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러닝 산업은 이제 시장 형성기를 지나 초기 성장기에 도달한 것으로 흔히 얘기된다.
평생교육기업 유비온(www.ubion.co.kr)의 임재환 사장과 펀글리시(www.funglish.co.kr) 문단열 사장은 국내 e러닝 산업이 불붙기 시작한 2000년에 사업의 첫 발을 뗀 최고경영자(CEO)들이다. 스스로는 `e러닝 1.5세대'라고 평가하고 있다.
유비온 임 사장은 공인중개사 등 각종 자격증과 기업의 사이버연수원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펀글리시 문 사장은 영어 교육이 전공이다 보니 공통의 관심사가 적어 보일 듯 하다.
하지만 지난 4년간 수많은 업체들이 생겨나고 사라져간 e러닝 업계의 작은 역사를 헤쳐 나와 이제 각각의 분야에서 튼튼한 뿌리를 내리게 된 경험이 끊임없는 대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
"e러닝 2~3년안에 u러닝으로 진화할 것"
● e러닝의 오프라인 대체율은 5% 수준 불과
대화는 우선 시장에 대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처음 e러닝 시장에 뛰어들 때 기대했던 것과 지금의 모습은 너무나 다르다는 데 공감했다.
"단순히 오프라인 텍스트를 인터넷에 올려 놓던 것에서 벗어나 2000년 무렵부터 동영상 방식의 e러닝 서비스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교육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려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한 것이다.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e러닝이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효과는 생각보다 강력하지 않았다. 수능시장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 e러닝의 오프라인 대체율은 5%도 채 안 된다고 본다."(임재환)
"시장을 장밋빛으로 내다봤지만 지금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e러닝이 오프라인 교육을 거의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문단열)
● e러닝을 특성을 제대로 알아야
지금의 e러닝 시장 규모가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는 것에 대해 두 사람은 처음부터 e러닝의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막연한 기대감으로 시장을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처음에는 나이를 떠나 모든 영역에서 e러닝이 단기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나마 수능이나 성인 대상의 시장은 형편이 나은 편이고, 유아ㆍ초ㆍ중등 e러닝 업체는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중등생 미만에서는 부모의 교육 관리가 필요하고, 중등생은 자율과 타율이 반반, 고등학생 이후부터 자율 학습이 가능한 것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실제 산업 규모 면에서 유아ㆍ초등학생 교육시장이 가장 크지만, e러닝은 한동안 자율학습이 가능한 연령대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임재환)
"휴먼인터페이스가 필요한 영역에서 e러닝의 효과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영어 학습의 경우 휴먼인터페이스를 요구하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이 있다. 특히, 회화는 소리ㆍ문형 이해ㆍ상황 이해 등 3가지 요소가 입체적으로 학습돼야 하는 것으로 e러닝이 이같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존재한다. 또 학생들의 자발성과도 연관되며, 시간ㆍ장소의 제약이 없다고는 하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야 한다는 공간적인 제약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m러닝이 얘기되는 요즘에도 여전히 카세트 테이프가 영어 학습의 주요 수단으로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문단열)
● 될 만한 시장을 노려야
시장 접근 방법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e러닝의 실패 모델은 잠재 시장의 규모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금융 관련 온라인 교육업체들은 거의 실패했다고 보면 된다. 반면 공인중개사ㆍ공무원 등 분야는 충분한 규모를 형성할 수 있는 분야였고, 일찌감치 이 시장을 노린 몇몇 업체들은 현재 확고한 수익모델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임재환)
"2000년도 하반기 사이트를 오픈할 당시 약 300개의 영어 사이트가 존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손에 꼽을 정도다. 문제는 오프라인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옮겨놓으면 성공할 것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경험에 비춰볼 때 온라인 어학강좌는 입체 학습이 필요한 부분보다 단순히 문제를 풀거나 하는 기술적인 측면과 지방에서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듣고자 하는 수요층을 집중 공략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즉, 타깃을 정확히 설정하고 특화된 콘텐츠를 내놓게 승부수다."(문단열)
● 자격증ㆍ어학 시장은 `맑음'
임 사장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자격증 시장을 공략한 게 사업 안착의 요인이었고,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사장 역시 어학 시장의 특성상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고 관측했다.
