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700명 '철저한 현지화'
LCDㆍPDP TVㆍ에어컨 연간 130만대 생산
'흐름 생산방식' 적용 공정시간 크게 단축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아틀란타에서 비행기로 6시간 30분 이동해 도착한 브라질 북단 아마조나스 주 마나우스에는 LG전자, 삼성전자, 서울정보통신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해 혼다, 코카콜라, 노키아 등 50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해 국내에 방영된 바 있는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에서 나온 지역도 마나우스가 있는 아마조나스 주이지만, 지역이 넓어 마나우스와 같은 산업도시와 아마존 밀림이 함께 포함돼 있다. 아마조나스 주는 인구 420만 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면적은 브라질 27개 주 중 가장 큰 155만㎡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보다 10배 이상 크다. 인구밀도는 1㎢ 당 2.79명으로 인구가 적은 편이지만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어, 인구 증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공항 크기인 마나우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여정을 풀고 LG전자 마나우스 공장으로 향했다. LG전자 마나우스 공장이 위치한 곳은 시내 중심부에서 15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산업지구 1구역, 브라질 정부는 더 많은 기업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2구역과 3구역을 추가로 준공 하고 있었다.
우선 마나우스에 글로벌 기업이 몰리는 이유는 브라질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2억명에 가까운 인구,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물류비 등을 이유로 중국업체들이 진출하기가 쉽지 않고, 수입관세가 높아 저가 제품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점 등도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특히 마나우스는 브라질 정부가 지난 1967년 세금 자유 무역지구로 지정해 수입세, 공업세, 사회안전세 등 최고 100%에서 20%까지 다양한 세금 혜택이 있다. TV 경우 수입품 대비 최고 45%까지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TV업체들은 대부분 마나우스에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현지진출을 원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고용 유발 효과', `세수 확보', `미래를 위한 투자 가치' 등 항목을 검토 한 뒤 세금 혜택 비중을 확정해 허가를 내준다. 또 브라질 정부는 아마존 밀림에 있는 인디오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해외 기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가 인디오들이 생계를 위해 밀림을 불태우고 사냥이나 농작물을 거두는 것을 줄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환경보존을 위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995년 진출한 LG전자는 마나우스와 상파울루 2개 지역에 TV와 가전제품 공장을 갖추고 있으며, 매출액 기준으로 지난해 말 31.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필립스, 파나소닉, 소니 등 업체들을 제치고 평판TV 뿐 아니라 냉장고 등 가전제품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LG전자 마나우스 공장은 5만2000여평 부지에, 2700여명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LCD와 PDP TV 30만대, 모니터TV 5만대, 에어컨과 전자렌지 각각 30만대 등 130만대에 달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규모만도 16억 달러에 달했다.
LG전자가 브라질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철저한 현지화와 생산 자동화를 통한 생산혁신 등이 꼽힌다. 또 그동안 브라질 시장 강자로 군림했던 일본 TV업체들이 엔고로 인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 점도 LG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IMF와 금융위기 때 다른 국내 업체 브라질 시장에서 철수했지만, LG전자는 브라질 시장 잠재력을 위해 그대로 버틴 것이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자 마나우스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눈에 보이는 것은 `LG' 로고가 그려져 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는 직원들이었다. 직원들은 천천히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TV 부품을 조립하고 있었다.
공장 직원들이 TV 모듈을 조립하고, 점검하는 과정은 대부분 자동화 돼 컨베이어 벨트는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이렇게 컨베이어 벨트가 멈추지 않는 이유는 LG전자가 제품 생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흐름 생산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조립 후 완성된 TV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자동화된 프로그램으로 확인하고, 마지막 포장도 기계가 TV를 번쩍 들어 한번에 박스에 넣는 등 TV 조립과 포장, 점검 등의 과정이 물이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포장까지 완벽히 끝난 완제품 무게가 기준 무게보다 적거나 많으면, 바로 경고등이 들어온다.
LG전자 현지 관계자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일반 컨베이어 방식과 달리 라인을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도록 하는 `흐름 생산 방식'을 적용해, 제품 전체 공정시간이 짧아져 생산성을 높였다. 기존 10초에 한 대씩 생산했지만, 이 방식을 적용해 6초대까지 단축했다"라며 "TV 기능검사를 자동화하고, 다양한 화면 크기 TV를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 시스템이 자동으로 전환하는 등 혁신을 도입했다"라고 말했다.
