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송출센터 세워 PP 제작비용 부담 해소를
유료방송-지상파방송 규제도 차별화 바람직
2. 현실적 육성정책 필요하다
그동안 수많은 논문과 정책 토론회, 세미나 등에서 방송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안들이 제시됐다. 모두 오랜 기간 고민과 성찰에서 나온 결과물인데, 파고 들어가 보면 방송콘텐츠 산업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이슈의 반복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방송콘텐츠 산업활성화가 미진했던 것은 육성정책이 부재한 이유보단, 정책적 결단과 실천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방송콘텐츠 활성화는 주로 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나 독립제작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책 당국이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 지점은 무료 보편적인 서비스가 아닌 유료 방송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게 타당한가에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방송 시장을 지상파방송이 장악해 온 데다 유료 방송 매체가 지상파 방송의 재방송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지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한 때문이다.
위성방송, DMB, IPTV 등 신규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매번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이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방송 시장이 지상파 위주로 형성된 데서 비롯된다. 이에 따라 산업적 측면에서 신규 매체의 등장이 신규 콘텐츠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를 깨지 않으면 신규 매체의 등장이 오히려 플랫폼의 경쟁만 가중시켜 저가 시장만 창출, 콘텐츠 시장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게 된다는 게 방송계의 진단이다.
다행스럽게 최근 일부 PP에서는 자체 제작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PP의 자체 제작 성공 사례들은 정부가 제대로 환경만 조성해주면 전문PP들도 지상파 방송 못지 않은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문 PP에서 볼만한 콘텐츠를 많이 생산할 때 비로소 플랫폼도 발전할 수 있다.
◇PP의 대형화 유도 필요=전문 PP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정부 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87개의 PP가 난립한 현재 시장 구조에서 모든 사업자가 경쟁력을 갖추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자체 제작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PP의 대형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현재 PP시장에는 온미디어, CJ미디어의 양대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가 있으나 MPP의 수를 전략적으로 더 늘릴 필요가 있다.
경쟁력을 갖춘 PP의 수가 증가하면 그동안 제기됐던 SO-PP간 힘의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체 제작 역량을 강화해 양질의 콘텐츠를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 협정에 따른 콘텐츠 시장 개방에 대비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MPP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중소 규모의 PP로는 막대한 자금력과 브랜드를 갖춘 해외 채널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김영철 국장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적으로 10대 전문 방송(PP) 장르를 선정하고 육성해 시장 개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MSO와 MPP를 동시에 겸영 하는 MSP를 육성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북대 정용준 교수는 "플랫폼과 콘텐츠를 동시에 지향하는 MSP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국산 프로그램의 경쟁력 향상과 수출증대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PP 위한 제작송출센터 건립해야=중소 PP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일회적이고 단편적인 자금 지원보다는 근본적으로 열악한 제작 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영세 사업자마다 지상파방송사와 같은 대규모 제작 시설을 갖추기는 어렵고, 더욱이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송 콘텐츠 제작 송출센터의 건립한다면 중소 PP 사업자들도 비용 부담 없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기대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디지털방송콘텐츠 공동 제작 시설 및 대규모 집적단지 조성, 전문인력 양성, 유통지원, 방송콘텐츠진흥기금 설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칭)디지털방송콘텐츠진흥법(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권호영 책임 연구원은 최근 `방송영상진흥 정책의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콘텐츠의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방송 영상 진흥을 위한 별도의 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료방송과 무료방송 규제차별화 필요=이와 함께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상파방송사와 유료 방송 시장과의 차별화 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료 방송에도 지나치게 공익성의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다는 게 논리의 배경이다. 지상파방송사 대비 열악한 광고 시장을 감안할 때 PP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PP업계의 지적이다. CJ미디어 강석희 사장은 "유료 방송의 프로그램 광고 심의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PPL, 협찬 고지 관련 제한을 폐지한다면 PP의 수익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원화된 방송 콘텐츠 지원 체계의 일원화 필요성은 누누이 지적돼온 사항. 방송영상 콘텐츠 주무부처 조정은 정부조직개편 때 논의됐으나 매듭짓지 못하고 새 정부 들어서도 재연될 조짐이다. 방송콘텐츠산업 활성화를 위해 부처간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나 콘텐츠 지원체계를 하루빨리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기획취재팀 팀장=강희종기자 mindle@
조성훈기자 hoon21@
유료방송-지상파방송 규제도 차별화 바람직
2. 현실적 육성정책 필요하다
그동안 수많은 논문과 정책 토론회, 세미나 등에서 방송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안들이 제시됐다. 모두 오랜 기간 고민과 성찰에서 나온 결과물인데, 파고 들어가 보면 방송콘텐츠 산업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이슈의 반복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방송콘텐츠 산업활성화가 미진했던 것은 육성정책이 부재한 이유보단, 정책적 결단과 실천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방송콘텐츠 활성화는 주로 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나 독립제작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책 당국이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 지점은 무료 보편적인 서비스가 아닌 유료 방송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게 타당한가에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방송 시장을 지상파방송이 장악해 온 데다 유료 방송 매체가 지상파 방송의 재방송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지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한 때문이다.