"여전히 자격증 대세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달라지고 있는 것은 실제 필요한 자격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다다익선'에서 지금은 창업과 실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은행ㆍ증권 등 금융업종에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자격증도 있다. 이같은 추세를 볼 때 자격증 시장은 꾸준히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와 관련, 불황 초기에는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불황이 점점 심해지면 저렴한 가격대의 e러닝 교육에도 부담을 느끼고, 예전의 자료를 활용해 공부하려는 성향을 갖게 된다. 즉, 불황의 골이 깊으면 교육 투자도 감소하게 된다. 앞으로의 국내 경기가 관건이다."(임재환)
"우리나라 사람에게 영어는 권력을 형성하는 수단이자, 인생의 성공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갈등을 먹고사는 시장'이라고나 할까. 시장에 대한 기대치는 무궁무진하다. 그 와중에 e러닝을 통한 영어 학습이 어느 정도 커갈 것인가 궁금한데, 사실상 어학에서 e러닝은 어느 정도 역할의 한계를 갖는다. 어학이 책이나 테이프만으로 완성될 수 없듯이 e러닝을 통해 완결 지을 수는 없다. e러닝은 어학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지금보다는 더 시장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문단열)
● m러닝은 보조 수단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동 중에도 학습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m러닝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m러닝이 e러닝의 발전된 모습이 아니라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으로서의 m러닝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을 이용한 교육방법은 일반화되기 어렵다. e러닝 콘텐츠를 모바일 기기에 바로 사용하지 못하고 별도의 솔루션을 요구한다면 사실상 디바이스의 장벽에 막혀있는 셈이다. e러닝은 향후에 PC와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ㆍTV 등 디바이스에 제한을 받지 않는 U러닝으로 바로 진화할 것이다."(임재환)
"m러닝은 학습의 근본 개념을 간과하고 있다. 학습에는 `통시간 공부'와 `짬시간 공부'가 있는데 통시간 공부는 의식적으로 시간을 내서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고, 짬시간 공부는 일단 이해한 개념을 틈틈이 되짚어보는 식의 학습방법을 말한다. e러닝을 통해 통시간 공부에 대한 부분적인 접근은 가능하겠지만 m러닝으로는 거의 어렵고, 짬시간 공부에 적합하다 하겠다. M러닝은 보조적인 수단이다."(문단열)
● 이러닝 인적 자원 관리 기여
이와 함께 e러닝이 인적자원개발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은행의 경우 구조조정 이후 줄어든 인력에서 최대의 업무 효과를 내는 게 고민거리였다. 여기에 사이버연수원 교육이 기여한 바가 크다. 소수의 인력에게만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기존 방식은 조직 내 불만을 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이버연수원은 동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시험을 통해 기회를 부여한다. 기업인사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제공하는 기반이 된 것이다. 또한 전반적인 교육 수준의 질을 높이는 효과도 가져왔다."(임재환)
"e러닝을 통해 어학을 가르치고, 인적자원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좀더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온라인 어학교육 업체의 입장에서 볼 때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법인 시장은 매력적이지 못하다. 기업이 교육 효과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적합하지 않고, 인재를 관리하는 데 있어 점수 등 단편적인 기준을 제시해 놓고 평가하는 것은 모순이다. 토익 회의론이 대세다. 이는 토익을 대체할 시험을 만들자는 게 아니라 토익을 필요조건으로 하되 개별면담이라는 충분조건을 곁들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각 기업의 인적자원관리에 이같은 고민이 있었으면 한다."(문단열)
● 중국ㆍ일본 시장을 노린다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유비온의 임 사장은 중국, 펀글리시 문 사장은 일본 시장 공략의 의지를 내비쳤다.
