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인터넷이 우리 주변에 등장한 것이 95년경이라고 한다면 이제 15년 남짓이다. 인터넷 그리고 월드와이드웹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당시 IT엔지니어들은 인터넷을 조금은 가볍게 보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참 코볼이나 C와 같은 프로그래밍 특화분야를 전문성으로 갖고 있던 전문가 그룹은 기술적으로 텍스트와 텍스트를 연결하는 하이퍼텍스트 기술은 비교적 용이하며 특별한 기술적 지식이 필요치 않다는 판단이 앞섰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95년 전후에 도입된 인터넷은 주로 학교와 연구소 중심으로 활용되었고 2000년대에 들어와서야 일반인들에게 인터넷의 필요성이 인지되기 시작했고 프로그래밍 전문가들도 인터넷의 실질적인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각 가정에서 인터넷 망 유료 가입이 증가했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도 인터넷을 이메일등 단순한 정보전달 기능을 넘어서 한가지 기술적인 옵션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그 동안 골치 아팠던 시스템과 시스템을 통합하거나 전환, 연계하는 `포팅'의 문제에 있어서 인터넷이 해결책의 하나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단순화된 프로토콜로 탄생된 인터넷과 그 위의 웰드와이드웹은 `디지털 컨버전스'의 가능성을 열었다. 컨버전스라는 용어는 초기에는 통신과 방송의 융합인 네트워크 컨버전스의 맥락으로 인구에 회자되다가 미디어 컨버전스로 연결이 되었고, 디바이스 컨버전스, 그리고 조직의 컨버전스로 점차로 확대되어 현재는 여러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미래의 모습을 그리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이를 종합하여, 필자는, `디지털 컨버전스'라고 정의하고 싶다.
필자가 정의하는 `디지털 컨버전스'는 간단하다. 산업혁명 이후 물질문명의 급속한 발달로 우리 사회는 대량생산된 상품들을 유통시키면서 성장 발달하여 왔다. 물류의 흐름에는 항시 정보의 흐름이 따라 붙었고 대부분의 경우 물류와 정보는 뗄 수 없는 관계로 같이 움직여왔다. 데이터베이스가 근간이 되는 정보시스템이 우리 사회의 비즈니스에 침투하면서 정보의 흐름은 물류의 흐름으로부터 분리되었고 정보시스템 안으로 옮겨져 별도로 관리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별도 관리되기 시작한 정보는 여러 종류의 다른 시스템들이 공통으로 `포팅'을 할 수 있는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인터넷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렇게 정보들이 모여들면서 물류와 같이 흘러야 하는 제약조건들에서 벗어나 정보로서의 특성이 나타나고 활용되기 시작한다. 정보만으로 이루어 진 그들만의 세상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상호작용 패턴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컨버전스'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감지한 사람들은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이 모델들은 지식정보사회의 총아로 언론에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검색의 구글, 포털의 네이버 등이 그러하며 에누리닷컴과 다나와로 대표되는 가격비교사이트도 이렇게 정보가 자기들만의 세계로 모여들면서 새로운 형태의 패턴을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근자에 들어서는 이러한 정보의 세계가 사람들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새로운 패턴을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에 facebook이나 linkedin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넷 `정보의 세계'는 이러한 의미에서 기본적으로 정보의 공유를 그 근간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 정보의 공유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공공부분에서도 주민등록데이터베이스를 열어 달라는 민간의 요구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CRM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개인의 정보가 매년 삼분의 일씩 변화되어 가는 것을 인증된 공공기관을 통해서 손쉽게 리얼타임으로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는 경로일 것이다. 근자에 진행되고 있는 U시티 사업도 실제로 그 안에 들어가 보면 정보의 공유가 안 되는 부분들로 인해서 많은 경우 통합형 플랫폼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통합된 유비쿼터스 도시의 모습으로 가기에는 아직 길이 먼 것 같다.
