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 측은 이날 홍 전 시장을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당초 미국으로 출국할 계획이었으나 "김 후보의 선거 승리를 위해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겠다"고 말했다는 게 캠프 측 설명이다.
그러나 홍 전 시장 측은 김 후보 측 공지가 나온 직후 이를 부인했다. 홍 전 시장 측은 "김 후보 측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제안했지만 맡지 않는다고 했다"며 "10일 예정대로 미국으로 출국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이미 국민의힘에서 나왔고 이번 대선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며 "10일 출국해 대선 후 돌아오겠다"고 했다.
이후 김 후보 측은 다시 공지를 내고 "김 후보는 홍 전 시장과 통화하며 상임선대위원장직 수락을 요청했고 이에 홍 전 시장은 긍정적인 답변을 한 사실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후 홍 전 시장이 해당 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만큼 그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은 김 후보와 함께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해 4강까지 오른 바 있다. 만일 홍 전 시장이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다면 당 지도부와 단일화 갈등을 겪고 있는 김 후보 측에 한층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됐다. 김 후보는 현재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두고 당 지도부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처음으로 참석해 "지금 당 지도부가 하고 있는 강제 단일화는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당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기 때문에 응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지도부와 한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까지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한 후보는 11일 전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홍 전 시장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무래도 내가 겪은 경선 과정은 밝히고 떠나야 할 것 같다"면서 "처음 경선에 돌입해서 국회의원 48명과 원외당협위원장 70여명의 지지를 확보했을 때 국민 여론에도 앞섰기 때문에 2차에서 무난히 과반수를 할 줄 알았지만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해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나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김문수 지지로 돌아섰고 한순간 김문수가 당원 지지 1위로 올라섰는데 그건 2차 경선 나흘 전에 알았다"며 "김문수로서는 이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했고 그때부터 나는 이 더러운 판에 더 이상 있기 싫어졌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그런데 왜 김문수를 비난하는가"라며 "무상 열차를 노리고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한 한덕수는 왜 비난하지 않는가"라고 따졌다. 홍 전 시장은 "김문수는 너희들의 음험한 공작을 역이용하면 안 되나. 너희들이 한 짓은 정당하냐"며 "나라를 망쳐놓고 이제 당도 망치고 한국 보수 진영도 망치려 하느냐"고 분노했다.
홍 전 시장은 "윤석열은 나라 망치고 이제 당도 망치고 있다"며 "용병 하나 잘못 들여 나라가 멍들고 당도 멍들고 있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3년 전 두 놈이 윤석열을 데리고 올 때부터 당에 망조가 들더니 또다시 엉뚱한 짓으로 당이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며 "김문수 주장이 맞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두 놈은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썼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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