LG전자 마나우스 법인은 향후 LCD 모듈 공장을 설립해 TV부문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직 승인 검토중인 모듈공장이 설립되면 직원은 3500명으로 늘어나고, TV 생산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LG전자 마나우스 법인장 김기종 전무는 "지난해 부품 수급이 달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생산량이 조금 줄었지만, 올해는 평판TV 250만대, 2012년 400만대, 오는 2013년 500만대 판매를 달성해 TV 시장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마나우스(브라질)=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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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 생산방식' 적용 공정시간 크게 단축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아틀란타에서 비행기로 6시간 30분 이동해 도착한 브라질 북단 아마조나스 주 마나우스에는 LG전자, 삼성전자, 서울정보통신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해 혼다, 코카콜라, 노키아 등 50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해 국내에 방영된 바 있는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에서 나온 지역도 마나우스가 있는 아마조나스 주이지만, 지역이 넓어 마나우스와 같은 산업도시와 아마존 밀림이 함께 포함돼 있다. 아마조나스 주는 인구 420만 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면적은 브라질 27개 주 중 가장 큰 155만㎡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보다 10배 이상 크다. 인구밀도는 1㎢ 당 2.79명으로 인구가 적은 편이지만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어, 인구 증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지방공항 크기인 마나우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여정을 풀고 LG전자 마나우스 공장으로 향했다. LG전자 마나우스 공장이 위치한 곳은 시내 중심부에서 15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산업지구 1구역, 브라질 정부는 더 많은 기업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2구역과 3구역을 추가로 준공 하고 있었다.
우선 마나우스에 글로벌 기업이 몰리는 이유는 브라질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2억명에 가까운 인구,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물류비 등을 이유로 중국업체들이 진출하기가 쉽지 않고, 수입관세가 높아 저가 제품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점 등도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부분이다.
특히 마나우스는 브라질 정부가 지난 1967년 세금 자유 무역지구로 지정해 수입세, 공업세, 사회안전세 등 최고 100%에서 20%까지 다양한 세금 혜택이 있다. TV 경우 수입품 대비 최고 45%까지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TV업체들은 대부분 마나우스에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현지진출을 원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고용 유발 효과', `세수 확보', `미래를 위한 투자 가치' 등 항목을 검토 한 뒤 세금 혜택 비중을 확정해 허가를 내준다. 또 브라질 정부는 아마존 밀림에 있는 인디오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해외 기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가 인디오들이 생계를 위해 밀림을 불태우고 사냥이나 농작물을 거두는 것을 줄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환경보존을 위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995년 진출한 LG전자는 마나우스와 상파울루 2개 지역에 TV와 가전제품 공장을 갖추고 있으며, 매출액 기준으로 지난해 말 31.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필립스, 파나소닉, 소니 등 업체들을 제치고 평판TV 뿐 아니라 냉장고 등 가전제품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LG전자 마나우스 공장은 5만2000여평 부지에, 2700여명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LCD와 PDP TV 30만대, 모니터TV 5만대, 에어컨과 전자렌지 각각 30만대 등 130만대에 달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규모만도 16억 달러에 달했다.
LG전자가 브라질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철저한 현지화와 생산 자동화를 통한 생산혁신 등이 꼽힌다. 또 그동안 브라질 시장 강자로 군림했던 일본 TV업체들이 엔고로 인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진 점도 LG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IMF와 금융위기 때 다른 국내 업체 브라질 시장에서 철수했지만, LG전자는 브라질 시장 잠재력을 위해 그대로 버틴 것이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자 마나우스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눈에 보이는 것은 `LG' 로고가 그려져 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는 직원들이었다. 직원들은 천천히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TV 부품을 조립하고 있었다.
공장 직원들이 TV 모듈을 조립하고, 점검하는 과정은 대부분 자동화 돼 컨베이어 벨트는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이렇게 컨베이어 벨트가 멈추지 않는 이유는 LG전자가 제품 생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흐름 생산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조립 후 완성된 TV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자동화된 프로그램으로 확인하고, 마지막 포장도 기계가 TV를 번쩍 들어 한번에 박스에 넣는 등 TV 조립과 포장, 점검 등의 과정이 물이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포장까지 완벽히 끝난 완제품 무게가 기준 무게보다 적거나 많으면, 바로 경고등이 들어온다.
LG전자 현지 관계자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일반 컨베이어 방식과 달리 라인을 멈추지 않고 계속 흐르도록 하는 `흐름 생산 방식'을 적용해, 제품 전체 공정시간이 짧아져 생산성을 높였다. 기존 10초에 한 대씩 생산했지만, 이 방식을 적용해 6초대까지 단축했다"라며 "TV 기능검사를 자동화하고, 다양한 화면 크기 TV를 생산할 수 있도록 생산 시스템이 자동으로 전환하는 등 혁신을 도입했다"라고 말했다.
LG전자 마나우스 법인은 향후 LCD 모듈 공장을 설립해 TV부문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직 승인 검토중인 모듈공장이 설립되면 직원은 3500명으로 늘어나고, TV 생산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LG전자 마나우스 법인장 김기종 전무는 "지난해 부품 수급이 달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생산량이 조금 줄었지만, 올해는 평판TV 250만대, 2012년 400만대, 오는 2013년 500만대 판매를 달성해 TV 시장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마나우스(브라질)=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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