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자발적 커뮤니티 `SW 두레활동` 확산시켜야

■ 소프트웨어 강국 공개SW 활성화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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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자발적 커뮤니티 `SW 두레활동` 확산시켜야
자생적이고 역동적인 한국형 커뮤니티 적극 지원
독일ㆍ미국ㆍ개도국까지 국가차원 프로젝트 활성화
일본 기업 포럼 적극 참여… 국내 대기업과 대조


지식경제부와 디지털타임스는 세계 속 한국의 공개 소프트웨어(SW) 산업 현황에 대해 살펴보고 선진국 대비 국내 공개SW 산업 활성화가 부진한 이유를 두번의 기획을 통해 짚어봤다. 또 공개SW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각 국 정부와 기업의 사례를 통해 공개SW는 유지보수 등에 대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지적재산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21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조찬으로 열린 이번 좌담회는 공개SW 산업활성화 기획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공개SW 산학연관 전문가 5인이 참여해, 앞으로 국내 공개SW 산업을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지,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가졌다.

특히 이 자리에서 각 패널들은 국내 공개SW산업 수준이 저개발 도상국들보다 뒤쳐져 있다고 지적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참여와 이에 따른 전문인력 확대, 교육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일시 : 12월 21일 오전 7시30분 서울 팔레스호텔

◇참석자(가나다 순):
김동민 한국공개소프트웨어협회장
김준동 지식경제부 신산업정책국장
김명준 ETRI 창의연구본부 소장
고건 한중일 공개소프트웨어활성화 포럼 의장(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양유길 정보통신산업진흥원 SW진흥단장

◇사회: 서낙영 디지털타임스 지식산업부장


△사회= 국내 공개SW산업 현황을 보면 해외 선진국은 물론 이웃나라 일본 대비해서도 수준이 미흡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내 공개SW산업 현주소는 어디쯤에 와 있나.

△김명준 소장= 국내 공개SW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한국공개SW협회와 공개SW활성화포럼이 생긴지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아직 공개SW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이를 정당한 비용으로 지불하는데 대한 인식은 약하다. 이는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국내 문화도 한 몫 했다. 공개SW는 유지보수, 컨설팅, 교육 등 관련 서비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데 이를 모두 `공짜'로 알고 있으니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산업이 성장하지 않는 것이다.

△양유길 단장= 일반적으로 SW 유지보수 비용은 전체 SW 가격에서 일정 비율로 책정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공개SW는 도입비용이 들지 않아 유지보수비 책정이 어려운게 사실이다. IT서비스 기업들이 전체 매출에 끼치는 영향 때문에 공개SW 도입을 꺼리는 경향도 크다. 이같은 문제들로 인해 국내 공개SW 시장 규모는 500억원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작으니 기업들이 투자하기 힘들고 공개SW를 전문으로 하는 중소기업은 영세할 수밖에 없다.

△사회= SW산업 활성화의 시작과 끝은 사실상 관련 인력의 양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W인력 육성 방안이 있다면.

△고건 교수= 인력문제 역시 현 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대학교의 경우 리눅스 수강생이 3∼4명에 불과하다. 학원에서는 수강생이 없어 리눅스 과정이 폐강되고 있을 정도다. 공개SW 프로젝트가 없으니 관련 인력을 고용하는 회사가 없고, 전문인력이 없으니 공개SW 산업이 성장할 힘이 약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반면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들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의지 아래 공개SW 산업을 육성해나가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독일 뮌헨시는 1만4000개의 워크스테이션을 공개SW 기반으로 구축했다. 중국은 국가 차원의 다양한 리눅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베이징 소프트웨어산업 생산성 센터는 `양판(Yangfan)' 프로젝트를 통해 GNU(General Public License)/리눅스의 지역공헌도를 높이고 있다.

개발도상국들도 공개SW를 활발히 채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정부는 공개SW 도입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페루 역시 모든 정부 시스템에 공개SW를 사용토록 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가 전자조달 등의 무역부문에 공개SW를 사용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공개SW로의 전환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리눅스 포스(Linux Force)'라는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공개SW 도입ㆍ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각 국 정부는 공개SW 산업 활성화에 앞장서면서 자국의 SW산업 강화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자국 SW를 육성하면 소요되는 유지보수 비용은 해당 국가의 일자리 창출로 직결되고, 기술력 축적, 전문인력 육성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김명준 소장= 뮌헨시는 미국 노벨이 독일의 수세리눅스를 인수하자 수세를 포기하고 데비안 리눅스 기반의 자체 공개SW인 `엠리눅스'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수세리눅스의 성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 엠리눅스를 개발한 것이다. 수세리눅스가 미국기업이 되자 자국의 중소 SW기업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엠리눅스를 만들었다는게 당시 뮌헨시 CTO의 설명이었다.

