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시론] 공공기관, 스마트행정 필요하다

김세헌 KAIST 시스템공학과 교수ㆍ인터넷 정보보호협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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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9-0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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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시론] 공공기관, 스마트행정 필요하다
지난 수십 년간 통신 산업은 커다란 변화를 가졌으며 거대한 규모로 발전해 왔다. 수많은 기업들 간의 합병이 있었으며 또한 전혀 새로운 형태의 기업들이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기본적으로 디지털 기술과 이동통신 기술이라는 두 가지 통신 기술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하여 인터넷이 보급되고 모든 통신서비스들이 고품질, 고용량, 멀티미디어, 지능화될 수 있었다. 한편 1947년 벨 연구소에서 셀룰러 시스템이란 개념이 처음으로 개발된 후 본격적으로 보급된 이동통신 기술은 제1세대 아날로그, 제2세대 PCS를 거쳐서 현재는 3G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과 이동통신 기술은 통신 서비스들의 융합, 나아가서는 산업들 간의 융합을 가능하게 하여 산업구조가 더욱 효율적인 구조로 개편될 수 있게 하였다.

최근에는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높은 잠재 수요로 인하여 마침내 인터넷과 이동통신이 융합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 스마트폰이 출시되어 수요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게 됨으로써 미래의 통신 산업은 또 다시 새로운 구조 개편이 예상되고 있고 더 나아가 다른 산업들도 좀 더 효율적인 구조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높은 잠재 수요를 감안한다면 스마트폰의 출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대한 대응이 한발 늦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와이브로에 너무 집착하여 네트워크 기술개발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OS, 플랫폼 등 소프트웨어의 기술 개발 및 경쟁력 확보를 등한시하였다. 또한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기존의 통신 산업 구조에 안주하려 하였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와이브로나 무선랜에 비해 비싼 주파수대역을 사용하고 있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스마트폰 형태의 서비스가 보급되는 것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수익 구조를 악화시킬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스마트폰 서비스는 이동통신망에 엄청난 통신 트래픽을 유발시키지만 망 이용료 수입을 크게 증가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금 와서 보면 이러한 이동통신사들의 상황 판단은 옳았다고 볼 수 있지만 바람직한 전략 선택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스마트폰 서비스를 늦추려 할 것이 아니라 선도적으로 도입했어야 했다. 이러한 안일한 대응으로 우리나라는 앱스토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제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으로 인하여 이미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통신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좋든 싫든 해야만 할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3G의 대표주자인 WCDMA는 다시 LTE 시스템으로 진화하였으며 또 다시 LTE-Advanced로 진화를 하고 있다. 또한 WiFi기능을 적극 활용하여 스마트폰의 트래픽 수요를 처리하는 노력도 수행되고 있다. 한편 3G시장에서 가입자 수가 적어 열세에 처해 있는 와이브로는 자신에게 할당된 주파수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하여 와이브로를 WiFi 백홀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과 더불어 현재 방송 서비스에 할당되어 있는 주파수 대역중 방송의 디지털화를 통해 남게 되는 근 100MHz 대역폭의 주파수 중 일부를 이동통신 서비스에 할당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이에 대한 결정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 새로운 기술발전을 반영할 수 있는 시장의 기능에 따라 기존의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는 나라가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시장은 이 주파수 대역이 기존의 폐쇄적 비즈니스 모델을 벗어나서 모바일 인터넷의 융합서비스 비즈니스로 활용되는 방향으로 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마트폰의 최대의 문제는 보안이다. 이 보안 문제로 인하여 공공기관에서는 스마트폰의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기능에 따라 움직이는 민간 기업에서는 스마트폰이 가져오는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확대하는 큰 흐름 속에서 보안 대책을 강구, 스마트행정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 초창기 인터넷이 수많은 보안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기업에서 폭넓게 활용되기 시작하였고 그 후 공공기관도 일부 보안 문제를 안은 채로 인터넷 사용을 시작한 것과 같은 과정을 스마트폰도 밟게 될 것이다.

현재는 인터넷 초창기와 비슷한 분위기다. 앞으로 수많은 더 발전한 모습의 스마트폰들이 등장할 것이며 이들을 얼마나 활용하는지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고 이에 따라 산업구조가 개편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승자가 될 것인지 패자가 될 것인지는 인터넷 초창기를 되돌아보면 답을 일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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