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프로젝트 앞두고 밑그림 그리기 동분서주"
초대 CIO 맡아 IT부문 혁신 진두지휘
데이터센터 아웃소싱 전환 등 체제 재정비
"손보업계도 리스크 관리위해 IT는 필수"
손해보험사 메리츠화재해상보험(대표 원명수 부회장)은 최근 두 가지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는 지난달 공시를 통해 밝힌 자산운용사 설립 건이다. 회사는 내년 4월 영업 개시를 목표로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자산운용사를 100% 자회사 형태로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달 23~24일, 다음달 20~21일 등 각 이틀씩 2차례에 걸쳐 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가 실시된다.
또 다른 현안은 증권, 종합금융 등의 계열사를 포함한 메리츠금융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문제다. 지난 5월 원명수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금융지주회사로 가기 위한 검토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지난달 메리츠증권 김기범 사장도 기자간담에서 메리츠화재 중심의 전환에 대해 신중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지지한다고 언급해 금융권에서는 메리츠화재가 메리츠금융 그룹의 지주회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메리츠화재를 중심으로 종금, 증권, 설립예정법인인 자산운용사까지 엮이는 큰 구상이 그려지는 상황이다.
이같이 최근 메리츠화재 주변에서는 역동적인 변화의 조짐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최근 금융 산업이 워낙 숨가쁘게 변모하는 측면도 있지만 메리츠화재는 지난 2005년 6월 현 대표의 취임 후 사명 변경(옛이름 동양화재), 신사옥 이전, 제2창업 선포 등 바삐 달려 온 분위기다.
◇CIO 직제 도입, 초대 CIO
IT 분야에서의 혁신도 기업 전체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 회사는 지난 2006년 1월 처음으로 최고정보책임자(CIO) 직제를 마련하고, 데이터센터에 대해 아웃소싱을 단행했다.
초대 CIO인 조성우 IT본부장(47ㆍ상무)은 이같은 메리츠화재의 IT 부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취임 직후 데이터센터를 현대정보기술에 의뢰해 아웃소싱으로 전환하는 등의 내부 운영체계 재정비를 나서고 전체 인프라를 통합, 개선하는 일을 추진했다.
강남 본사와 전산 사업 부문이 있는 여의도 신사옥을 오가며 한창 바쁜 조성우 상무는 "올해 안에 리호스팅을 마치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차세대 프로젝트를 개발할 것"이라며 "실제 보험업무인 기간계 시스템을 재개발하고, 고객관계관리(CRM),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등 정보계도 바뀐다"고 설명했다.
메인프레임에서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을 유닉스 환경에서도 그대로 사용하는 `리호스팅'은 삼성생명, LIG손해보험에 이은 3번째로, 메리츠화재는 내년에는 서버를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전면 전환할 예정이다. 연내 실무 부서에서는 차세대 개발을 위한 모델링을 마쳐 내년 1분기 중으로 차세대 프로젝트 가동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올 예정이다. 투자규모는 경쟁사 대비 비슷한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는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차세대 프로젝트 개발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증권, 은행 등이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며 나서는 것과 달리 속도가 더딘 것이다. 이는 전체 보험업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그는 "보험업은 신상품을 개발해 히트 치는 사업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프로세스 개선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특징이 있다"고 평하고 "그 중에서도 생명보험 분야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진출하고 잦은 인수합병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외국의 시스템이 도입되고 전산이 강화되고 강조됐지만 그에 반해 외국계의 진입이 거의 없는 손해보험 분야는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손해보험 업계도 앞으로 보험상품이 다양해지고 상품관리가 복잡해지고, 계산하는 로직과 리스크 관리가 복잡해지면서 IT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고객 접점에서도 자동차보험의 경우 인터넷판매 등 다양한 시도들이 나오고 있고, 방카슈랑스 등으로 인해 판매 채널이 다양해지고 많아지고 있어 점차 시스템 의존도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화 위해서는 IT가 필수"
조 상무는 경쟁사의 사례를 들어 손해보험업 분야에서 늘어나는 보험 사고 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심사를 시스템화하고 새로운 기법을 적용하는 등의 변화에서 IT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자본시장통합법, 보험업법, 전자거래법 등의 법제도 이슈와 점차 높아질 소비자 보호 요구 등에 대해서도 IT 시스템이 근간을 이룬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IT거버넌스를 실시, 인프라를 개선하고 프로젝트관리(EPM)을 통해 IT 내부 프로세스를 연계시키기도 했다.
조 상무는 보험업계 CIO 활동에 대해 최근 "CIO를 둔 기업들도 늘고 기능도 두드러지게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손해보험협회 산하 IT실무 분과의 친목활동이 있어 왔고, 손해보험 분야 CIO 5~6명이 최근에 모여 단체 설립을 의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 상무는 메리츠화재로 영입되기 전 대한항공, 오라클, SAP 등 미국과 한국에서 18년 넘게 IT 컨설팅 업무를 수행해 왔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CIO의 차이에 대해 "한국이나 미국의 CIO가 업무 한계, 최고경영층과의 커뮤니케이션 중요성은 다 마찬가지로 느끼는 것 같다"며 "미국의 경우 CIO 직제가 좀 더 일찍 발달됐고, 좀 더 비즈니스에 집중된 측면이 있으며, C레벨의 인사가 현업 개입이 더 적극적이고 현업 마인드가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T가 기업의 가치와 성과를 나타내 왔다고 보는데, 정성적인 것과 정량적인 것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IT 투자에 따른 비용, 매출 구조, 수익성 등을 고려해야하고 실제 프로젝트에 구체적으로 명시를 해야하는데, 정성적인 것이 중요한 지, 정량적인 것이 더 중요한 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지숙기자 newbone@
초대 CIO 맡아 IT부문 혁신 진두지휘
데이터센터 아웃소싱 전환 등 체제 재정비
"손보업계도 리스크 관리위해 IT는 필수"
손해보험사 메리츠화재해상보험(대표 원명수 부회장)은 최근 두 가지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는 지난달 공시를 통해 밝힌 자산운용사 설립 건이다. 회사는 내년 4월 영업 개시를 목표로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자산운용사를 100% 자회사 형태로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달 23~24일, 다음달 20~21일 등 각 이틀씩 2차례에 걸쳐 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가 실시된다.