"중국은 교육열이 우리보다 높다. 학습에 대한 열정과 욕구가 강하다. 아주 열악한 수준의 인프라도 올 들어 많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콘텐츠를 공급하는 직접적인 수출 모델은 아니고, e러닝 사이트 운영에 대한 노하우와 마케팅에 대한 컨설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합작법인 형태의 시장진출도 고려하고 있고, 기술이전을 통해 로열티 수익을 거두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좀더 내부적인 논의가 이뤄져야겠지만 합작법인을 설립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임재환)
"중국 쪽은 조금 기다려야 하고, 일본은 기회가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 가수 중 보아가 일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보여준 문화 수출 사례처럼, 교육에 오락적 요소를 접목한 에듀테인먼트로 해외 진출을 하고 싶다. 이를 위해 `일본 사람의 영어 교육 문제를 한국 사람이 더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일본인들에게 `영어교육은 한국이 앞서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3, 4년전 만해도 일본의 영어책을 베꼈으나 지금은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문단열)
대화의 말미에 임재환 사장은 u러닝 시장으로의 진화를 강조했다.
"사실 e러닝 시장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는 것도 학습자 계층과 관계가 있다. PC가 몸에 익숙치 않은 세대들이 e러닝에 쉽게 다가서기 어렵다. 지금처럼 고등학교 때부터 e러닝을 접한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간 차이가 크다. 다행히 앞으로는 e러닝 학습자 기반이 더욱 넓어진다. 여기에 모든 연령층에 익숙한 TV가 디지털화하면서 교육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즉, e러닝이 u러닝으로 진화할 것이고, 불과 2~3년 후면 눈에 보일 것이다."
문단열 사장은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영어 학습법에 대해 충고했다.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영어에 쏟아 붓는 에너지를 100이라고 할 때 60%은 아무 효과 없이 허비된다는 점이다. 어학은 커뮤니케이션을 배우는 것인데 영어의 구성 요소 중 일부에만 역량을 집중한다. 토익점수 900점이 넘어도 회화를 못하는 경우도 많고, 이는 영어학습의 절반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균형 있는 에너지 투자를 하길 바란다."
◇ 임재환 사장은
재무분야 실무자로 사회에 첫발
성인 평생교육목표 유비온 설립
임재환 사장은 지난 97년 한샘 재무팀에 입사, 재무분야의 실무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000년 1월 지인들과 의기투합해 e러닝 기업 `유비온'을 설립했다.
원래 사명은 `예지네트'였고, 올해 3월 유비온으로 바꿨다. 유비온은 유비쿼터스 온라인 교육(Ubiquitous Online Education)에서 따온 말로, 이용자가 원하는 교육서비스를 언제ㆍ어디서나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겠다는 기업 이념을 담고 있다.
임 사장은 설립 초기부터 e러닝을 통해 직장인 등 성인들의 평생교육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 내딛고 있다. 특히, 벤처 정신의 핵심은 `빠른 공격력'과 `즐겁게 일하기'라는 게 임 사장의 신념이다.
◇ 문단열 사장은
영어밖에 모르는 토종 영어강사
최고 에듀테인먼트 전문가 꿈꿔
문단열 사장은 학창시절부터 재미있는 영어에 미쳐 산 토종 영어강사다.
각종 방송 영어 프로그램을 종횡 무진하는 유명 강사 반열에 오른 문 사장은 e러닝 어학원 펀글리시를 통해 온ㆍ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활발한 사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펀글리시는 재미를 뜻하는 영어단어 `펀'(FUN)과 `잉글리시'(ENGLISH)의 합성어다.
문 사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에듀테인먼트 전문가로서 재미있으면서 효과적인 영어교육의 완성을 꿈꾸고 있다.
