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격차 줄여야 인터넷산업 활성화"
하루가 다르게 고성장을 지속했던 인터넷 업계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인터넷 대표기업인 NHN？다음？네오위즈 등은 3？4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발표했으며, 중소 인터넷 업체들은 여전히 수익모델 부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자국어인터넷주소로 탄탄한 수익을 거두고 있으며, 수출로 외형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넷피아의 이판정 사장과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하나로드림의 안병균 사장을 초대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인터넷업계의 활로를 모색해 봤다.
두 사람은 한국의 인터넷 산업은 어려운 시점에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업계 모두 동반자적인 관계 하에 풀어야 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모든 사업이 다 그렇지만 승승(勝勝)하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승패가 나는 게 비즈니스라지만 인터넷 사업만큼은 모두다 이길 수 있는 승승사업을 하는 게 핵심입니다. 그래야 전략적 제휴도 맺을 수 있고 지속적인 관계도 가능하죠."(안병균)
"맞습니다. 하나로와의 인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갖고 있었던 하나로닷컴 도메인을 조건 없이 준 덕분에 하나로통신으로부터 넷피아가 자국어도메인을 서비스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죠. 그 같은 관계가 없었더라면 한글주소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도 전파되지 못했을 겁니다."(이판정)
두 사람은 정체기에 있는 국내 인터넷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격차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첫 번째가 브로드밴드고, 두 번째는 넷피아의 한글주소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한글인터넷 주소는 PC에 익숙지 않은 노인이나 주부들에게 진입장벽을 없앴고, 덩달아 인터넷 시장도 확장됐습니다. 이제 정부뿐 아니라 기업들도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안병균)
"오스트리아에 UN본부가 있는데 이는 오스트리아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에 둘러 쌓여 있다보니 국방비를 줄이기 위해 UN본부를 유치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무작정 돈을 쏟아 붓기보다는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UN기구를 우리나라에 유치하는 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UN이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정보격차가 가장 심한 지역인 한국과 북한의 경계선인 DMZ 부근에 그 기구를 두면 인터넷 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이판정)
"이 사장님의 말씀처럼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세계적인 기구가 한국에 있다면 좋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HP, IBM 등 세계적인 IT기업들이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인식하고 있을 만큼 정보통신 인프라라 잘돼 있어 UN정보격차 기구가 한국에 들어설 만한 요건이 될 것입니다."(안병균)
두 사람은 이어 국내 시장이 작은 규모는 아니지만,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해외진출에도 역점을 둬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제는 우리가 성공한 인터넷 콘텐츠를 갖고 해외로 나가야 할 때입니다. 야후가 인터넷 포털이라는 개념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심어놓았듯이, 우리나라도 게임？미니홈피 등 콘텐츠 등을 갖고 해외로 진출해 시장을 선점해야 합니다."(안병균)
"해외진출은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지도력이 우선입니다. 우리는 15세기 경 세종대왕 시절 우수한 문화콘텐츠를 만들었지만 그분은 세계화를 추진하지 못해 후세에는 일본에 M&A될 뻔하지 않았습니까. 정부가 앞장서 콘텐츠？초고속망 등 우리의 우수 IT인프라를 클러스터로 묶어 패키지로 수출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남미？아프리카？동남아 등 정보통신 기술이 취약한 곳에서 우리나라가 먼저 선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판정)
"포털도 글로벌화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콘텐츠는 각 국마다 문화가 틀려 로컬화하는 게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죠. 그 예로 미국에서는 AOL이 성공했지만 일본？독일？프랑스 등에는 실패했습니다."(안병균)
"우리는 한？중？일에서 자국어 인터넷주소 서비스를 하려고 했는데, 일본만은 원치 않았습니다. 일본은 한국에 도움을 받는 데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 기술과 솔루션을 팔고 로열티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팔 필요는 없을 겁니다."(이판정)
