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트리즈(TRIZ)란

200만건 특허 분석한 '발상의 전환' 방법
러 알츠슐러 개발 '창의적 문제해결이론'
냉장고 홈바ㆍ수직방향 기록 HD 등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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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트리즈(TRIZ)란
고속도로 톨게이트 앞이나 운전 위험구간 도로에는 어김없이 나타나는 규칙적인 홈, 수평방향 기록을 수직방향 기록으로 바꿔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면서도 안정성을 확보했던 하드디스크, 광고가 없는 초기화면을 운영하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광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인터넷 업체.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트리즈(TRIZ)'의 산물이라는 점입니다. 창의적인 문제해결 방법론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트리즈에 대해 살펴봅니다.

지금은 대중화된 냉장고 홈바의 초기 모델을 기억하시나요. 쇠고리를 이용해 홈바 문을 지지했던 초기 모델이 어느 순간 쇠고리가 사라지고 지탱할 수 있는 무게도 오히려 늘어난 현재와 같은 모델로 대체됐습니다. 하지만 이 사례에는 연구개발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냉장고 홈바 개선의 숨은 주역=당시 가전업계에서는 경쟁사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 생산원가를 올리지 않으면서도 미관상 좋고 충분한 성능도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합니다. 결국 장시간 논의 끝에 이 임무는 트리즈 전문가에게 맡겨졌다고 합니다. 석 달 후 나온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한 것에 있었습니다. 쇠고리를 바깥으로 빼는 대신 조인트 뒷쪽에 걸쇠를 두도록 하는 것이었지요. 금형만 조금 바꾸면 바로 상용화할 수 있어 생산원가에도 전혀 변동이 없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지요.

결국 이 안은 `안전홈바'라는 이름으로 곧 적용이 됐고 현재에 이르게 됐습니다. 당시 경쟁사가 쇠고리를 사용하는 댓가로 외국 업체에 1대당 수천원의 특허료를 줬다고 하니 이 간단한 아이디어의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될지는 굳이 계산해보지 않아도 되겠지요.

◇발상의 전환 `트리즈' 방법론=이러한 생각은 러시아 출신의 트리즈 전문가의 작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트리즈란 과연 무엇일까요. 트리즈는 러시아의 겐리히 알츠슐러가 개발한 `창의적 문제해결이론'입니다. 200만건 이상의 전세계 특허를 분석해 창의적이라고 인정되는 특허들의 공통점을 추출해 정리한 것으로, 40가지 발명원리와 76가지 표준해결책, 그리고 문제해결 프로세스인 `아리즈(ARIZ)'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언뜻 보면 복잡한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창의성에 대한 해석입니다. 알츠슐러는 독창적인 특허들의 경우 모순을 극복하는 창의성을 담고 있으며, 여기에는 주변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했고 비슷한 해결책들이 서로 다른 산업분야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트리즈의 사상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론이 하나둘 보강됐고 현재는 젠3파트너스, 이노센티브 등의 전문업체들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노센티브는 일종의 프로젝트 중개 사이트로, 각 부문의 전문가 14만명의 인력풀을 갖고 기업이 어떤 요구를 했을 때 적절한 사람과 연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건당 최대 100만달러까지 보수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젠3파트너스는 단순 중개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해당 기업이 바로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직전 단계까지 전문가 섭외, 제품개발 등을 진행해 전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같은 전문업체들의 등장으로 트리즈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고, 이를 통한 일종의 연구개발 아웃소싱도 활발해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히트 상품 뒤엔 트리즈 있다=트리즈를 통해 어려운 문제의 해법은 찾은 경우는 매우 다양합니다. 초고층 아파트의 1~42층용, 43~87층용 엘리베이터 분리 운영, 금연 패치 제품의 기술을 차용한 반투명 치아미백 반창고 제품, 샴페인 제조과정을 응용한 인텔의 칩 제조과정 기포문제 해결사례 등이 대표적이며, 기업 기밀과 관계된 프로젝트도 많아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현재 국내 주요 대기업에는 트리즈 전문가들이 포진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트리즈가 미국이 아니라 옛 소련에서 만들어진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양 국가의 특허체계에서 그 이유를 찾습니다.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인 미국의 경우 특허, 즉 발명의 본질보다는 이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특허문서들이 작성된 반면, 소련은 개인의 재산권이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발명의 내용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춰 특허문서가 작성됐기 때문에 이들 문서를 분석해 트리즈라는 방법론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알츠슐러가 미국 특허와 같은 형식의 특허 200만건 이상을 읽고 분석했다면 `특허로 부자가 되는 법'이란 책을 출판했을 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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