또 다른 현안은 증권, 종합금융 등의 계열사를 포함한 메리츠금융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문제다. 지난 5월 원명수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금융지주회사로 가기 위한 검토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지난달 메리츠증권 김기범 사장도 기자간담에서 메리츠화재 중심의 전환에 대해 신중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지지한다고 언급해 금융권에서는 메리츠화재가 메리츠금융 그룹의 지주회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메리츠화재를 중심으로 종금, 증권, 설립예정법인인 자산운용사까지 엮이는 큰 구상이 그려지는 상황이다.
이같이 최근 메리츠화재 주변에서는 역동적인 변화의 조짐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최근 금융 산업이 워낙 숨가쁘게 변모하는 측면도 있지만 메리츠화재는 지난 2005년 6월 현 대표의 취임 후 사명 변경(옛이름 동양화재), 신사옥 이전, 제2창업 선포 등 바삐 달려 온 분위기다.
◇CIO 직제 도입, 초대 CIO
IT 분야에서의 혁신도 기업 전체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 회사는 지난 2006년 1월 처음으로 최고정보책임자(CIO) 직제를 마련하고, 데이터센터에 대해 아웃소싱을 단행했다.
초대 CIO인 조성우 IT본부장(47ㆍ상무)은 이같은 메리츠화재의 IT 부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취임 직후 데이터센터를 현대정보기술에 의뢰해 아웃소싱으로 전환하는 등의 내부 운영체계 재정비를 나서고 전체 인프라를 통합, 개선하는 일을 추진했다.
강남 본사와 전산 사업 부문이 있는 여의도 신사옥을 오가며 한창 바쁜 조성우 상무는 "올해 안에 리호스팅을 마치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차세대 프로젝트를 개발할 것"이라며 "실제 보험업무인 기간계 시스템을 재개발하고, 고객관계관리(CRM),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등 정보계도 바뀐다"고 설명했다.
메인프레임에서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을 유닉스 환경에서도 그대로 사용하는 `리호스팅'은 삼성생명, LIG손해보험에 이은 3번째로, 메리츠화재는 내년에는 서버를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전면 전환할 예정이다. 연내 실무 부서에서는 차세대 개발을 위한 모델링을 마쳐 내년 1분기 중으로 차세대 프로젝트 가동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올 예정이다. 투자규모는 경쟁사 대비 비슷한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는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차세대 프로젝트 개발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증권, 은행 등이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며 나서는 것과 달리 속도가 더딘 것이다. 이는 전체 보험업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그는 "보험업은 신상품을 개발해 히트 치는 사업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프로세스 개선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특징이 있다"고 평하고 "그 중에서도 생명보험 분야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진출하고 잦은 인수합병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외국의 시스템이 도입되고 전산이 강화되고 강조됐지만 그에 반해 외국계의 진입이 거의 없는 손해보험 분야는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손해보험 업계도 앞으로 보험상품이 다양해지고 상품관리가 복잡해지고, 계산하는 로직과 리스크 관리가 복잡해지면서 IT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고객 접점에서도 자동차보험의 경우 인터넷판매 등 다양한 시도들이 나오고 있고, 방카슈랑스 등으로 인해 판매 채널이 다양해지고 많아지고 있어 점차 시스템 의존도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화 위해서는 IT가 필수"
조 상무는 경쟁사의 사례를 들어 손해보험업 분야에서 늘어나는 보험 사고 등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심사를 시스템화하고 새로운 기법을 적용하는 등의 변화에서 IT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자본시장통합법, 보험업법, 전자거래법 등의 법제도 이슈와 점차 높아질 소비자 보호 요구 등에 대해서도 IT 시스템이 근간을 이룬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IT거버넌스를 실시, 인프라를 개선하고 프로젝트관리(EPM)을 통해 IT 내부 프로세스를 연계시키기도 했다.
조 상무는 보험업계 CIO 활동에 대해 최근 "CIO를 둔 기업들도 늘고 기능도 두드러지게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손해보험협회 산하 IT실무 분과의 친목활동이 있어 왔고, 손해보험 분야 CIO 5~6명이 최근에 모여 단체 설립을 의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 상무는 메리츠화재로 영입되기 전 대한항공, 오라클, SAP 등 미국과 한국에서 18년 넘게 IT 컨설팅 업무를 수행해 왔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CIO의 차이에 대해 "한국이나 미국의 CIO가 업무 한계, 최고경영층과의 커뮤니케이션 중요성은 다 마찬가지로 느끼는 것 같다"며 "미국의 경우 CIO 직제가 좀 더 일찍 발달됐고, 좀 더 비즈니스에 집중된 측면이 있으며, C레벨의 인사가 현업 개입이 더 적극적이고 현업 마인드가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T가 기업의 가치와 성과를 나타내 왔다고 보는데, 정성적인 것과 정량적인 것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IT 투자에 따른 비용, 매출 구조, 수익성 등을 고려해야하고 실제 프로젝트에 구체적으로 명시를 해야하는데, 정성적인 것이 중요한 지, 정량적인 것이 더 중요한 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지숙기자 newbo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