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할당가격 '최대 쟁점'
800~900㎒ 연내 새주인 결정… '녹색성장 전략' 반영도
800~900㎒ 연내 새주인 결정… '녹색성장 전략' 반영도
■ 방송통신 이슈 점검
(4) 황금주파수 주인 찾기
황금주파수(800MHz~900MHz, 저주파대역)의 새 주인 찾기가 본격화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8월말 대가할당방식으로 800MHz와 900MHz에서 각각 20MHz씩 총 40MHz를 할당한다. IMT2000(3G)용 2.1GHz와 2G PCS용 1.8GHz 추가 할당도 예정돼 있다. 이들 주파수의 할당 가격만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서비스의 혈맥인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한 레이스가 임박하고 있는 것이다.
주파수는 농사로 따지면 토지와 같다. 아무리 좋은 종자(기술과 서비스)가 있어도, 넓고 좋은 땅(주파수)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사업자들이 주파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더구나 이번에 정부가 할당하는 800∼900MHz의 저주파 대역은 투자대비 효율이 높아 황금주파수로 불린다.
이 황금주파수를 나눠주는 방식은 정부가 시장 수요조사를 토대로 주파수 사용의 대가를 미리 정하는 대가할당방식이다. 3G용 2.1GHz와 와이브로용 2.3GHz가 이 방식으로 할당됐다.
이번 저주파대역 할당은 산업적으로 두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은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던 800MHz 독점체제가 깨지면서 그 문호가 개방된다는 점이다. 다음은 저주파 대역이 향후 4G 이동통신서비스의 씨를 뿌리는 토지가 된다는 점이다. 황금주파수 확보는 결국 차세대 이통서비스 경쟁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대가할당 절차는 `방통위의 주파수 할당 공고→사업계획서 준비 및 제출→사업계획서 심사 및 선정→할당대가 납부' 등의 순으로 3∼5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늦어도 연내에는 황금주파수의 새 주인이 결정된다.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황금주파수의 가격(대가할당가격)이다. 사업자는 싸게 사고, 방통위는 비싸게 팔고싶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런 점에서 주파수 확보는 업체간은 물론 업체와 방통위간의 싸움이기도 하다.
황금주파수 후보사업자인 KT와 LG텔레콤은 올해 황금주파수 이외에 오는 2011년 사용시한이 만료되는 PCS용 1.8GHz 대역의 주파수도 미리 재할당 받아야한다. SK텔레콤도 역시 2011년 사용시한이 만료되는 800MHz 가운데 일부를 재할당받고, 3G용 2.1GHz 추가할당이 필요하다. 이동통신 3사가 주파수 확보에 지출하는 비용만 조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자들은 되도록 싸게 주파수를 확보하고 싶은 심정이다.
사업자들은 실제로도 이통시장이 포화상태이고 SK텔레콤의 저주파 독점체제 붕괴로 이른바 `저주파 프리미엄'이 낮아진 점이 황금주파수 대가할당 가격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싸게 사고 싶다는 이야기다. 현재 영상전화가 가능한 3G용 2.1GHz는 시장 수요를 근거로 1조3000억원에 가격이 책정됐었다.
하지만 방통위는 사업자들과 생각이 다르다. 방통위는 황금주파수 대가할당 가격을 `수요에 근거한 적정가격'으로만 표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의 핵심 재원으로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되도록 고가에 책정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어찌됐든 칼자루는 방통위가 쥐고 있다.
800MHz와 90MHz가운데 누가 원하는 주파수를 차지하느냐도 큰 관심거리다. 두 주파수 모두 투자대비 효율이 좋긴 하지만 원하는 대역은 서로 다를 수 있다. 800MHz은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1300여만명 고객이 사용하면서 국산 단말기 수급에 용이하다. 900MHz는 GSM방식의 유럽국가 대부분이 사용해 글로벌 로밍과 외산 단말기 소싱에 장점이 있다.
방통위는 일단 사업계획서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업자에게 선호 주파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추첨 등의 방식으로 선택권을 부여하자는 업체들의 의견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황금주파수 대가할당에서 또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사업계획서 심사에 녹색성장전략을 반영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심사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지국 공용화, 친환경 기지국, 전자파 대책 등 환경보호에 대한 기여도를 비롯해 에너지 절감과 같은 그린 IT기술이 적용됐는지 여부가 주요 평가항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성장전략 심사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국가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부상한 녹색성장을 통신산업에 반영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로 보인다.
