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광장] 기업의 성장 유전자 `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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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3-0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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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광장] 기업의 성장 유전자 `R&D`
김천일 코난테크놀로지 영업본부 이사


우리가 맛있게 먹는 사과나무는 어떻게 수확이 되는 것인가. 당신이 방금 사과를 맛있게 먹었다고 하자. 만일 그 사과의 씨를 심어 새로운 사과를 얻는다면 부모나무에서 열렸던 것과 같은 맛을 볼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 아들 나무에는 처음에 그 씨를 품었던 사과와 전혀 다른 맛을 내는 사과가 열린다.

사과는 다른 종에 비해 유전자적 다양성이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사과 속에 들어있는 모든 사과 씨에는 그 씨를 품은 사과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과나무를 만드는 유전정보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형 접합성(Heterozygosis)'이라고 한다.

이형 접합성은 장점이기도 하다. 이형 접합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덕에 사과는 변화무쌍한 환경에도 도태되지 않고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색과 맛을 지닌 과수로 자리잡았다. 생물학적 다양성 덕택에 사과나무는 주어진 환경에 맞게 잘 자라는 유전자를 퍼뜨렸고 상품성 높은 다양한 품종을 끊임없이 선보였다.

반면 사과의 달콤함은 접붙이기를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유전학적으로 다양한 사과는 그 맛과 모양이 제 각각이다. 이형 접합성이라는 특징 탓에 유전자의 대물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제 멋대로 자라난 사과는 그냥 먹기에 너무 신맛이 강하여 술의 원료로 밖에 쓸 수 없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우수성이 검증된 사과의 유전자를 보존하려고 접붙이기를 도입했고 드디어 사과는 접붙이기를 통해 균일한 품질의 브랜드를 가지게 되어 상품화가 가능해졌다. 이처럼 사과의 유전학적 다양성을 이용한 품종개량과 접붙이기를 통한 상품성 확보, 이 두 가지는 현재 우리나라의 IT 산업에 있어서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무엇보다 기업이 영속하기 위해 사과처럼 새로운 유전자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 우수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한 그루의 사과나무에서 많은 수의 사과가 열리는데 그 사과 씨는 이전까지 볼 수 없던 새로운 사과를 탄생시킬 수 있는 다양한 유전정보를 가진다. 그 다양한 개성을 지닌 사과는 예측하기 힘든 환경의 변화를 이겨내고 이전까지 볼 수 없던 참신한 상품을 만들어낸다.

기업 역시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지속적으로 선보여야 한다. 바로 연구개발(R&D)의 힘이다. 기업은 R&D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기존의 사과에서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내고 상품화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필자 회사도 마찬가지다. 올해 최악의 경기침체가 예고되고 실물경제가 이미 경색되고 있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멀티미디어 부분의 검색기술 및 콘텐츠 관리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유전자를 끊임없이 만드는 것이 곧 생존의 제1 조건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둘째, 기업은 IT 생태계에서 고객에게 인정받는 제품으로 살아남기 위해 `접붙이기'를 통해 끊임없이 개량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연 상태의 사과, 즉 신맛이 너무나 강해 술의 원료로 밖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을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찾는 과일로 변화시키는 비결은 접붙이기였다. 튼튼한 사과나무의 기반에 우수 품종의 유전자를 받아들임으로써 더 상품성 높은 사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소프트웨어 역시 다른 분야와의 접목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영역과의 융합과 교류를 통해 무관심의 영역에 방치되었던 고객과 시장을 발굴해야 한다. 한 정보보호업체가 데스크톱 검색기술을 기존 정보보호 솔루션에 적용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건 단적인 예일 뿐 소프트웨어간 접붙이기를 통해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사실상 무궁무진하다.

사과나무에서 볼 수 있듯이 새로운 유전자가 가져오는 다양성은 기업의 비즈니스 연속성에 필수적이다. 또한 접붙이기를 통한 상품성 확보는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만든다. 유래 없이 힘든 시장 상황이지만 사과나무의 사례를 통해 한국 IT 산업의 새로운 도약이 견인할 수 있는 지혜를 찾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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