"다들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이 사장님처럼 고민하고 열정만 갖고 있으면 궁극적으로 성공할 것입니다. 그리고 포털들은 이제 국내 시장만 보지말고 해외로 진출할 계획도 세워야 할 것입니다"(이판정)
두 사람은 인터넷 수출을 위해서는 업계가 공동전선을 펴고, 정부도 선장이 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몇 년 전 삼성이 주창했던 월드 베스트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월드 베스트 몇 개를 만들자는 운동이었죠. 인터넷분야에 있어서 단연코 월드 베스트는 야후나 이베이 브랜드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검색 하나만큼은 월드 베스트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안병균)
"인터넷 산업 자체가 월드 베스트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자국어 서비스를 하다보니, 포털이나 전자정부가 혜택을 보고, 소비자들도 쉽게 접속할 수 있으니 또 혜택을 봅니다. 따라서 통신사업자와 포털 등 모두 힘을 모아 공동전선을 이뤄 해외에 진출해야 할 것입니다. 인터넷기업협회나 정부도 우리의 인터넷 환경을 팔 여건조성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선 우리나라와 같은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고 싶어하는 곳이 많아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함께 진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이판정)
두 사람은 인터넷 업체 최고경영자(CEO)로서 의사결정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인터넷 업종 CEO의 가장 큰 어려움은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예측이 너무나도 어렵다는데 있습니다. 특히 콘텐츠 서비스의 경우 `패션이냐 트렌드냐'하는 갈림길에 서게 되죠. 즉 네오위즈가 4년 전 적자로 돌아섰을 때 아바타로 회생을 했지만, 아바타는 일시 유행인 `패션'이지 결코 `트렌드'가 아니었던 것이죠. 지금 유행하고 있는 블로그나 싸이월드의 미니홈피가 과연 트렌드인지 패션인지 고민스럽습니다."(안병균)
국내 인터넷 시장에 대해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업체마다 자기 색깔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업종이 그렇듯 인터넷 업종도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로 나눠지고, 제너럴리스트라면 업계 3위 내에 들어야만 생존할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포털사업을 하고 있어 3위 내에 들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 것입니다. 반면 옥션처럼 특정품목에 장점을 갖고 있는 스페셜리스트는 확실히 경쟁우위를 보일 것입니다."(안병균)
"산을 잘 타는 사람을 따라 가면 결국 지쳐서 정상까지 못 올라가는 것처럼, 선두 업체를 무작정 따라가면 뒤탈이 날것입니다. 하나로닷컴이나 파란 등 후발 포털들은 유무선 통합 등 자신만의 색깔을 가져야만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이판정)
"포털은 다음, 네이버 등 독립계 포털과 네이트, 하나포스 등 통신계 포털로 나눠집니다. 독립계 포털은 검색이나 커머스 등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통신회사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통신계 포털은 태생적 한계로 어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네이트가 싸이월드를 인수한 이후 안정을 찾은 것처럼 파란, 하나포스, 코리아닷컴 등도 킬러애플리케이션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안병균)
"후발업체인 통신계 포털은 소위 `신화'를 창출한 독립계 포털을 따라가서는 안된다고 생각됩니다. 유무선 통합의 흐름에 맞춰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 기반으로 콘텐츠를 포지셔닝하면 새로운 인터넷 영역을 창출할 수 있을 겁니다."(이판정)
◇ 안병균ㆍ이판정사장은
비즈니스업계의 `결초보은'
`결초보은(結草報恩).' 비즈니스 세계를 전쟁터와 같다고 하지만, 이판정 사장과 안병균 사장은 서로간에 결코 잊을 수 없는 은혜를 주고받은 사이다.
두루넷이 `korea.com' 도메인을 60억원에 매입했다는 보도로 떠들썩할 무렵 당시 하나로통신 부장이었던 안병균 사장이 `hanaro.com' 도메인을 확보하기 위해 이판정 사장을 찾았다. 대기업에 이 도메인을 팔면 수 억원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 이 사장은 안 사장의 열정에 매료돼 아무런 대가 없이 이 도메인을 양도했다. 당시 투자금이 없어 고민하고 있었던 벤처기업으로선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1년 후인 2000년 한글인터넷주소 솔루션을 개발한 이판정 사장은 이를 탑재할 도메인 서버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 빚만 잔뜩 갖고 있는 벤처기업을 믿고 네임서버를 맡길 만한 인터넷서비스업체(ISP) 업체는 없었다.
"이대로 포기해야 되나"하고 며칠을 고민하던 이사장은 문득 하나로통신에 근무하는 안병균 사장을 떠올렸다. 이 사장은 하나로통신에 자초지종을 얘기했지만 엔지니어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그러나 안 사장이 테스트부터 해보자며 직원들을 설득했고, 성공적인 테스트는 덕분에 지금의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가 탄생했다.
