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곤 건국대 석좌교수
최근 연속되는 금융권의 대형 전산장애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지난 4월 10일에는 현대 캐피탈의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되더니 며칠 전에는 농협의 전산시스템이 전국적으로 장시간에 걸쳐 장애를 일으켰다. 이 일로 캐피탈 업계 뿐 아니라 전 금융권이 초비상 상태이다. 사고의 규모가 예상을 넘어선 데다 2차 피해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뒤늦게 금융당국과 한국은행 등이 조사에 나서고, 업계에서는 국내 정보관리 시스템을 일제히 점검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단 이와 같은 정보시스템에 대한 보안 사고는 어제ㆍ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신세계몰, 아이러브스쿨 등 25개 사이트에서 2000만 명이 넘는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을 비롯하여 2005년부터 엔씨소프트, 옥션, 다음, GS칼텍스, SK브로드밴드 등 유수 기업에서 대형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끊이지 않아 왔다. 도대체 왜 이런 사고가 반복적으로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일까?
국내 정보시스템에 대한 보안사고의 가장 큰 문제는 정보보안에 대한 `인식과 투자 부족'이라 할 수 있다. 선진국은 정보시스템 건설에서 정보보안이 차지하는 투자비가 대개 8~10%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정보시스템의 경우는 고작해야 2~3% 수준에 머무른다고 한다. 2009년 7ㆍ7 사이버 대란 이후 금융당국이 보안 투자비를 5% 이상으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은행권 중 5% 이상을 보안에 투자한 곳은 롯데카드와 신한은행 뿐 이라고 한다. 이번에 사고가 난 현대캐피탈이나 농협도 보안투자비가 2% 수준이라고 한다. 보안 투자비가 아예 1% 수준에 머무르는 은행도 있다고 하니 우리의 시스템이 해킹이나 사고에 얼마나 취약한지 짐작할 수 있다. 농협은 협력업체 직원에게 모든 데이터 삭제 명령권까지 내 주었다고 한다. 이는 비단 금융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정보보안에 대한 투자가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대형사고가 터지지 않으면 보안에 대한 투자는 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아예 간과되기 일쑤이다.
우리 국민들의 안전 불감증도 문제이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안전에 대한 불감증은 뿌리가 깊다. 먹고살기도 어려운 판에 외양간 돌 볼 새가 있었겠는가. 그러나 지금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제는 사회 전체의 안전과 신뢰가 가장 중요한 지식정보사회가 되었다. 과거처럼 소 한 마리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늘날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의 장애는 늘 초대형 사고를 유발 할 수 있다. 더욱이 정보기술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로 확산되고 있어 보안 사고는 그 피해 규모나 확산속도, 범위 등에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이제는 우리 국민들에 만연되어 있는 안전 불감증을 뿌리뽑아 버려야 한다. 일상생활 깊숙이 고질화된 관습은 국민을 끈기 있게 설득하는 노력과 함께 각종 법령이나 제도와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 될 때 바뀔 수 있다. 마침 국회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이 통과되어 9월부터 시행에 들어 갈 예정이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좋지 못한 안전 불감증 문화도 바뀔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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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시스템에 대한 보안사고의 가장 큰 문제는 정보보안에 대한 `인식과 투자 부족'이라 할 수 있다. 선진국은 정보시스템 건설에서 정보보안이 차지하는 투자비가 대개 8~10%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정보시스템의 경우는 고작해야 2~3% 수준에 머무른다고 한다. 2009년 7ㆍ7 사이버 대란 이후 금융당국이 보안 투자비를 5% 이상으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은행권 중 5% 이상을 보안에 투자한 곳은 롯데카드와 신한은행 뿐 이라고 한다. 이번에 사고가 난 현대캐피탈이나 농협도 보안투자비가 2% 수준이라고 한다. 보안 투자비가 아예 1% 수준에 머무르는 은행도 있다고 하니 우리의 시스템이 해킹이나 사고에 얼마나 취약한지 짐작할 수 있다. 농협은 협력업체 직원에게 모든 데이터 삭제 명령권까지 내 주었다고 한다. 이는 비단 금융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정보보안에 대한 투자가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대형사고가 터지지 않으면 보안에 대한 투자는 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아예 간과되기 일쑤이다.
우리 국민들의 안전 불감증도 문제이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안전에 대한 불감증은 뿌리가 깊다. 먹고살기도 어려운 판에 외양간 돌 볼 새가 있었겠는가. 그러나 지금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제는 사회 전체의 안전과 신뢰가 가장 중요한 지식정보사회가 되었다. 과거처럼 소 한 마리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늘날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의 장애는 늘 초대형 사고를 유발 할 수 있다. 더욱이 정보기술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로 확산되고 있어 보안 사고는 그 피해 규모나 확산속도, 범위 등에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이제는 우리 국민들에 만연되어 있는 안전 불감증을 뿌리뽑아 버려야 한다. 일상생활 깊숙이 고질화된 관습은 국민을 끈기 있게 설득하는 노력과 함께 각종 법령이나 제도와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 될 때 바뀔 수 있다. 마침 국회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이 통과되어 9월부터 시행에 들어 갈 예정이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좋지 못한 안전 불감증 문화도 바뀔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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