김응열기자 uykim@
(4) 황금주파수 주인 찾기
황금주파수(800MHz~900MHz, 저주파대역)의 새 주인 찾기가 본격화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8월말 대가할당방식으로 800MHz와 900MHz에서 각각 20MHz씩 총 40MHz를 할당한다. IMT2000(3G)용 2.1GHz와 2G PCS용 1.8GHz 추가 할당도 예정돼 있다. 이들 주파수의 할당 가격만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서비스의 혈맥인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한 레이스가 임박하고 있는 것이다.
주파수는 농사로 따지면 토지와 같다. 아무리 좋은 종자(기술과 서비스)가 있어도, 넓고 좋은 땅(주파수)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사업자들이 주파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더구나 이번에 정부가 할당하는 800∼900MHz의 저주파 대역은 투자대비 효율이 높아 황금주파수로 불린다.
이 황금주파수를 나눠주는 방식은 정부가 시장 수요조사를 토대로 주파수 사용의 대가를 미리 정하는 대가할당방식이다. 3G용 2.1GHz와 와이브로용 2.3GHz가 이 방식으로 할당됐다.
이번 저주파대역 할당은 산업적으로 두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은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던 800MHz 독점체제가 깨지면서 그 문호가 개방된다는 점이다. 다음은 저주파 대역이 향후 4G 이동통신서비스의 씨를 뿌리는 토지가 된다는 점이다. 황금주파수 확보는 결국 차세대 이통서비스 경쟁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대가할당 절차는 `방통위의 주파수 할당 공고→사업계획서 준비 및 제출→사업계획서 심사 및 선정→할당대가 납부' 등의 순으로 3∼5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늦어도 연내에는 황금주파수의 새 주인이 결정된다.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황금주파수의 가격(대가할당가격)이다. 사업자는 싸게 사고, 방통위는 비싸게 팔고싶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런 점에서 주파수 확보는 업체간은 물론 업체와 방통위간의 싸움이기도 하다.
황금주파수 후보사업자인 KT와 LG텔레콤은 올해 황금주파수 이외에 오는 2011년 사용시한이 만료되는 PCS용 1.8GHz 대역의 주파수도 미리 재할당 받아야한다. SK텔레콤도 역시 2011년 사용시한이 만료되는 800MHz 가운데 일부를 재할당받고, 3G용 2.1GHz 추가할당이 필요하다. 이동통신 3사가 주파수 확보에 지출하는 비용만 조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자들은 되도록 싸게 주파수를 확보하고 싶은 심정이다.
사업자들은 실제로도 이통시장이 포화상태이고 SK텔레콤의 저주파 독점체제 붕괴로 이른바 `저주파 프리미엄'이 낮아진 점이 황금주파수 대가할당 가격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싸게 사고 싶다는 이야기다. 현재 영상전화가 가능한 3G용 2.1GHz는 시장 수요를 근거로 1조3000억원에 가격이 책정됐었다.
하지만 방통위는 사업자들과 생각이 다르다. 방통위는 황금주파수 대가할당 가격을 `수요에 근거한 적정가격'으로만 표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의 핵심 재원으로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되도록 고가에 책정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어찌됐든 칼자루는 방통위가 쥐고 있다.
800MHz와 90MHz가운데 누가 원하는 주파수를 차지하느냐도 큰 관심거리다. 두 주파수 모두 투자대비 효율이 좋긴 하지만 원하는 대역은 서로 다를 수 있다. 800MHz은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1300여만명 고객이 사용하면서 국산 단말기 수급에 용이하다. 900MHz는 GSM방식의 유럽국가 대부분이 사용해 글로벌 로밍과 외산 단말기 소싱에 장점이 있다.
방통위는 일단 사업계획서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업자에게 선호 주파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추첨 등의 방식으로 선택권을 부여하자는 업체들의 의견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황금주파수 대가할당에서 또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사업계획서 심사에 녹색성장전략을 반영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심사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지국 공용화, 친환경 기지국, 전자파 대책 등 환경보호에 대한 기여도를 비롯해 에너지 절감과 같은 그린 IT기술이 적용됐는지 여부가 주요 평가항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성장전략 심사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국가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부상한 녹색성장을 통신산업에 반영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로 보인다.
김응열기자 u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