브라질에서도 공개SW는 단연 화두다. 브라질의 공개SW 행사에는 수 천명이 모이고 대통령까지 참석하는 등 관심이 크다. 변변한 관심을 받지 못하는 국내와 확연히 분위기가 다르다.

△김동민 회장= 공개SW 프로젝트가 많아야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제로 상태에 가깝다. 설령 기업이 공개SW를 도입하더라도 유지보수는 공짜로 해보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다보니 인력 양성에도 관심이 없는게 당연하다. 개도국보다 공개SW 산업 기반이 영세하고 인력양성이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준동 국장= 인력양성을 위한 환경을 갖추는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공개SW 전문인력 육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식경제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온라인 강좌인 `개방형SW교육센터(OLC)'를 개설하고 공개SW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에는 개발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에 오프라인 강좌도 개설할 예정이다. 공개SW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 향후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도출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국가정보화 사업을 통해 공개SW를 기반으로 한 시범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해왔다. 이제는 지자체나 부처가 정보화사업 추진 시 컨설팅을 해주고 공개SW를 사용토록 유도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한국에서도 뮌헨시와 같은 성공사례를 축적ㆍ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공개SW 산업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공개SW역량프라자'에서 공개SW 기술참조모델, 신뢰성 테스트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법제도 외의 자발적인 역량 강화 활동도 기대한다.

△사회= 일본과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공개SW 육성에 더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 10월에 열린 한중일 국장급 공개SW 협력회의에서 3국간 공개SW 산업 활성화에 대한 협력을 공식화했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갈 것인가.

△김동민 회장= 3국간 민간차원의 교류를 어떻게 진행할지 협의할 예정이며 현재 중국과 구체적인 모임을 논의 중이다. 서로 주제를 만들어서 양국 기업의 비즈니스와 공개SW 제품을 소개하기 위한 공동 전시회 등을 기획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1월에는 양국 기업간 교류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만드는 것도 예상하고 있다. 구체안이 나오면 1차적으로 포럼을 통해 한ㆍ중 기업간 교류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

△고건 교수= 국내 기업들은 공개SW를 채택해도 이를 외부에 알리길 꺼리는 분위기다. 공개SW를 도입하더라도 일부는 윈도 등 기존 상용SW를 써야 하는 분야가 있는데, 공개SW를 쓰면 기존 상용SW 제공업체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게 업체들의 이야기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공개SW를 얼만큼 쓰고 있는지 정확히 집계가 안 되고 있다. 또 공개SW를 도입해 좋은 결과를 얻었더라도 이를 외부로 적극 알리지 않고 있어 성공사례를 공유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 일부 대기업들이 공개SW를 적극적으로 쓰지 않고 있어 국제사회에서 눈총을 받고 있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전세계 공개SW 포럼에 가면 히타치, NEC 등 글로벌 IT기업 회장들이 직접 참석하는데 국내 대기업들은 참여가 전무하다.

이제 공개SW는 단순 이념을 넘어 구체적인 비즈니스로 도출되고 있다. 글로벌 모임에서 구체적인 비즈니스 이야기를 나눠야 국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데, 중소기업들은 열심히 참여하는 반면 대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으니 사업 논의가 힘든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꺼리지 말고 떳떳하게 공개SW에 대해 말해야 할 시점이다.

OLC 활동이나 공개SW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 입사 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의 장치도 필요하다. 기업들이 이런 메시지를 시장에 제시해야 산업 활성화, 인력 유입ㆍ육성 등이 선순환할 수 있다.

△김명준 소장= 공개SW 투자는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일례로 스리랑카의 경우 자국의 전산학과 석박사생 150명을 모아 아파치에 주력했는데, 그 결과 스리랑카는 아파치의 종주국이 됐다. 적은 인력으로도 충분히 세계적인 공개SW 리더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예다.

우리나라가 커뮤니티 문화에 익숙지 않아 공개SW 발전이 더디다는 분석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전통인 `두레'는 현재의 커뮤니티와 일맥상통한다. 각자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수행해 한 가지 공통 목표를 달성한다는 점이 동일하다.