산업혁명으로 유발된 물질문명의 인위적인 산물들은 생산이 곧 소비로 연결되는 것임에 비해서 `정보기술'의 경우는 그 산물들을 변용하고, 또 서로 연계하여 활용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정보의 공유와 상호 연계는 효과나 효율성의 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지식정보시스템은 무기적으로 소비되는 소비재라기 보다는 정보가 공유되는 과정을 통해서 생장(生長: growth)하면서 생산적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유기체적인 성격을 지녔다. 정보시스템이 변화하면서 계속 진화하여야 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는 것은 IT를 코스트센터로만 보고 있는 현대 기업의 CEO들이 마음에 담아두어야 할 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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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95년 전후에 도입된 인터넷은 주로 학교와 연구소 중심으로 활용되었고 2000년대에 들어와서야 일반인들에게 인터넷의 필요성이 인지되기 시작했고 프로그래밍 전문가들도 인터넷의 실질적인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각 가정에서 인터넷 망 유료 가입이 증가했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도 인터넷을 이메일등 단순한 정보전달 기능을 넘어서 한가지 기술적인 옵션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그 동안 골치 아팠던 시스템과 시스템을 통합하거나 전환, 연계하는 `포팅'의 문제에 있어서 인터넷이 해결책의 하나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단순화된 프로토콜로 탄생된 인터넷과 그 위의 웰드와이드웹은 `디지털 컨버전스'의 가능성을 열었다. 컨버전스라는 용어는 초기에는 통신과 방송의 융합인 네트워크 컨버전스의 맥락으로 인구에 회자되다가 미디어 컨버전스로 연결이 되었고, 디바이스 컨버전스, 그리고 조직의 컨버전스로 점차로 확대되어 현재는 여러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미래의 모습을 그리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이를 종합하여, 필자는, `디지털 컨버전스'라고 정의하고 싶다.
필자가 정의하는 `디지털 컨버전스'는 간단하다. 산업혁명 이후 물질문명의 급속한 발달로 우리 사회는 대량생산된 상품들을 유통시키면서 성장 발달하여 왔다. 물류의 흐름에는 항시 정보의 흐름이 따라 붙었고 대부분의 경우 물류와 정보는 뗄 수 없는 관계로 같이 움직여왔다. 데이터베이스가 근간이 되는 정보시스템이 우리 사회의 비즈니스에 침투하면서 정보의 흐름은 물류의 흐름으로부터 분리되었고 정보시스템 안으로 옮겨져 별도로 관리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별도 관리되기 시작한 정보는 여러 종류의 다른 시스템들이 공통으로 `포팅'을 할 수 있는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인터넷에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렇게 정보들이 모여들면서 물류와 같이 흘러야 하는 제약조건들에서 벗어나 정보로서의 특성이 나타나고 활용되기 시작한다. 정보만으로 이루어 진 그들만의 세상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상호작용 패턴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컨버전스'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감지한 사람들은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이 모델들은 지식정보사회의 총아로 언론에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검색의 구글, 포털의 네이버 등이 그러하며 에누리닷컴과 다나와로 대표되는 가격비교사이트도 이렇게 정보가 자기들만의 세계로 모여들면서 새로운 형태의 패턴을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근자에 들어서는 이러한 정보의 세계가 사람들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새로운 패턴을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에 facebook이나 linkedin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인터넷 `정보의 세계'는 이러한 의미에서 기본적으로 정보의 공유를 그 근간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 정보의 공유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공공부분에서도 주민등록데이터베이스를 열어 달라는 민간의 요구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CRM을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개인의 정보가 매년 삼분의 일씩 변화되어 가는 것을 인증된 공공기관을 통해서 손쉽게 리얼타임으로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는 경로일 것이다. 근자에 진행되고 있는 U시티 사업도 실제로 그 안에 들어가 보면 정보의 공유가 안 되는 부분들로 인해서 많은 경우 통합형 플랫폼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통합된 유비쿼터스 도시의 모습으로 가기에는 아직 길이 먼 것 같다.
산업혁명으로 유발된 물질문명의 인위적인 산물들은 생산이 곧 소비로 연결되는 것임에 비해서 `정보기술'의 경우는 그 산물들을 변용하고, 또 서로 연계하여 활용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정보의 공유와 상호 연계는 효과나 효율성의 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어떻게 보면 지식정보시스템은 무기적으로 소비되는 소비재라기 보다는 정보가 공유되는 과정을 통해서 생장(生長: growth)하면서 생산적 매개체의 역할을 하는 유기체적인 성격을 지녔다. 정보시스템이 변화하면서 계속 진화하여야 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는 것은 IT를 코스트센터로만 보고 있는 현대 기업의 CEO들이 마음에 담아두어야 할 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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