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대학 자발적 도입…10년간 64곳ㆍ졸업생 1만명 배출
삼성ㆍLG노텔ㆍNHN 등 채용시 가산점…해외서도 인정
삼성ㆍLG노텔ㆍNHN 등 채용시 가산점…해외서도 인정
■ 대학
일선 공과대학의 교육현장이 변하고 있다. 전형적인 공학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대학졸업생의 수요자인 기업의 요구를 반영해 수요자 중심 교육과정을 만들고, 졸업생들의 진출 경로를 파악해 교육과정을 다시 재설계하는 등 소프트웨어 혁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공대 교육현장의 이런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은 바로 공학교육인증제다. 공대가 글로벌 엔지니어를 배출하기 위해 꼭 갖춰야 할 기준과 지침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시키는 대학에 인증과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이사장 윤종용)이 맡아 2000년 시범인증을 시작한 후 2009년까지 64개 대학, 509개 프로그램이 인증을 받았다. 그간 배출된 졸업생만 해도 1만명이 넘는다.
◇교육현장 자발적 혁신 시도
공학교육인증제는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소하고 대학 공학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교육현장에서 자발적으로 도입됐다.
인증제는 특히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기술을 아는 전문가를 길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공학기술 등 `하드스킬'뿐만 아니라 엔지니어가 갖춰야 할 다양한 `소프트스킬' 능력도 함께 가르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팀워크, 기술문서 작성, 공학윤리 등이 주요 소프트스킬 항목이다. 소프트스킬이 강조되는 것은 엔지니어가 기술자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정부부처, 기관 등의 기관장급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기술 자체만 알아서는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수와 학생들간의 상담과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해지고 있다. 교수와 학생이 서로를 알고 이해하는 폭이 깊어질수록 교육의 폭과 넓이도 더해줄 수밖에 없다.
◇소통이 교육의 시작
인증제 운영의 키워드는 한 마디로 `소통'이다. 학과 내에서 교수와 학생이 소통하고, 학과 자체적인 소통, 대학과 학과간, 인증기관과 대학간, 나아가 국내와 해외 인증기관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교육의 품질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조 공학교육인증원 부원장(중앙대 컴퓨터공학과 교수ㆍ사진)은 "인증을 받으려면 교수들이 학생 상담과 관찰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그 전에 자유롭게 교육을 하던 일부 교수는 어려워하기도 하지만 참여 교수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수강신청에서 강의수강까지 교수와 활발히 소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는 학생들이 수강신청 시 상담을 통해 수강 과목을 결정하는 `선상담ㆍ후수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인증프로그램을 도입한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공학교육혁신센터'를 설립해 변화에 능동적으로 나서고 있다. 각 대학본부의 재정 및 행정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졸업생 입사시 혜택…해외서도 인정
대학들의 이런 혁신 노력은 졸업생들이 국내 기업에 입사할 때 가산점으로 돌아올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증제에 대한 엄밀한 평가를 거쳐 2006년부터 인증 프로그램 졸업생들에게 면접전형에서 10%의 가산점을 주고 있다. 이어 2007년에는 삼성그룹 16개 계열사로 가산점이 적용범위가 확대됐다. 그밖에 LG노텔, 비트컴퓨터, 드림위즈 등이 면접이나 서류전형에서 가산점을 주고, 안철수연구소, NHN, KT, SK커뮤니케이션즈, 서울반도체 등이 직원 채용시 혜택을 주고 있다.
김성조 부원장은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인사정책 변화가 자유로워 확대가 쉬운 반면 대기업들은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인증제 홍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서 참여기업들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졸업생들에 대한 일선 기업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지난해 11월 인증 졸업생 사원의 상급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조직문화 적응, 전공분야 지식, 실무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거나 매우 우수하다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인증은 세계적으로 같은 기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졸업생들은 세계 어디에 나가도 인정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각국 공학교육의 등가성을 인정하기 위한 협약체인 `워싱턴어코드'에 2007년 6월 정회원 가입했다. 최근에는 전문대 대상 인증제도 국제협의체에 가입해 전문대 공학기술 교육 수준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김성조 부원장은 "지금은 기업 현장에서 실무 능력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고, 앞으로는 팀워크 능력, 창의력 등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빠르게 변하는 미래를 예측한다는 게 점점 어려워지지만, 교육은 그 변화를 앞서 내다보고 그 시대를 책임 질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교육이 백년대계인 이유는 바로 그런 시대적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일선 공과대학의 교육현장이 변하고 있다. 전형적인 공학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대학졸업생의 수요자인 기업의 요구를 반영해 수요자 중심 교육과정을 만들고, 졸업생들의 진출 경로를 파악해 교육과정을 다시 재설계하는 등 소프트웨어 혁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공대 교육현장의 이런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은 바로 공학교육인증제다. 공대가 글로벌 엔지니어를 배출하기 위해 꼭 갖춰야 할 기준과 지침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시키는 대학에 인증과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이사장 윤종용)이 맡아 2000년 시범인증을 시작한 후 2009년까지 64개 대학, 509개 프로그램이 인증을 받았다. 그간 배출된 졸업생만 해도 1만명이 넘는다.
