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중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기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태양이 내리쬐는 배경화면사진을 포토샵으로 처리해, 비가 오는 우울한 날로 만들기도 한다. 피아노를 치고 `넬라판타지아'를 부르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다.부모와 식사를 하면서도 식탁 밑에서 스마트폰으로 트위터나 채팅을 하기도 한다. 스마트폰ㆍ인터넷과 친숙하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능숙하게 다루는 디지털네이티브 세대의 모습이다. 그들은 네트워크사회의 주도세력이기도 하다.
네트워크의 기수라고 할 수 있는 가입자 3억5000만이나 되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의 창업자 주커버그(25)가 최근 언급한 말은 가히 충격적이다.
"프라이버시의 시대는 끝났다. 사회규범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더 이상은 프라이버시가 사회규범이 아니다."
다시 페이스북을 창업한다면 가입자 개인정보는 모두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인 그를 바라보면 프라이버시 옹호자들에게는 철없는 디지털 네이티브세대의 도발로 들리기도 한다. 우리는 기업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을 구글이나 미니홈피에서 검색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미국에는 사생활을 침해하고 평판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해주는 서비스업체도 탄생했다. `평판청소' 서비스를 해주는 `타이거투'라는 회사는 유명인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고 월 이용료가 1만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그동안 블로거나 홈피 운영자들이 방문자 히트 수를 늘리려고 안간힘을 썼듯 유저들은 팔로워들을 한 명이라도 더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그러다보니 자기과시나 신용을 위해 자기의 정보를 가급적 많이 공개하고 있다. 팔로워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프라이버시를 과감하게 노출하려고 한다. 시시각각으로 자신의 행동과 생활반경을 노출시키려고 한다.
"인천공항입니다. 오후 5시 로스엔젤레스발 비행기에 탑승합니다. 좌석은 D열 16호. 다음주 토요일날 인천공항에 6시에 도착예정입니다."
본인은 아무 생각 없이 정보들을 계속 흘리고 있는데 만일 팔로워 중에 누군가 그를 노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SNS 서비스의 특성상 사용자들은 자발적으로 사생활을 공개하는데, 이렇게 공개한 정보는 가상공간을 무차별적으로 떠다닌다. 인터넷에서는 조각난 정보를 모아서 개인에 대한 종합정보를 구축하는 네티즌 사이버수사대들도 있다. 조각난 정보를 하는 `프로파일링'하는 것은 일부 전문가(?)들에게는 식은죽 먹기다.
이같은 프로파일링은 한단계 거쳐 가벼운 해킹만으로도 개인의 중요한 정보마저 노출될 수 있다.
병원진료기록, 금전거래, 소비내역 등은 신용카드 내역만 추적해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이같은 정보가 A4용지 하나에 상세하게 기록돼 사이버공간에 무차별로 퍼질 수도 있다. 주커버그도 자신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상에 무차별적으로 떠돌아다니는 것을 즐거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프라이버시노출은 발가벗겨진 채 숨을 곳이 없는 콘크리트도시 한복판에 서있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몇 년 전 에멀리나라는 호주의 한 여대생(18)은 유튜브에 애완동물ㆍ운동ㆍ취미 등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은 조회수 30만을 기록하며 위키피디아에 등재되기도 했지만 개인정보 해킹 및 악용, 음해성 동영상ㆍ악플 등에 시달리다 2개월만에 자신의 프로필과 동영상 콘텐츠를 모두 삭제하고 사라졌다. 처절하게 발가벗겨지고, 프라이버시침해 고통을 혹독하게 겪은 후였다.
디지털 네이티버들이 기성세대로 자리잡게 되는 미래.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속에서 그들은 수 십년 뒤, 아니 몇 년 뒤 자기정보노출과 자기정보통제력을 포기한 것을 처절하게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혹독하고 치명적인 대가를 치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주커버그의 말이 디스토피아의 전주곡처럼 들리는 이유다.
◇ `이슈와 전망' 필진으로 황중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이 합류합니다.
△ 전 정보통신부 전파방송관리국장 △ 전 서울체신청장 △ 전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장 △ 전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
네트워크의 기수라고 할 수 있는 가입자 3억5000만이나 되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의 창업자 주커버그(25)가 최근 언급한 말은 가히 충격적이다.
"프라이버시의 시대는 끝났다. 사회규범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더 이상은 프라이버시가 사회규범이 아니다."
다시 페이스북을 창업한다면 가입자 개인정보는 모두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인 그를 바라보면 프라이버시 옹호자들에게는 철없는 디지털 네이티브세대의 도발로 들리기도 한다. 우리는 기업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을 구글이나 미니홈피에서 검색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미국에는 사생활을 침해하고 평판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해주는 서비스업체도 탄생했다. `평판청소' 서비스를 해주는 `타이거투'라는 회사는 유명인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고 월 이용료가 1만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그동안 블로거나 홈피 운영자들이 방문자 히트 수를 늘리려고 안간힘을 썼듯 유저들은 팔로워들을 한 명이라도 더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그러다보니 자기과시나 신용을 위해 자기의 정보를 가급적 많이 공개하고 있다. 팔로워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프라이버시를 과감하게 노출하려고 한다. 시시각각으로 자신의 행동과 생활반경을 노출시키려고 한다.
"인천공항입니다. 오후 5시 로스엔젤레스발 비행기에 탑승합니다. 좌석은 D열 16호. 다음주 토요일날 인천공항에 6시에 도착예정입니다."
본인은 아무 생각 없이 정보들을 계속 흘리고 있는데 만일 팔로워 중에 누군가 그를 노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SNS 서비스의 특성상 사용자들은 자발적으로 사생활을 공개하는데, 이렇게 공개한 정보는 가상공간을 무차별적으로 떠다닌다. 인터넷에서는 조각난 정보를 모아서 개인에 대한 종합정보를 구축하는 네티즌 사이버수사대들도 있다. 조각난 정보를 하는 `프로파일링'하는 것은 일부 전문가(?)들에게는 식은죽 먹기다.
이같은 프로파일링은 한단계 거쳐 가벼운 해킹만으로도 개인의 중요한 정보마저 노출될 수 있다.
병원진료기록, 금전거래, 소비내역 등은 신용카드 내역만 추적해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이같은 정보가 A4용지 하나에 상세하게 기록돼 사이버공간에 무차별로 퍼질 수도 있다. 주커버그도 자신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상에 무차별적으로 떠돌아다니는 것을 즐거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프라이버시노출은 발가벗겨진 채 숨을 곳이 없는 콘크리트도시 한복판에 서있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몇 년 전 에멀리나라는 호주의 한 여대생(18)은 유튜브에 애완동물ㆍ운동ㆍ취미 등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은 조회수 30만을 기록하며 위키피디아에 등재되기도 했지만 개인정보 해킹 및 악용, 음해성 동영상ㆍ악플 등에 시달리다 2개월만에 자신의 프로필과 동영상 콘텐츠를 모두 삭제하고 사라졌다. 처절하게 발가벗겨지고, 프라이버시침해 고통을 혹독하게 겪은 후였다.
디지털 네이티버들이 기성세대로 자리잡게 되는 미래.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속에서 그들은 수 십년 뒤, 아니 몇 년 뒤 자기정보노출과 자기정보통제력을 포기한 것을 처절하게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혹독하고 치명적인 대가를 치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창업자 주커버그의 말이 디스토피아의 전주곡처럼 들리는 이유다.
◇ `이슈와 전망' 필진으로 황중연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부회장이 합류합니다.
△ 전 정보통신부 전파방송관리국장 △ 전 서울체신청장 △ 전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장 △ 전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