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 많이 하면 조루 생긴다?

◇이민종 원장의 남성 클리닉

  •  
  • 입력: 2011-01-03 15:16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참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찾아온다. 그 중 실소를 자아낼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그 사연이 너무 `처절해` 숙연해질 때도 있다. 어쩌면 우리 비뇨기과 의사들은 환자들의 육체적 질환을 치료할 뿐 아니라 환자의 고민 등 정신적인 문제들도 잘 풀어내는 것이 소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간혹 인터넷 상담 게시판을 들여다보면 20대 초ㆍ중반의 젊은 남성들이 조루에 대한 궁금증을 올린 글들이 수두룩하다. 실제로 내원한 한 젊은 환자도 자신이 조루증세인 것 같다며 심각하게 이야기를 꺼낸 적도 있었다. 이 젊은 환자는 처음 여자친구와 관계를 가졌을 때 삽입과 동시에 사정을 해버렸다고 했다. 자신이 조루가 아닐까 하고 밤새 고민하고 어렵게 병원을 찾았을 그 젊은 환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환자는 자신이 초등학생 때부터 자위를 해서 그런 것 같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상담 내내 이 환자의 표정이 무거웠는데, 남성으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받은 듯이 보였다. 사실 여성과의 첫 경험을 악몽으로 간직하는 남성의 숫자는 4명 중 1명이라는 보고도 있다. 물론 선천적으로 사정을 빨리 하는 유전적인 경향을 가지거나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신경계 질환, 혹은 새로운 파트너와의 불안, 임신에 대한 불안 등 심리적 요인도 조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청소년기에 자위를 많이 하면 조루가 생길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자위행위가 조루의 절대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많은 젊은 남성들이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되는 이유는 성관계 때보다 자위행위를 하게 될 때 사정에 이르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위는 사정을 목적으로 스스로 원하는 자극을 가하고, 다른 사람에게 들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사정이 빨라지게 된다. 물론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다 보면 사정을 참는 능력이 다소 감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성 관계를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정조절 능력이 생기고 시간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칼럼을 작성하기 전 인터넷 성 관련 게시판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젊은 남성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실제 여성과 관계를 가져보지 않고 자위 행위만으로 조루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조루는 실제 여성 파트너와의 성관계시 질 내 삽입부터 사정까지의 시간, 사정조절능력, 그리고 이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 여부까지 모든 사항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판단해야 하는 복합 질환이기 때문이다.

자위행위를 많이 하면 조루가 생긴다는 이야기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왜 이렇게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쉽게 믿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자위는 나쁘거나 잘못된 행위가 아니다. 건전하게 성에 대한 욕구를 스스로 해소하는 창구이기도 하다. 물론 너무 중독되거나 몸에 무리가 갈 정도면 안 되겠지만 말이다. 심한 자위 중독은 섹스(SEX)에 대한 불감증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자위행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너무나도 잘 마련돼 있다. 되도록이면 건전한 취미활동이나 운동을 통해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

비뇨기과 전문의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남성은 성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인터넷으로 검색하기 전에 비뇨기과 전문의를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다. 조루는 대표적인 성기능 장애이자, 반드시 의학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인터넷으로 자신의 질환을 속단하거나 근거 없는 민간요법은 오히려 몸과 마음의 병을 키울 수도 있다. 인터넷은 만인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지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진료와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될 수는 없다.

골드만비뇨기과 www.gold-man.com

[저작권자 ⓒ문화일보,AM7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