◇교육현장 자발적 혁신 시도
공학교육인증제는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소하고 대학 공학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교육현장에서 자발적으로 도입됐다.
인증제는 특히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기술을 아는 전문가를 길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공학기술 등 `하드스킬'뿐만 아니라 엔지니어가 갖춰야 할 다양한 `소프트스킬' 능력도 함께 가르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팀워크, 기술문서 작성, 공학윤리 등이 주요 소프트스킬 항목이다. 소프트스킬이 강조되는 것은 엔지니어가 기술자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업 최고경영자(CEO)나 정부부처, 기관 등의 기관장급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기술 자체만 알아서는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수와 학생들간의 상담과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해지고 있다. 교수와 학생이 서로를 알고 이해하는 폭이 깊어질수록 교육의 폭과 넓이도 더해줄 수밖에 없다.
◇소통이 교육의 시작
인증제 운영의 키워드는 한 마디로 `소통'이다. 학과 내에서 교수와 학생이 소통하고, 학과 자체적인 소통, 대학과 학과간, 인증기관과 대학간, 나아가 국내와 해외 인증기관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교육의 품질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조 공학교육인증원 부원장(중앙대 컴퓨터공학과 교수ㆍ사진)은 "인증을 받으려면 교수들이 학생 상담과 관찰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그 전에 자유롭게 교육을 하던 일부 교수는 어려워하기도 하지만 참여 교수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수강신청에서 강의수강까지 교수와 활발히 소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는 학생들이 수강신청 시 상담을 통해 수강 과목을 결정하는 `선상담ㆍ후수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인증프로그램을 도입한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공학교육혁신센터'를 설립해 변화에 능동적으로 나서고 있다. 각 대학본부의 재정 및 행정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졸업생 입사시 혜택…해외서도 인정
대학들의 이런 혁신 노력은 졸업생들이 국내 기업에 입사할 때 가산점으로 돌아올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증제에 대한 엄밀한 평가를 거쳐 2006년부터 인증 프로그램 졸업생들에게 면접전형에서 10%의 가산점을 주고 있다. 이어 2007년에는 삼성그룹 16개 계열사로 가산점이 적용범위가 확대됐다. 그밖에 LG노텔, 비트컴퓨터, 드림위즈 등이 면접이나 서류전형에서 가산점을 주고, 안철수연구소, NHN, KT, SK커뮤니케이션즈, 서울반도체 등이 직원 채용시 혜택을 주고 있다.
김성조 부원장은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인사정책 변화가 자유로워 확대가 쉬운 반면 대기업들은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인증제 홍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서 참여기업들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졸업생들에 대한 일선 기업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지난해 11월 인증 졸업생 사원의 상급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조직문화 적응, 전공분야 지식, 실무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거나 매우 우수하다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인증은 세계적으로 같은 기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졸업생들은 세계 어디에 나가도 인정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각국 공학교육의 등가성을 인정하기 위한 협약체인 `워싱턴어코드'에 2007년 6월 정회원 가입했다. 최근에는 전문대 대상 인증제도 국제협의체에 가입해 전문대 공학기술 교육 수준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김성조 부원장은 "지금은 기업 현장에서 실무 능력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고, 앞으로는 팀워크 능력, 창의력 등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빠르게 변하는 미래를 예측한다는 게 점점 어려워지지만, 교육은 그 변화를 앞서 내다보고 그 시대를 책임 질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교육이 백년대계인 이유는 바로 그런 시대적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