평생교육기업 유비온(www.ubion.co.kr)의 임재환 사장과 펀글리시(www.funglish.co.kr) 문단열 사장은 국내 e러닝 산업이 불붙기 시작한 2000년에 사업의 첫 발을 뗀 최고경영자(CEO)들이다. 스스로는 `e러닝 1.5세대'라고 평가하고 있다.
유비온 임 사장은 공인중개사 등 각종 자격증과 기업의 사이버연수원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펀글리시 문 사장은 영어 교육이 전공이다 보니 공통의 관심사가 적어 보일 듯 하다.
하지만 지난 4년간 수많은 업체들이 생겨나고 사라져간 e러닝 업계의 작은 역사를 헤쳐 나와 이제 각각의 분야에서 튼튼한 뿌리를 내리게 된 경험이 끊임없는 대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
"e러닝 2~3년안에 u러닝으로 진화할 것"
● e러닝의 오프라인 대체율은 5% 수준 불과
대화는 우선 시장에 대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처음 e러닝 시장에 뛰어들 때 기대했던 것과 지금의 모습은 너무나 다르다는 데 공감했다.
"단순히 오프라인 텍스트를 인터넷에 올려 놓던 것에서 벗어나 2000년 무렵부터 동영상 방식의 e러닝 서비스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교육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려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한 것이다.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e러닝이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효과는 생각보다 강력하지 않았다. 수능시장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 e러닝의 오프라인 대체율은 5%도 채 안 된다고 본다."(임재환)
"시장을 장밋빛으로 내다봤지만 지금의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e러닝이 오프라인 교육을 거의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문단열)
● e러닝을 특성을 제대로 알아야
지금의 e러닝 시장 규모가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는 것에 대해 두 사람은 처음부터 e러닝의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막연한 기대감으로 시장을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처음에는 나이를 떠나 모든 영역에서 e러닝이 단기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나마 수능이나 성인 대상의 시장은 형편이 나은 편이고, 유아ㆍ초ㆍ중등 e러닝 업체는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중등생 미만에서는 부모의 교육 관리가 필요하고, 중등생은 자율과 타율이 반반, 고등학생 이후부터 자율 학습이 가능한 것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실제 산업 규모 면에서 유아ㆍ초등학생 교육시장이 가장 크지만, e러닝은 한동안 자율학습이 가능한 연령대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임재환)
"휴먼인터페이스가 필요한 영역에서 e러닝의 효과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영어 학습의 경우 휴먼인터페이스를 요구하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이 있다. 특히, 회화는 소리ㆍ문형 이해ㆍ상황 이해 등 3가지 요소가 입체적으로 학습돼야 하는 것으로 e러닝이 이같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존재한다. 또 학생들의 자발성과도 연관되며, 시간ㆍ장소의 제약이 없다고는 하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야 한다는 공간적인 제약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m러닝이 얘기되는 요즘에도 여전히 카세트 테이프가 영어 학습의 주요 수단으로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문단열)
● 될 만한 시장을 노려야
시장 접근 방법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e러닝의 실패 모델은 잠재 시장의 규모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금융 관련 온라인 교육업체들은 거의 실패했다고 보면 된다. 반면 공인중개사ㆍ공무원 등 분야는 충분한 규모를 형성할 수 있는 분야였고, 일찌감치 이 시장을 노린 몇몇 업체들은 현재 확고한 수익모델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임재환)
"2000년도 하반기 사이트를 오픈할 당시 약 300개의 영어 사이트가 존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손에 꼽을 정도다. 문제는 오프라인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옮겨놓으면 성공할 것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경험에 비춰볼 때 온라인 어학강좌는 입체 학습이 필요한 부분보다 단순히 문제를 풀거나 하는 기술적인 측면과 지방에서 유명 강사의 강의를 듣고자 하는 수요층을 집중 공략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즉, 타깃을 정확히 설정하고 특화된 콘텐츠를 내놓게 승부수다."(문단열)
● 자격증ㆍ어학 시장은 `맑음'
임 사장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자격증 시장을 공략한 게 사업 안착의 요인이었고,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사장 역시 어학 시장의 특성상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고 관측했다.
