두 바이러스는 백신의 개발로 1980년에 인류에 완전 정복되었다. 그러나 곧 에볼라, 에이즈 바이러스가 나타나 인류는 아직도 바이러스에 위협을 받고 있다.
바이러스는 숙주가 죽는 것을 원치 않는다. 숙주가 죽으면 자신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류인플루엔자로 알려진 H5N1 바이러스는 가금류를 몰살시켰다. 다행히 인간이 이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진 않지만, 언제 변이를 일으켜 종간 장벽을 무너뜨려 인간을 몰살시킬지도 모른다. 현재까지 타미플루를 5일간 먹는 것이 인간의 유일한 무기이지만, 이 약물에 대한 내성 바이러스가 보고되기 시작했고 다시 어떤 형태로 인류를 공격할 지 모른다.
바이러스는 최근 암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 경부암을 일으키는 HPV와 간암을 발생시키는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가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임파종의 원인인 EBV는 최근 위암의 발생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은 일으키는 CMV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었고, 그 외 에이즈의 원인인 HIV도 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의 존재가 인류의 최대 숙제인 암의 치료를 가능하게 해줄 수도 있다. 최근 암세포의 숙적인 헤르페스 바이러스을 이용하여 암세포 안에 침투하여 암세포만 파괴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체 4000여종의 바이러스 중 100여종이 인간을 숙주로 삼는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하고 변이를 잘하는 치료가 어려운 바이러스에 대한 대처는 백신에 의한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WHO는 21세기는 `전염병의 시대'로 규정하였다. 아프리카에는 치사율 90%의 에볼라 바이러스가 기승하고 있다고 한다. 미확인 폐렴의 원인도 빠른 시일 내에 밝혀지길 기대하지만, 나아가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연구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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