하루가 다르게 고성장을 지속했던 인터넷 업계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인터넷 대표기업인 NHN？다음？네오위즈 등은 3？4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발표했으며, 중소 인터넷 업체들은 여전히 수익모델 부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자국어인터넷주소로 탄탄한 수익을 거두고 있으며, 수출로 외형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넷피아의 이판정 사장과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하나로드림의 안병균 사장을 초대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인터넷업계의 활로를 모색해 봤다.
두 사람은 한국의 인터넷 산업은 어려운 시점에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업계 모두 동반자적인 관계 하에 풀어야 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모든 사업이 다 그렇지만 승승(勝勝)하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승패가 나는 게 비즈니스라지만 인터넷 사업만큼은 모두다 이길 수 있는 승승사업을 하는 게 핵심입니다. 그래야 전략적 제휴도 맺을 수 있고 지속적인 관계도 가능하죠."(안병균)
"맞습니다. 하나로와의 인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갖고 있었던 하나로닷컴 도메인을 조건 없이 준 덕분에 하나로통신으로부터 넷피아가 자국어도메인을 서비스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죠. 그 같은 관계가 없었더라면 한글주소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도 전파되지 못했을 겁니다."(이판정)
두 사람은 정체기에 있는 국내 인터넷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격차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첫 번째가 브로드밴드고, 두 번째는 넷피아의 한글주소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한글인터넷 주소는 PC에 익숙지 않은 노인이나 주부들에게 진입장벽을 없앴고, 덩달아 인터넷 시장도 확장됐습니다. 이제 정부뿐 아니라 기업들도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안병균)
"오스트리아에 UN본부가 있는데 이는 오스트리아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에 둘러 쌓여 있다보니 국방비를 줄이기 위해 UN본부를 유치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무작정 돈을 쏟아 붓기보다는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UN기구를 우리나라에 유치하는 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UN이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정보격차가 가장 심한 지역인 한국과 북한의 경계선인 DMZ 부근에 그 기구를 두면 인터넷 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이판정)
"이 사장님의 말씀처럼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세계적인 기구가 한국에 있다면 좋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HP, IBM 등 세계적인 IT기업들이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인식하고 있을 만큼 정보통신 인프라라 잘돼 있어 UN정보격차 기구가 한국에 들어설 만한 요건이 될 것입니다."(안병균)
두 사람은 이어 국내 시장이 작은 규모는 아니지만,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해외진출에도 역점을 둬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제는 우리가 성공한 인터넷 콘텐츠를 갖고 해외로 나가야 할 때입니다. 야후가 인터넷 포털이라는 개념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심어놓았듯이, 우리나라도 게임？미니홈피 등 콘텐츠 등을 갖고 해외로 진출해 시장을 선점해야 합니다."(안병균)
"해외진출은 기업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지도력이 우선입니다. 우리는 15세기 경 세종대왕 시절 우수한 문화콘텐츠를 만들었지만 그분은 세계화를 추진하지 못해 후세에는 일본에 M&A될 뻔하지 않았습니까. 정부가 앞장서 콘텐츠？초고속망 등 우리의 우수 IT인프라를 클러스터로 묶어 패키지로 수출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남미？아프리카？동남아 등 정보통신 기술이 취약한 곳에서 우리나라가 먼저 선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판정)
"포털도 글로벌화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콘텐츠는 각 국마다 문화가 틀려 로컬화하는 게 쉽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죠. 그 예로 미국에서는 AOL이 성공했지만 일본？독일？프랑스 등에는 실패했습니다."(안병균)
"우리는 한？중？일에서 자국어 인터넷주소 서비스를 하려고 했는데, 일본만은 원치 않았습니다. 일본은 한국에 도움을 받는 데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 기술과 솔루션을 팔고 로열티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을 팔 필요는 없을 겁니다."(이판정)