위성방송, DMB, IPTV 등 신규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매번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이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방송 시장이 지상파 위주로 형성된 데서 비롯된다. 이에 따라 산업적 측면에서 신규 매체의 등장이 신규 콘텐츠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를 깨지 않으면 신규 매체의 등장이 오히려 플랫폼의 경쟁만 가중시켜 저가 시장만 창출, 콘텐츠 시장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게 된다는 게 방송계의 진단이다.
다행스럽게 최근 일부 PP에서는 자체 제작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PP의 자체 제작 성공 사례들은 정부가 제대로 환경만 조성해주면 전문PP들도 지상파 방송 못지 않은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전문 PP에서 볼만한 콘텐츠를 많이 생산할 때 비로소 플랫폼도 발전할 수 있다.
◇PP의 대형화 유도 필요=전문 PP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정부 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87개의 PP가 난립한 현재 시장 구조에서 모든 사업자가 경쟁력을 갖추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자체 제작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PP의 대형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현재 PP시장에는 온미디어, CJ미디어의 양대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가 있으나 MPP의 수를 전략적으로 더 늘릴 필요가 있다.
경쟁력을 갖춘 PP의 수가 증가하면 그동안 제기됐던 SO-PP간 힘의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체 제작 역량을 강화해 양질의 콘텐츠를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 협정에 따른 콘텐츠 시장 개방에 대비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MPP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중소 규모의 PP로는 막대한 자금력과 브랜드를 갖춘 해외 채널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김영철 국장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적으로 10대 전문 방송(PP) 장르를 선정하고 육성해 시장 개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MSO와 MPP를 동시에 겸영 하는 MSP를 육성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북대 정용준 교수는 "플랫폼과 콘텐츠를 동시에 지향하는 MSP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국산 프로그램의 경쟁력 향상과 수출증대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PP 위한 제작송출센터 건립해야=중소 PP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일회적이고 단편적인 자금 지원보다는 근본적으로 열악한 제작 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영세 사업자마다 지상파방송사와 같은 대규모 제작 시설을 갖추기는 어렵고, 더욱이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송 콘텐츠 제작 송출센터의 건립한다면 중소 PP 사업자들도 비용 부담 없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기대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디지털방송콘텐츠 공동 제작 시설 및 대규모 집적단지 조성, 전문인력 양성, 유통지원, 방송콘텐츠진흥기금 설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가칭)디지털방송콘텐츠진흥법(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권호영 책임 연구원은 최근 `방송영상진흥 정책의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콘텐츠의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방송 영상 진흥을 위한 별도의 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료방송과 무료방송 규제차별화 필요=이와 함께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상파방송사와 유료 방송 시장과의 차별화 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료 방송에도 지나치게 공익성의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다는 게 논리의 배경이다. 지상파방송사 대비 열악한 광고 시장을 감안할 때 PP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PP업계의 지적이다. CJ미디어 강석희 사장은 "유료 방송의 프로그램 광고 심의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PPL, 협찬 고지 관련 제한을 폐지한다면 PP의 수익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로 이원화된 방송 콘텐츠 지원 체계의 일원화 필요성은 누누이 지적돼온 사항. 방송영상 콘텐츠 주무부처 조정은 정부조직개편 때 논의됐으나 매듭짓지 못하고 새 정부 들어서도 재연될 조짐이다. 방송콘텐츠산업 활성화를 위해 부처간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나 콘텐츠 지원체계를 하루빨리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기획취재팀 팀장=강희종기자 mindle@
조성훈기자 hoon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