"여전히 자격증 대세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달라지고 있는 것은 실제 필요한 자격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다다익선'에서 지금은 창업과 실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은행ㆍ증권 등 금융업종에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자격증도 있다. 이같은 추세를 볼 때 자격증 시장은 꾸준히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와 관련, 불황 초기에는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불황이 점점 심해지면 저렴한 가격대의 e러닝 교육에도 부담을 느끼고, 예전의 자료를 활용해 공부하려는 성향을 갖게 된다. 즉, 불황의 골이 깊으면 교육 투자도 감소하게 된다. 앞으로의 국내 경기가 관건이다."(임재환)
"우리나라 사람에게 영어는 권력을 형성하는 수단이자, 인생의 성공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갈등을 먹고사는 시장'이라고나 할까. 시장에 대한 기대치는 무궁무진하다. 그 와중에 e러닝을 통한 영어 학습이 어느 정도 커갈 것인가 궁금한데, 사실상 어학에서 e러닝은 어느 정도 역할의 한계를 갖는다. 어학이 책이나 테이프만으로 완성될 수 없듯이 e러닝을 통해 완결 지을 수는 없다. e러닝은 어학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지금보다는 더 시장입지를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문단열)
● m러닝은 보조 수단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동 중에도 학습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m러닝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m러닝이 e러닝의 발전된 모습이 아니라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으로서의 m러닝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을 이용한 교육방법은 일반화되기 어렵다. e러닝 콘텐츠를 모바일 기기에 바로 사용하지 못하고 별도의 솔루션을 요구한다면 사실상 디바이스의 장벽에 막혀있는 셈이다. e러닝은 향후에 PC와 휴대폰 등 모바일기기ㆍTV 등 디바이스에 제한을 받지 않는 U러닝으로 바로 진화할 것이다."(임재환)
"m러닝은 학습의 근본 개념을 간과하고 있다. 학습에는 `통시간 공부'와 `짬시간 공부'가 있는데 통시간 공부는 의식적으로 시간을 내서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고, 짬시간 공부는 일단 이해한 개념을 틈틈이 되짚어보는 식의 학습방법을 말한다. e러닝을 통해 통시간 공부에 대한 부분적인 접근은 가능하겠지만 m러닝으로는 거의 어렵고, 짬시간 공부에 적합하다 하겠다. M러닝은 보조적인 수단이다."(문단열)
● 이러닝 인적 자원 관리 기여
이와 함께 e러닝이 인적자원개발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은행의 경우 구조조정 이후 줄어든 인력에서 최대의 업무 효과를 내는 게 고민거리였다. 여기에 사이버연수원 교육이 기여한 바가 크다. 소수의 인력에게만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기존 방식은 조직 내 불만을 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사이버연수원은 동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시험을 통해 기회를 부여한다. 기업인사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제공하는 기반이 된 것이다. 또한 전반적인 교육 수준의 질을 높이는 효과도 가져왔다."(임재환)
"e러닝을 통해 어학을 가르치고, 인적자원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좀더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온라인 어학교육 업체의 입장에서 볼 때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법인 시장은 매력적이지 못하다. 기업이 교육 효과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적합하지 않고, 인재를 관리하는 데 있어 점수 등 단편적인 기준을 제시해 놓고 평가하는 것은 모순이다. 토익 회의론이 대세다. 이는 토익을 대체할 시험을 만들자는 게 아니라 토익을 필요조건으로 하되 개별면담이라는 충분조건을 곁들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각 기업의 인적자원관리에 이같은 고민이 있었으면 한다."(문단열)
● 중국ㆍ일본 시장을 노린다
향후 계획에 대해 묻자 유비온의 임 사장은 중국, 펀글리시 문 사장은 일본 시장 공략의 의지를 내비쳤다.
