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광장] SW엔지니어 키워야 기술 강국

박태하 솔루션박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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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12-2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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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광장] SW엔지니어 키워야 기술 강국
10여년 전 일본에 머무를 때의 일이다. 일본 방송에서는 `시마 히데오'라는 엔지니어의 죽음을 추모하는 방송이 연일 보도된 적이 있다. `시마 히데오'는 일본국철(JR) 및 신칸센 등을 설계한 엔지니어로 `신칸센의 아버지'라 불리우며 전국민적 추앙을 받다가 96세의 나이로 사망한 것이었다. 그의 죽음은 일본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많은 일본인들을 슬픔에 잠기게 만들었다.

필자는 이 노장 엔지니어의 존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이렇게 국가적인 존경을 받던 한 엔지니어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는 한편, 문득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존경을 받는 엔지니어가 있는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나 쉽게 떠오르는 이가 없어 당황스럽고도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일본의 신칸센 못지 않게 경부 고속도로, 인천공항, 전자정부, 반도체, 휴대폰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엔지니어의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눈부신 결과물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정작 그것들을 만든 엔지니어들은 존경의 대상으로 기억되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대한민국의 주요 업계에서 핵심역할을 맡고 있는 공학 기술자들이,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정리되기도 한다. 이렇듯 그들이 이뤄낸 성과에 비해 사회적인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의 현실이다.

최근 국내에 아이폰 열풍이 매섭게 불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이제는 각 분야에서 하드웨어적인 제품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중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아이폰과 같은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반의 히트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이라는 냉소적인 시각도 있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업계 및 엔니지어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과 일반적인 엔지니어 분야보다 소프트웨어 분야를 3D직종으로 여기고 홀대한 왜곡된 인식이 만들어 낸 너무나 당연한 반응인지도 모른다.

으레 그렇듯 소프트웨어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정부가 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보상을 확대해야 하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많은 젊은이들이 엔지니어를 외면하고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직종을 선호하는 현실에서 정부의 지원만으로 대세를 바꿀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미래의 우리 젊은이들이 엔지니어와 도전을 꿈꾸게 하는 것은 단순한 정부의 지원이나 보상만은 아닐 것이다.

결국에는 오래 전부터 뿌리 박힌 `사농공상(士農工商)'의 고정 관념을 바꾸어, 엔지니어의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이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출한 결과물에 대해서는 이에 공헌한 엔지니어의 업적을 널리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스타로 만들어 존중해주어야 한다. 특히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엔지니어를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는 우수한 스타급 인재의 양성이 절실하다.

왜 우리에게는 스타 엔지니어가 기억되지 않을까. 일본의 `시마 히데오'와 같이 사회에 공헌한 훌륭한 장인은 대대로 존경받아야 한다. 이미 만들어진, 또는 앞으로 만들어 갈 많은 엔지니어의 작품에 대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진정한 존경과 감사의 표현이야말로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러한 존경심이 단지 우리나라 발전에 이바지할 뿐 아니라 나아가 한국 특유의 장인 정신을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미 우리나라의 수많은 엔지니어의 제품들이 전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지 않는가. 삼성이 소니를 이렇게 추월하리라 어느 누구도 쉽게 상상치 못했던 일이다. 대한민국에서도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탄생과 함께 아이폰을 능가하는 제품이 만들어지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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