"다들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이 사장님처럼 고민하고 열정만 갖고 있으면 궁극적으로 성공할 것입니다. 그리고 포털들은 이제 국내 시장만 보지말고 해외로 진출할 계획도 세워야 할 것입니다"(이판정)
두 사람은 인터넷 수출을 위해서는 업계가 공동전선을 펴고, 정부도 선장이 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몇 년 전 삼성이 주창했던 월드 베스트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월드 베스트 몇 개를 만들자는 운동이었죠. 인터넷분야에 있어서 단연코 월드 베스트는 야후나 이베이 브랜드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검색 하나만큼은 월드 베스트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안병균)
"인터넷 산업 자체가 월드 베스트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 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자국어 서비스를 하다보니, 포털이나 전자정부가 혜택을 보고, 소비자들도 쉽게 접속할 수 있으니 또 혜택을 봅니다. 따라서 통신사업자와 포털 등 모두 힘을 모아 공동전선을 이뤄 해외에 진출해야 할 것입니다. 인터넷기업협회나 정부도 우리의 인터넷 환경을 팔 여건조성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선 우리나라와 같은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고 싶어하는 곳이 많아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함께 진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이판정)
두 사람은 인터넷 업체 최고경영자(CEO)로서 의사결정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인터넷 업종 CEO의 가장 큰 어려움은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예측이 너무나도 어렵다는데 있습니다. 특히 콘텐츠 서비스의 경우 `패션이냐 트렌드냐'하는 갈림길에 서게 되죠. 즉 네오위즈가 4년 전 적자로 돌아섰을 때 아바타로 회생을 했지만, 아바타는 일시 유행인 `패션'이지 결코 `트렌드'가 아니었던 것이죠. 지금 유행하고 있는 블로그나 싸이월드의 미니홈피가 과연 트렌드인지 패션인지 고민스럽습니다."(안병균)
국내 인터넷 시장에 대해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업체마다 자기 색깔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업종이 그렇듯 인터넷 업종도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로 나눠지고, 제너럴리스트라면 업계 3위 내에 들어야만 생존할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포털사업을 하고 있어 3위 내에 들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 것입니다. 반면 옥션처럼 특정품목에 장점을 갖고 있는 스페셜리스트는 확실히 경쟁우위를 보일 것입니다."(안병균)
"산을 잘 타는 사람을 따라 가면 결국 지쳐서 정상까지 못 올라가는 것처럼, 선두 업체를 무작정 따라가면 뒤탈이 날것입니다. 하나로닷컴이나 파란 등 후발 포털들은 유무선 통합 등 자신만의 색깔을 가져야만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이판정)
"포털은 다음, 네이버 등 독립계 포털과 네이트, 하나포스 등 통신계 포털로 나눠집니다. 독립계 포털은 검색이나 커머스 등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통신회사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통신계 포털은 태생적 한계로 어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네이트가 싸이월드를 인수한 이후 안정을 찾은 것처럼 파란, 하나포스, 코리아닷컴 등도 킬러애플리케이션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안병균)
"후발업체인 통신계 포털은 소위 `신화'를 창출한 독립계 포털을 따라가서는 안된다고 생각됩니다. 유무선 통합의 흐름에 맞춰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 기반으로 콘텐츠를 포지셔닝하면 새로운 인터넷 영역을 창출할 수 있을 겁니다."(이판정)
◇ 안병균ㆍ이판정사장은
비즈니스업계의 `결초보은'
`결초보은(結草報恩).' 비즈니스 세계를 전쟁터와 같다고 하지만, 이판정 사장과 안병균 사장은 서로간에 결코 잊을 수 없는 은혜를 주고받은 사이다.
두루넷이 `korea.com' 도메인을 60억원에 매입했다는 보도로 떠들썩할 무렵 당시 하나로통신 부장이었던 안병균 사장이 `hanaro.com' 도메인을 확보하기 위해 이판정 사장을 찾았다. 대기업에 이 도메인을 팔면 수 억원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 이 사장은 안 사장의 열정에 매료돼 아무런 대가 없이 이 도메인을 양도했다. 당시 투자금이 없어 고민하고 있었던 벤처기업으로선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1년 후인 2000년 한글인터넷주소 솔루션을 개발한 이판정 사장은 이를 탑재할 도메인 서버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 빚만 잔뜩 갖고 있는 벤처기업을 믿고 네임서버를 맡길 만한 인터넷서비스업체(ISP) 업체는 없었다.
"이대로 포기해야 되나"하고 며칠을 고민하던 이사장은 문득 하나로통신에 근무하는 안병균 사장을 떠올렸다. 이 사장은 하나로통신에 자초지종을 얘기했지만 엔지니어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그러나 안 사장이 테스트부터 해보자며 직원들을 설득했고, 성공적인 테스트는 덕분에 지금의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가 탄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