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 장관과 과학기술 부총리를 지낸 오명 건국대 총장(사진)이 현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교육부와 과학기술부의 통합, IT정책의 4개 부처 분산, 정부출연연구기관 통폐합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놓은 것.
오명 총장은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 현대인재개발원에서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가 공동 개최한 `산학연 협력 연찬회'에서 "30년 후의 코리아를 꿈꿔라"는 주제의 특강을 했다.
이날 특강에서 오 총장은 "교육부총리와 과학기술부총리가 단숨에 없어지고 부처 하나로 합쳐졌다. 그에 대한 평가는 정권이 끝난 후 신랄하게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통합에 대한 초기 대통령 구상과 방향이 다른 것 같아 우려되며 지금 교육과 과학의 시너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이러한 통합은 스웨덴 모델을 채택한 것인데, 스웨덴은 장관이 초중고 교육을 책임지지 않고 대학정책과 과학만 관할한다"며 "입시문제와 초중고 문제에 교과부 장관이 매달리면 과학기술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부를 해체해 IT정책을 4개 부처로 분산한 것과 관련해서도 오 총장은 "이 정책은 일본모델을 따라간 것인데, 일본에서는 분산 결과 정부 내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 실패한 정책으로 결론이 내려져 현재 다시 묶는 사령탑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일본보다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잘못하면 부처가 서로 권한을 챙기려다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추진중인 정부출연연 통폐합 방안에 대해서는 "개혁도 좋지만 과학기술자의 자존심은 살려줘야 하며 몇 사람 실세가 칼질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 총장은 "정권마다 출연연 개편을 시도하는데 노무현 전대통령 당시 과학기술부총리로 있을 때 청와대가 출연연 개편을 시도했지만 거부한 경험이 있다"며 "출연연을 효율화하는 개편안은 많이 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편하다 보면 얼마 있으면 제자리로 온다. 출연연에서도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 만큼 과학자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살아남기 위한 노력에 나설 수 있도록 과학자들의 동의를 구해가면서 추진해야 한다. 출연연 통폐합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문제점을 스스로 아니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총장은 또한 수천억원 대의 대형 R&D 투자가 속속 이뤄질 수 있도록 과학기술채권을 부활시킬 것을 제안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교육부와 과학기술부의 통합, IT정책의 4개 부처 분산, 정부출연연구기관 통폐합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놓은 것.
오명 총장은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 현대인재개발원에서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가 공동 개최한 `산학연 협력 연찬회'에서 "30년 후의 코리아를 꿈꿔라"는 주제의 특강을 했다.
이날 특강에서 오 총장은 "교육부총리와 과학기술부총리가 단숨에 없어지고 부처 하나로 합쳐졌다. 그에 대한 평가는 정권이 끝난 후 신랄하게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통합에 대한 초기 대통령 구상과 방향이 다른 것 같아 우려되며 지금 교육과 과학의 시너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이러한 통합은 스웨덴 모델을 채택한 것인데, 스웨덴은 장관이 초중고 교육을 책임지지 않고 대학정책과 과학만 관할한다"며 "입시문제와 초중고 문제에 교과부 장관이 매달리면 과학기술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부를 해체해 IT정책을 4개 부처로 분산한 것과 관련해서도 오 총장은 "이 정책은 일본모델을 따라간 것인데, 일본에서는 분산 결과 정부 내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 실패한 정책으로 결론이 내려져 현재 다시 묶는 사령탑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일본보다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잘못하면 부처가 서로 권한을 챙기려다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추진중인 정부출연연 통폐합 방안에 대해서는 "개혁도 좋지만 과학기술자의 자존심은 살려줘야 하며 몇 사람 실세가 칼질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 총장은 "정권마다 출연연 개편을 시도하는데 노무현 전대통령 당시 과학기술부총리로 있을 때 청와대가 출연연 개편을 시도했지만 거부한 경험이 있다"며 "출연연을 효율화하는 개편안은 많이 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편하다 보면 얼마 있으면 제자리로 온다. 출연연에서도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 만큼 과학자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살아남기 위한 노력에 나설 수 있도록 과학자들의 동의를 구해가면서 추진해야 한다. 출연연 통폐합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문제점을 스스로 아니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총장은 또한 수천억원 대의 대형 R&D 투자가 속속 이뤄질 수 있도록 과학기술채권을 부활시킬 것을 제안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