이처럼 한국인의 DNA에는 두레 문화가 존재한다. 서양의 커뮤니티 문화가 아니라 한국의 두레를 SW 개발에 적용한다는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준동 국장= 국내 일부 대기업들은 큰 미래 가능성을 보유한 공개SW가 해외에서 어떤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일본과 중국이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반면 국내 대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투자에 여전히 인색하다.

내년에 개최하는 한중일 공개SW 포럼에서는 구체적인 공개SW 사업모델을 논의하게 된다. 일본의 경우 SW 리더기업들은 자사 임원들을 대거 포럼에 참여시키고 있다. 이처럼 공개SW는 더 이상 이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인 비즈니스를 논의하는 단계에까지 올라서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이에 대해 전혀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있고 미래에 감수해야 할 위험에 관심이 없어서 상당히 아쉽다.

앞으로 윈도에 버금가는 리눅스 시장이 열릴 것이다. 미래지향적이고 선제적인 투자를 최소한이라도 해야 할 시점이다. 국내에서 공개SW 시장이 열려야 해외 진출 동력이 생긴다.

△양유길 단장= 대기업들은 공개SW에 무관심하지만 국내 공개SW 전문 중소기업들 중에서는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는 곳들이 생기고 있다. 큐브리드와 유엔진의 경우 커뮤니티 내 상위 5위 안에 드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처럼 커뮤니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이 더 많이 생겨나는 것은 물론 대기업들이 관련 중소기업을 지원해 함께 커 나가는 방안도 필요하다.

국내 공개SW 산업 활성화와 해외진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티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발적으로 커뮤니티가 생기지 않아 정부 주도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 중에서 괜찮은 개발물을 도출하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다. 성공적인 커뮤니티를 통해 해외진출과 인력양성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국내 공개SW 산업 활성화를 위해 산ㆍ학ㆍ연ㆍ관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각자의 역할에 맞춰 산업 활성화 방안을 제시한다면.

△김동민 회장= 공개SW 확산을 위해서는 개발자와 사용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공개SW 기업들 대부분이 규모가 영세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언론도 공개SW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일반인도 공개SW의 비용, 보안 등의 장점을 정확히 인식해야 자연스럽게 인력 유입이 되고 CEO도 윈도 위주의 시각에서 탈피할 수 있다.

△고건 교수= 지식기반사회에서 SW 기술 자립을 위한 범국민 운동도 필요하다고 본다. 일종의 일제강점기의 물산장려운동이나, 박정희 정권시절의 국산품애용과 같이 우리 SW산업육성을 위한 일반 대중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휴대폰, TV, 자동차 등 모든 산업이 SW에 의해 운용되는 세상이다. SW기업인 구글과 애플의 약진이 이를 잘 말해준다. SW 자립이 하루라도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하는 이유다.

△양유길 단장= 산업과 인력 등을 끌고 가는 구심체는 정부와 정부 산하기관이 중심이 되는게 현실이다. 공개SW역량프라자에서 다양한 기술지원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처럼 역량을 집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김명준 소장= 연구소에서 SW기술을 연구개발하면 중소기업에 기술 이전을 하는게 일반적이다. 이 형태를 바꿔서, 기술이전을 하지 않고 연구개발 결과를 공개SW로 만든 뒤 전세계 다운로드 건수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유인책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방위적으로 개발자들도 연구결과를 공개SW화하고 커뮤니티화해서 높은 다운로드수를 기록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커뮤니티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준동 국장= 국내 공개SW 산업이 개발도상국보다 뒤쳐진데 책임을 느낀다. 이번 좌담회를 계기로 공개SW 라운드테이블을 상시 운영해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발굴하고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 등을 도출하겠다.

또 한중일 공개SW 포럼을 미국에 대응하는 범아시안 오픈소스SW 트로이카 시스템으로 적극 발전시킴으로써 공개SW가 사업화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 특히 큰 잠재시장이 될 중국을 겨냥해 양국 기업간 대화에서 국내 대중소기업이 모두 참여해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추진해 나가겠다.

공개SW 관련해 개인이나 기업의 성공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ㆍ확산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다. 자생적이고 역동적인 SW 두레활동이 펼쳐지도록 지원할 것이다.

정리=배옥진기자 withok@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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