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이집트가 시위 18일 만에 민주화 운동의 결실을 맺었다. 이렇게 단기간 내에 민주화 혁명이 달성된 데에는 이집트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의 간절함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적인 지원이 근본 원인이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의 역할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소셜 네트워크는 직접 민주정치의 국제적 광장이 되었다.
5억명 가입자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해진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우연의 일치이기도 하지만 한달 만에 93조원으로 60% 이상 상승하였다. 지난해 매출액 2.6조원인 기업의 가치가 이렇게 높은 것은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거품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골드만 삭스 등의 국제적인 투자기업들이 15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기업의 안정성이 높아졌고 주가도 올라갔다. 우리나라 벤처의 열기는 식어 있어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의 열기가 너무 부럽다.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여야 고급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IT산업은 하드웨어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글문화권의 규모가 작은 제약을 극복하기에는 하드웨어 시장이 유리하므로 이런 전략은 합당하고, 성공한 우리 전자산업이 너무 감사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위한 염려가 떨쳐지지 않기에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의 출현과 성장과정을 유심히 바라볼 수 밖에 없다.
10년 전 인터넷 거품이 꺼질 때 이젠 인터넷의 열기가 다시 생기지 않을 것 같았다. 아픈 경험을 반영하듯 투자기업들은 매우 신중해졌다. 인터넷 뿐 만 아니라 녹색기술에 대한 투자도 신중하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태생부터 후발이었기에 초기진입자 이점(First Mover Advantage)의 전략을 채택한 경험이 많지 않다. 검정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추월하는 후발주자 이점(Second Mover Advantage)의 전략으로 성공하면서 후발전략에 익숙해 진 것 같다. 마치 쇼트트랙 스케이트 경기처럼 선두에 서지 않고 뒤따라가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선두로 치고 나가는 전략을 잘 구현하고 있다.
두 가지 전략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 초기 진입자라고 성공의 보장도 없고, 후발 주자가 추격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산업의 본산지인 미국의 경험을 관찰하면 한결같이 초기진입자 이점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80년대 컴퓨터의 절대강자 IBM에게 도전자가 가능할 것이란 것은 상상조차 어려웠다. 그러나 PC시장의 성장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가 IBM을 앞서게 되었고, IBM은 경영 컨설팅회사로 위대한 변신을 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도전할 만한 회사는 PC OS에서 나오지 않고 인터넷 검색 서비스의 구글에서 탄생하였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자인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탄생하였고, 그 뒤를 이어 트위터는 새로운 정보공유 모델로 도전하고 있다. 더 새로운 서비스가 남아 있을 것 같지 않은데,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면서 역동적으로 성장이 이루어진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초기 진입자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선점하여 성장하였고, 기존의 기업은 변신이 어려웠고 새로운 시장에서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지도 않았다. 이 과정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전략이 하드웨어 산업처럼 후발주자형으로 접근해서는 가망성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대책을 세우는 산업전략은 구조적으로 후발주자를 벗어나지 못한다. 대개 외국에서 성공한 사례를 보고 정부의 대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녹색기술의 발전도 이런 면에서는 선두주자를 차지하기 어렵다. 정부에서 녹색기술을 정의하고, 구체적 기업을 인증할 단계이면 이미 외국의 선두기업은 저만치 앞서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우리나라가 녹색기술 강국을 염원하지만 앞서 있는 기술이 거의 없다. 뒤늦게 보급 지원으로 일시적 열풍을 일으키지만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고, 벤처에서 시작하여 세계적 규모의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자본시장의 구조는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에서 창의적인 기술과 제품이 개발되고, 국제적인 안목의 마케팅이 실현되며, 위험을 지혜롭게 감내하여 큰 열매를 맺는 투자환경이 조성되어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를 출현시킬 수 있을까? 해답을 찾기는 쉽지 않으나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우리의 강점을 생각하면 답을 못 찾을 것도 없다. 우리나라가 통일하는 날에 우리나라의 소셜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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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명 가입자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해진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우연의 일치이기도 하지만 한달 만에 93조원으로 60% 이상 상승하였다. 지난해 매출액 2.6조원인 기업의 가치가 이렇게 높은 것은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거품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골드만 삭스 등의 국제적인 투자기업들이 15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기업의 안정성이 높아졌고 주가도 올라갔다. 우리나라 벤처의 열기는 식어 있어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의 열기가 너무 부럽다.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여야 고급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IT산업은 하드웨어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글문화권의 규모가 작은 제약을 극복하기에는 하드웨어 시장이 유리하므로 이런 전략은 합당하고, 성공한 우리 전자산업이 너무 감사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위한 염려가 떨쳐지지 않기에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의 출현과 성장과정을 유심히 바라볼 수 밖에 없다.
10년 전 인터넷 거품이 꺼질 때 이젠 인터넷의 열기가 다시 생기지 않을 것 같았다. 아픈 경험을 반영하듯 투자기업들은 매우 신중해졌다. 인터넷 뿐 만 아니라 녹색기술에 대한 투자도 신중하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태생부터 후발이었기에 초기진입자 이점(First Mover Advantage)의 전략을 채택한 경험이 많지 않다. 검정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추월하는 후발주자 이점(Second Mover Advantage)의 전략으로 성공하면서 후발전략에 익숙해 진 것 같다. 마치 쇼트트랙 스케이트 경기처럼 선두에 서지 않고 뒤따라가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선두로 치고 나가는 전략을 잘 구현하고 있다.
두 가지 전략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 초기 진입자라고 성공의 보장도 없고, 후발 주자가 추격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산업의 본산지인 미국의 경험을 관찰하면 한결같이 초기진입자 이점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80년대 컴퓨터의 절대강자 IBM에게 도전자가 가능할 것이란 것은 상상조차 어려웠다. 그러나 PC시장의 성장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가 IBM을 앞서게 되었고, IBM은 경영 컨설팅회사로 위대한 변신을 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도전할 만한 회사는 PC OS에서 나오지 않고 인터넷 검색 서비스의 구글에서 탄생하였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자인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탄생하였고, 그 뒤를 이어 트위터는 새로운 정보공유 모델로 도전하고 있다. 더 새로운 서비스가 남아 있을 것 같지 않은데,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면서 역동적으로 성장이 이루어진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초기 진입자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선점하여 성장하였고, 기존의 기업은 변신이 어려웠고 새로운 시장에서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지도 않았다. 이 과정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전략이 하드웨어 산업처럼 후발주자형으로 접근해서는 가망성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대책을 세우는 산업전략은 구조적으로 후발주자를 벗어나지 못한다. 대개 외국에서 성공한 사례를 보고 정부의 대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녹색기술의 발전도 이런 면에서는 선두주자를 차지하기 어렵다. 정부에서 녹색기술을 정의하고, 구체적 기업을 인증할 단계이면 이미 외국의 선두기업은 저만치 앞서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우리나라가 녹색기술 강국을 염원하지만 앞서 있는 기술이 거의 없다. 뒤늦게 보급 지원으로 일시적 열풍을 일으키지만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고, 벤처에서 시작하여 세계적 규모의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자본시장의 구조는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에서 창의적인 기술과 제품이 개발되고, 국제적인 안목의 마케팅이 실현되며, 위험을 지혜롭게 감내하여 큰 열매를 맺는 투자환경이 조성되어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를 출현시킬 수 있을까? 해답을 찾기는 쉽지 않으나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우리의 강점을 생각하면 답을 못 찾을 것도 없다. 우리나라가 통일하는 날에 우리나라의 소셜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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