"중국은 교육열이 우리보다 높다. 학습에 대한 열정과 욕구가 강하다. 아주 열악한 수준의 인프라도 올 들어 많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콘텐츠를 공급하는 직접적인 수출 모델은 아니고, e러닝 사이트 운영에 대한 노하우와 마케팅에 대한 컨설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합작법인 형태의 시장진출도 고려하고 있고, 기술이전을 통해 로열티 수익을 거두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좀더 내부적인 논의가 이뤄져야겠지만 합작법인을 설립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임재환)
"중국 쪽은 조금 기다려야 하고, 일본은 기회가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 가수 중 보아가 일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보여준 문화 수출 사례처럼, 교육에 오락적 요소를 접목한 에듀테인먼트로 해외 진출을 하고 싶다. 이를 위해 `일본 사람의 영어 교육 문제를 한국 사람이 더 잘 알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일본인들에게 `영어교육은 한국이 앞서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3, 4년전 만해도 일본의 영어책을 베꼈으나 지금은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문단열)
대화의 말미에 임재환 사장은 u러닝 시장으로의 진화를 강조했다.
"사실 e러닝 시장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는 것도 학습자 계층과 관계가 있다. PC가 몸에 익숙치 않은 세대들이 e러닝에 쉽게 다가서기 어렵다. 지금처럼 고등학교 때부터 e러닝을 접한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간 차이가 크다. 다행히 앞으로는 e러닝 학습자 기반이 더욱 넓어진다. 여기에 모든 연령층에 익숙한 TV가 디지털화하면서 교육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즉, e러닝이 u러닝으로 진화할 것이고, 불과 2~3년 후면 눈에 보일 것이다."
문단열 사장은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영어 학습법에 대해 충고했다.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영어에 쏟아 붓는 에너지를 100이라고 할 때 60%은 아무 효과 없이 허비된다는 점이다. 어학은 커뮤니케이션을 배우는 것인데 영어의 구성 요소 중 일부에만 역량을 집중한다. 토익점수 900점이 넘어도 회화를 못하는 경우도 많고, 이는 영어학습의 절반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균형 있는 에너지 투자를 하길 바란다."
◇ 임재환 사장은
재무분야 실무자로 사회에 첫발
성인 평생교육목표 유비온 설립
임재환 사장은 지난 97년 한샘 재무팀에 입사, 재무분야의 실무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000년 1월 지인들과 의기투합해 e러닝 기업 `유비온'을 설립했다.
원래 사명은 `예지네트'였고, 올해 3월 유비온으로 바꿨다. 유비온은 유비쿼터스 온라인 교육(Ubiquitous Online Education)에서 따온 말로, 이용자가 원하는 교육서비스를 언제ㆍ어디서나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겠다는 기업 이념을 담고 있다.
임 사장은 설립 초기부터 e러닝을 통해 직장인 등 성인들의 평생교육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 내딛고 있다. 특히, 벤처 정신의 핵심은 `빠른 공격력'과 `즐겁게 일하기'라는 게 임 사장의 신념이다.
◇ 문단열 사장은
영어밖에 모르는 토종 영어강사
최고 에듀테인먼트 전문가 꿈꿔
문단열 사장은 학창시절부터 재미있는 영어에 미쳐 산 토종 영어강사다.
각종 방송 영어 프로그램을 종횡 무진하는 유명 강사 반열에 오른 문 사장은 e러닝 어학원 펀글리시를 통해 온ㆍ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활발한 사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펀글리시는 재미를 뜻하는 영어단어 `펀'(FUN)과 `잉글리시'(ENGLISH)의 합성어다.
문 사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에듀테인먼트 전문가로서 재미있으면서 효과적인 영어교육의 완성을 꿈꾸고 있다.
