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적인 아이들 얼굴 표정
한국적 디지로그 작품 추구
간간히 글을 쓰며 겨우 하루하루를 벌어먹고 살던 승세가 추운 겨울 우이동 산동네로 세를 들어 이사 온다. 그 집엔 혜자라는 여섯 살 베기 여자아이와 혜자의 엄마, 친할머니가 살고 있다.
하루는 승세의 눈에 개울가부터 혜자의 집까지 그림이 새겨져 있는 것이 보인다. 작은 발자국 중간에 노란 물이 들어 있는 문양이 영락없이 눈으로 새겨진 꽃무늬. 그리고 어떤 날은 괴상하기도 섬짓하기도 한 여인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바로 정신 이상으로추운 날씨에도 맨발로 정처 없이 동네를 떠도는 혜자 엄마의 웃음소리인데….
천승세 원작의 `혜자의 눈꽃'은 순수하고 어린 혜자가 만든 눈꽃으로 지치고 가난한 어른 한 사람이 세상과 화해하는 테마를 갖고 있다. 이 작품은 모방과 매너리즘에서 과감히 탈피해 한국특유의 표현ㆍ정서ㆍ감성의 결집체인 한국화 기법을 사용하면서 독창성을 갖췄다. 더불어 우리 아이들의 얼굴에서 나타나는 섬세한 표정을 연구한 캐릭터 개발로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지향하고 있다.
`혜자의 눈꽃'을 통해 제작팀이 추구하는 것은 새로운 애니메이션이다. `혜자의 눈꽃'에서 보여주고 싶은 새로움은 한국적인 아날로그 감성에 기반으로 두고 디지털을 이용해 만드는 `디지로그 작품'이다. 여기서 한국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은 따듯한 느낌이 살아 숨쉬는 한국화 기법을 차용해서 표현된다. 전체적인 그림 작업을 총괄하는 김재권 감독의 미술 감각이 배경은 물론이고 인물 묘사에서도 깊숙이 반영돼 마치 한편의 한국화 그림책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지금까지 한국화 기법처럼 순수미술의 기법을 활용해서 만들어진 작품이 없지는 않았지만 `혜자의 눈꽃'은 이 기법을 이용해 최초로 시도되는 장편 작품이다. 제작팀은 단편인 `세발자전거'를 통해 새로운 영상표현에 대한 가능성을 이미 타진한 상태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완성도 높은 한국화 기법의 애니메이션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특히 문학성이 높은 천승세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것은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항상 문제시되어 온 내러티브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다.
박건형기자 arete@
///김재권 감독///
`혜자의 눈꽃 팀'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경력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작품을 지휘하는 김재권 감독은 국내 창작 동양화적인 애니메이션의 출발을 알린 멤버다. 다수의 창작작품을 만들어온 제작의 베테랑으로서 이번 작품에 그동안 쌓아온 능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특히 작품 세계를 그림으로 풀어내는 과정에 있어 김 감독은 오랜 세월 다양한 작품 제작에 참여한 애니메이션 감독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김 감독은 대원동화, 세영동화 등 국내 굴지의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20년 이상 애니메이션 제작 참여했으며 `천방지축 하니', `녹색전차 해모수', `붉은매' 등 유명 작품의 배경감독으로 일해왔다. 지난 2005년 제11회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시상식에서는 `세발자전거'로 단편애니메이션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적 디지로그 작품 추구
간간히 글을 쓰며 겨우 하루하루를 벌어먹고 살던 승세가 추운 겨울 우이동 산동네로 세를 들어 이사 온다. 그 집엔 혜자라는 여섯 살 베기 여자아이와 혜자의 엄마, 친할머니가 살고 있다.
하루는 승세의 눈에 개울가부터 혜자의 집까지 그림이 새겨져 있는 것이 보인다. 작은 발자국 중간에 노란 물이 들어 있는 문양이 영락없이 눈으로 새겨진 꽃무늬. 그리고 어떤 날은 괴상하기도 섬짓하기도 한 여인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바로 정신 이상으로추운 날씨에도 맨발로 정처 없이 동네를 떠도는 혜자 엄마의 웃음소리인데….
천승세 원작의 `혜자의 눈꽃'은 순수하고 어린 혜자가 만든 눈꽃으로 지치고 가난한 어른 한 사람이 세상과 화해하는 테마를 갖고 있다. 이 작품은 모방과 매너리즘에서 과감히 탈피해 한국특유의 표현ㆍ정서ㆍ감성의 결집체인 한국화 기법을 사용하면서 독창성을 갖췄다. 더불어 우리 아이들의 얼굴에서 나타나는 섬세한 표정을 연구한 캐릭터 개발로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지향하고 있다.
`혜자의 눈꽃'을 통해 제작팀이 추구하는 것은 새로운 애니메이션이다. `혜자의 눈꽃'에서 보여주고 싶은 새로움은 한국적인 아날로그 감성에 기반으로 두고 디지털을 이용해 만드는 `디지로그 작품'이다. 여기서 한국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은 따듯한 느낌이 살아 숨쉬는 한국화 기법을 차용해서 표현된다. 전체적인 그림 작업을 총괄하는 김재권 감독의 미술 감각이 배경은 물론이고 인물 묘사에서도 깊숙이 반영돼 마치 한편의 한국화 그림책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지금까지 한국화 기법처럼 순수미술의 기법을 활용해서 만들어진 작품이 없지는 않았지만 `혜자의 눈꽃'은 이 기법을 이용해 최초로 시도되는 장편 작품이다. 제작팀은 단편인 `세발자전거'를 통해 새로운 영상표현에 대한 가능성을 이미 타진한 상태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완성도 높은 한국화 기법의 애니메이션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특히 문학성이 높은 천승세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것은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항상 문제시되어 온 내러티브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다.
박건형기자 arete@
///김재권 감독///
`혜자의 눈꽃 팀'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경력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작품을 지휘하는 김재권 감독은 국내 창작 동양화적인 애니메이션의 출발을 알린 멤버다. 다수의 창작작품을 만들어온 제작의 베테랑으로서 이번 작품에 그동안 쌓아온 능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특히 작품 세계를 그림으로 풀어내는 과정에 있어 김 감독은 오랜 세월 다양한 작품 제작에 참여한 애니메이션 감독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김 감독은 대원동화, 세영동화 등 국내 굴지의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20년 이상 애니메이션 제작 참여했으며 `천방지축 하니', `녹색전차 해모수', `붉은매' 등 유명 작품의 배경감독으로 일해왔다. 지난 2005년 제11회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시상식에서는 `세발자전거'로 단편애니메이션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